기지개 켜는 창업시장,
기지개 켜는 창업시장,
  • 신원철
  • 승인 2010.03.1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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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자본ㆍ웰빙 트렌드가 ‘대세’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우리나라. 하지만 위험요소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시기 창업시장은 회복세에 따른 낙관론과 더블딥에 대한 우려가 교차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불황기에는 퇴직자가 급증함에 따라 이들 대부분이 창업으로 몰리게 마련이지만 최근 수년간은 불황의 골이 지나치게 깊다 보니 시장의 상황을 관망하고 창업시기를 미루는 이들이 많았다.

또 예비창업자들이 창업자금 규모를 줄여 실패에 따른 부담을 덜려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프랜차이즈 본부들은 잇따라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브랜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의 이경희 소장은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2010년에도 창업과 일자리 창출이 우리 경제의 핵심적인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청년층과 은퇴가 임박한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올해 창업시장을 주도할 계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한계에 부닥친 일자리 창출의 물꼬로 창업이 거론되면서 자금력을 갖춘 기업형 프랜차이즈 역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외식업에서는 자영업 창업보다 운영매뉴얼, 메뉴개발, 점포개설 등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선호하는 예비창업자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주목된다.

이에 본지에서는 업태별 외식업의 올해 시장전망을 분석해봤다.

저가 막걸리 지고, 웰빙 막걸리 뜬다

일본에서 시작된 막걸리 붐이 정부의 지원방안과 맞물려 창업시장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수년전 ‘얼음골막걸리’ 등으로 대표되는 저가형 막걸리 소비시장이 아닌 건강 먹을거리소비를 추구하는 웰빙 소비자들이 막걸리에 주목하고 있어 관련 프랜차이즈 업계도 이에 발맞춰 브랜드를 출시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본부 중에는 막걸리 제조업체와 손을 잡고 주점 브랜드를 출시해 일본 등의 해외로 진출하는 곳도 나온다.

또 브랜드 출시 4~5년을 맞은 막걸리 주점의 경우 메뉴를 새롭게 개선하고, 건강 막걸리로 주류를 교체하면서 재도약을 다짐하는 곳도 있다.

이들 본부에서는 기존에 퓨전주점으로 대표되던 주점 프랜차이즈 창업의 트렌드가 대거 막걸리로 돌아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가맹점 창업후 3~4년이 지난 퓨전주점 대다수가 인테리어 등의 시설 개보수 시점이 다가오고 있어 업종전환, 리모델링 창업 등으로 막걸리 주점이 인기를 끌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또 지나치게 비싼 유통가격, 유명 브랜드 선호도 등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창업수요로 이어가지 못한 와인과 달리 막걸리 주점의 상황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막걸리는 유통가격이 저렴해 과일 등과 혼합한 칵테일 막걸리 등의 신상품으로 개발해도 가격경쟁력과 부가가치 등에서 와인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국수 마니아들의 천국이 몰려온다

2009년 국수열풍에서 시작된 면요리 열풍은 2010년에도 계속될 전망. 특히 국수 열풍에 일본전통면전문점에, 해물짬뽕 전문점까지 가세해 면삼국지 시대를 열면서 창업자들의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국수전문점의 경우 가장 큰 특징은 국수류 단일 품목만을 취급해 주방에서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점이다. 또 기존에 한식당, 분식점, 칼국수전문점 등에서 다뤄오던 국수 메뉴를 특화해 창업자금 및 운영자금을 줄인 점도 주목받고 있다.

또 브랜드 중에는 전략적으로 2층 점포에만 매장을 내는 곳도 있다. 단일 품목을 취급하는 대신 맛에서 우위를 점한 뒤 저렴한 점포 임대료를 국수의 판매가격 인하로 연결해 가격경쟁력까지 얻으려는 것이다.

두부국수 등으로 잘 알려진 명동할머니국수, 순우리쌀 퓨전국수를 내세우는 봉채국수, 잔치국수와 비빔국수 등을 전문으로 하는 닐니리맘보, 건강재료를 혼합해 매장에서 즉석으로 뽑아내는 웰빙면 국수나무, LG패션계열사인 LF푸드의 하코야, 짬뽕을 대표메뉴로 내세우고 있는 홍콩반점, 상하이반점 등이 올해 주목받는 국수 브랜드들이다.

이처럼 국수전문점이 올해 창업시장에 주목을 끌고 있지만 주의할 점도 있다. 국수의 경우 고부가가치 메뉴로 개발하기가 어려운 대중음식이어서 대부분의 브랜드가 저가메뉴로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주방의 시스템화로 효율성을 극대화해 고객 대기시간을 줄여, 짧은 시간에 최대한 많은 고객을 유치하는 등 테이블 회전수를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주점, 갓 만든 따뜻한 음식에 반했다

주점에서 수제요리에 대한 관심은 최근 3~4년째 이어지고 있다.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중앙음식공장(Central Kitchen)에서 반조리 가공한 음식을 공급받는 방식이 운영면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경우 당초 주방인건비 절감 등이 반조리 가공식의 가장 큰 장점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반조리 가공식의 경우에도 식자재 관리ㆍ재조리 등의 과정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노하우 없이는 맛과 품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문제는 가맹점주들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식자재 관리 및 조리 기술을 가르치기가 어려운 점이다. 또 프랜차이즈 본부 중 반조리 가공식의 장점을 끌어낼 수 있을 만큼 탄탄한 가맹점 운영 매뉴얼을 내놓는 곳도 많지 않았다.

