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등산로에 있는 음식점이나 요리주점 혹은 허름한 음식점에서나 맛볼 수 있었던 막걸리가 최근에는 갈비전문점이나 고급 한정식, 심지어는 일식당에 이르기까지 저변으로 확대되는 모습을 보노라면 그저 즐겁기만 하다.
그 원인이 일본에서 유행을 타 국내로 들어왔든, 한식세계화와 더불어 우리의 전통주를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와 정책적 지원의 힘이든 관계없이 최근 막걸리의 저변 확대는 전통주 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클 수밖에 없다. 수년전 막걸리 인기가 잠시 반짝했다가 수그러든 전례로 인해 우려의 목소리가 없지 않지만 지금의 추세라면 꾸준한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막걸리 도가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는가 하면 저가 전략으로 시장을 흐려놓는 일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미 일본에서는 가격파괴를 통해 시장을 점유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수년전 일본에서 한국 김치가 붐을 이룰 당시 국내의 많은 김치 생산업체들이 가격파괴를 무기로 삼아 일본 시장을 공략한 바 있다. 결과는 일본시장에 한국 김치의 이미지만 흐려놓고 김치 수출을 급격히 추락시킨 사례가 있었다. 현재 일본에서 불고 있는 막걸리 붐 역시 김치의 전철을 밟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본에서 한국음식점을 경영하는 대다수 지각 있는 경영주들이 우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의 막걸리 붐이 일고 있는 일본시장에 품질이 아닌 가격싸움으로 진출하려 한다면 일본시장 점유는커녕 과거 김치가 그랬듯이 막걸리 역시 시장만 흐려놓고, 애써 조성된 막걸리 붐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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