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식조리인연합 구성에 견인차 역할
요즘 ‘한식세계화’라는 말이 붐처럼 일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겉으로만 떠들썩하고 실속이 없다”는 지적이 심심찮게 대두되고 있다. 한식을 세계인들에게 알리는 일은 정부를 중심으로 현장의 전문가, 학계 등 모든 분야가 하나로 힘을 합쳐도 하루아침에 이뤄낼 수 있는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직 구심점조차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9일 ‘한국음식조리인연합’이 출범했다. 이 모임은 말 그대로 한식조리사뿐 아니라 우리음식에 애정을 가진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 한식세계화에 한식을 직접 다루는 사람들의 역할이 절대적이라는 점에서 이 모임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적절한 시기에 한국음식조리인연합이 결성될 수 있었던데는 문웅선 사무총장의 역할이 컸다. 문 총장은 한국조리사회중앙회에서 사무총장을 지낸 바 있으며, 한식조리사들 사이에서는 ‘대부’로 통한다.
그동안 국내에는 우리음식을 사랑하는 모임들이 알게 모르게 적지 않게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이 한식문제에 있어 한 목소리를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러한 20여개 모임의 구성원들 뜻을 하나로 모아 ‘한국음식조리인연합’이라는 구심체를 만들어내는데 문 총장이 촉매역할을 담당한 것이다.
한식조리사들이 목소리를 내고 제 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조리사들 스스로가 변해야 한다는 것이 평소 그의 지론이다. 그는 우리음식 보존과 발전에 가장 큰 역할을 해야하는 한식조리사들이 대우 받지 못하고 오히려 업계에서조차 소외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문 총장은 “우리나라에는 음식군별로 숨어있는 장인이 아직 너무 많은데 이들을 발굴해내는 것도 우리음식문화 발전에 시급한 일”이라며 “이들 전문가들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이 한식의 체계를 세우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믿고 있으며, 아직은 미약하나마 한국음식조리인연합이 이 일을 단계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요즘 각종 단체가 주최하는 조리경영대회가 메달에 연연하는 행사로 전락하는 일은 절대 경계해야 한다”면서 “국가에서 공인하지 않은 ‘조리명장’ 타이틀을 개인차원에서 난발하고 있는 것도 지양돼야 하는 부분”이라며 관계자들을 향한 쓴 소리도 서슴치 않았다.
문웅선 총장은 정부의 한식세계화 추진 사업에 대해서 “앞으로 돌격하라고 명령하는 대장들만 있고 정작 나가서 싸울 군사들이 없는 꼴”이라고 비유한다. 한식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조리인력 구축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의 견인차 역할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박지연 기자 p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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