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라면총회 쿠알라룸푸르서 열려
전 세계 라면 제조업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고열량.저영양 식품이라는 오명을 가진 라면을 건강식으로 만들어가기로 결의했다.세계라면협회(IRMA)는 21~22일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에서 세계라면총회를 열고 건강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위해 열량을 줄이고 영양가를 높인 라면을 적극 개발하고 환경친화적인 제조 공정을 구축해가기로 했다.
라면의 발명자인 아버지(안도 모모푸쿠 전 일본 닛신식품 회장)의 뒤를 이어 세계라면협회 회장을 맡은 안도 코키 닛신식품 회장은 세계 라면총회 폐막 연설에서 라면 산업에서 '진화'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면서 라면을 건강식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업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920억개의 라면이 팔렸다고 밝힌 그는 "우리의 라면이 매년 1천억개 이상 팔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닛신식품은 최근 기름을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식이섬유를 강화하는 한편 열량을 기존 라면보다 3분의 1 이상 줄인 컵라면 '라이트'를 개발하며 친환경 건강 라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매기 식품은 통밀로 만든 라면 '테이스티라이트'를 개발했고, 몬드 닛신식품은 필리핀에서 칼슘을 강화한 건강 라면을 선보이는 등 세계 라면업계는 건강에 해로운 식품이라는 오명을 쓴 라면의 이미지를 바꾸려고 분투하고 있다.
안도 회장은 라면을 건강식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소금 함량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500개 이상의 라면을 먹는다는 그는 "우리의 가장 오래된 소비자들은 라면의 짠맛을 즐기기 때문에 라면의 소금을 한꺼번에 줄일 수는 없을 것"이라며 나트륨 함량을 점진적으로 줄여가겠다고 밝혔다.
라면의 '친환경' 제조 공정 구축 역시 이번 총회의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다.
닛신식품은 제조공정에서 탄소배출량과 물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실행목표를 제시했고, 다른 라면 업체들 역시 재생 가능한 플라스틱과 종이 재질로 라면의 포장재를 바꿔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 총회에서 50여 회원사들은 재난을 겪은 국가들에 라면을 비상식량으로 공급하기 위한 펀드를 확충하겠다는 이른바 '쿠알라룸푸르 선언'도 채택해 사회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세계라면협회는 1997년부터 2년에 한 번씩 총회를 열고 있으며 지난 2년간 아이티, 중국, 인도네시아, 미얀마, 인도 등의 지진.홍수 이재민들에게 180만개의 라면을 무상 제공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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