수제요리는 이런 반조리 가공식의 시장에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본부에서 주방 조리사를 직접 교육시켜 가맹점에 공급, 즉석요리를 내놓게 함으로써 수년 사이 인기를 얻고 있다.

반조리 가공식이 고효율화 정책이라면 수제요리는 핸드메이드 고급화로 분류될 수 있다. 주점 프랜차이즈 본부들은 인스턴트 식품의 반대 개념으로 수제요리를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고, 이 점이 예비창업자들에게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수제요리 주점은 입맛이 고급화되고 식사와 술을 겸하려는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다. 지난해 경기불황에도 80여개의 가맹점을 신규 개설한 치어스는 맥주주점에서는 대표적인 수제요리 주점 중 하나다. 지난 2002년 론칭된 와라와라는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가장 먼저 수제요리를 시스템화한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꾼노리, 야무야무 등 수제요리에 독립된 인테리어 공간을 들여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룸주점 브랜드들은 차세대 수제요리 주점으로 주목을 끄는 브랜드다.

분식의 진화, 삼각김밥ㆍ포장 돈가스ㆍ도시락 편의점

김밥천국 등 백화점식으로 운영되던 분식의 진화는 지난해 관련 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였다.

백화점식 분식업은 지나치게 많은 메뉴를 운영하다 보니 식자재 관리, 인건비 등이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또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조선족 근로자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다 보니 서비스 교육의 문제 역시 부각될 수밖에 없었다.

종합분식점에서 한발 나아간 차세대 분식점들은 메뉴를 간소화하고 매장에서의 판매보다 포장판매 비중을 높인 점이 눈길을 끈다.

오니기리와 이규동은 일본 정통 삼각김밥을 즉석에서 제조해 1천원 안팎에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인기를 끌었다. 또 포장판매가 전체 매출에서 40%를 차지하는 등 작은 매장으로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한 경영전략도 효과적이라는 평이다.

포장판매 전문의 1900원짜리 돈가스 메뉴를 선보이고 있는 와우돈가스1900도 진화한 분식 브랜드로 손꼽힌다. 이곳에서는 중고등학생 등의 소비자를 주요 타깃으로 삼아 품질은 높이되 양과 가격부담을 줄였다.

셀프서비스로 매장을 운영해 인건비를 덜었고, 고객에게 밥ㆍ포장판매용 케이스 등에 500원 안팎의 비용을 별도로 부담시키고 있다. 양이 부족한 고객은 추가 주문할 수 있고 적게 먹는 고객은 그대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한솥도시락은 1997년 일본의 선진적인 도시락 기술을 들여와 국내 대표적인 도시락 프랜차이즈로 평가받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식자재를 공급하고, 가격대비 품질이 뛰어난 반조리식품 메뉴가 경쟁력이다.

이곳에서는 최근 커피숍같은 인테리어에 편의점을 결합한 새로운 모델로 리뉴얼한 도시락 편의점을 출시하고 매출이 200%까지 올랐다. 뛰어난 가격경쟁력이 고급화된 매장에서도 힘을 발휘하는 것으로 관련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韓’ 스타일, 우리식문화의 세계화 FC가 선봉!

한식 세계화와 한류를 배경으로 하는 한스타일은 2010년에도 창업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전망이다. 한스타일에 대한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창업수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가, 식자재, 인건비 등의 인상으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한식당들은 ‘한스타일’ 식당으로 전환해 고급화를 통한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한촌설렁탕에서는 농축분야 HACCP 인증을 기반으로 한 위생적이고 과학적인 중앙음식공장 시스템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설렁탕 맛의 핵심인 육수를 공장에서 제조해 가맹점에 공급함으로써 조리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것은 물론 전 가맹점의 맛 평준화에도 효과적이라는 평이다.

미산설렁탕에서는 설렁탕국물을 이용한 팥빙수를 선보이는 등 한스타일 이색메뉴를 운영하고 있다. 또 포장판매용 초미니 설렁탕전문점 창업모델을 내놓는 등 맥도날드 등의 패스트푸드점에 못지않은 한스타일 음식점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

보쌈과 족발을 결합한 보족애도 한스타일 식당으로 거론된다. 보성농협 등 지역 농가들과의 거래를 통해 보성녹돈을 공급받고 있으며, 항암효과, 해독작용 등이 뛰어난 녹차잎을 먹여 기른 돼지고기로 메뉴를 구성해 맛과 기능성 모두에서 뛰어나다는 평이다.

또 채소와 과일을 세라믹찜기에 쪄먹는 웰빙보쌈, 마늘과 파를 곁들여 만든 마늘파 보쌈 등의 메뉴도 기존 한식을 건강식으로 품질 개선한 경우다.
한스타일을 앞세운 프랜차이즈는 최근 지자체, 정부 등의 지원방안과 맞물려 차세대 한식 프랜차이즈로 각광받는 추세다.

특히 지역 산지와의 직거래를 통해 보다 신선하고 저렴한 가격에 식자재를 공급받을 수 있는 직거래망 개설은 한스타일 프랜차이즈의 핵심요소다.
이를 통해 지역 농가에서는 안정적인 판로를 구축할 수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일익을 담당하고, 프랜차이즈 본부에서는 품질ㆍ가격 경쟁력 등을 얻을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이처럼 외식 프랜차이즈 본부들이 각각의 업태에서 예전보다 업그레이드된 메뉴, 운영 시스템 등을 제시하고 나옴에 따라 올해 창업시장에서 예비창업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원철 기자 hac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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