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만 차별하는 엇박자 정부정책
외식업계만 차별하는 엇박자 정부정책
  • 신원철
  • 승인 2010.05.06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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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실업자 지원정책에서 외식업계만 소외되고 있어 관련 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노동부가 지난 3일부터 음식서비스업 실업자 교육에 한해서만 이중심사의 잣대를 들이대고 나섰기 때문이다. 바로 계좌제 심의제도다.

기존에 노동부 상담사가 실업자 교육 지원자의 취ㆍ창업 의사를 심사하는데 더해 노동부 직원 3인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가 예산 지원 여부를 다시 심의하겠다는 것이다.

노동부는 음식서비스업 분야를 지원해서는 취업률이 높아지지 않는다며 ‘예산의 효율적인 집행’을 예방하기 위해 예산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왜 수많은 업종 중에서도 외식업계 지원 예산만 비효율적으로 집행되고 있다고 단언하느냐다.

통계청의 2009년 12월 고용동향을 보면 외식업계가 포함된 도소매ㆍ음식숙박업의 12월 한달간 신규 고용인원은 569만9천명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제조업의 388만8천명, 전기ㆍ운수ㆍ통신ㆍ금융업의 274만9천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경제위기가 본격화된 수년간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취업난 극복에 외식업계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통계청의 이 같은 자료와 달리 노동부 관계자는 “외식업계는 실업자 교육 지원을 해봐야 그중 9%만 취업을 하고 있다”며 “다른 업종의 취업률이 40%에 달하고 있어 외식업계 지원 예산을 타 업종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노동부가 외식업계의 취업률을 9%로 잡으며 내놓는 근거다. 노동부에서는 실업자 교육에 따른 취업난 해소 효과의 근거로 신규 고용보험 가입 여부를 들고 있다.

외식업계가 종사자들의 고용보험 가입을 기피하는 점도 문제지만 통계청의 자료조차 살펴보지 않고 성급히 외식업계 실업자 교육 예산을 삭감하고 나선 노동부의 처사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이에 대해 음식서비스업 직업교육학교의 한 종사자는 “외식업계가 정부 지원에서 소외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며 “그간 음식장사라고 하면 영세하고, 산업분야로 성장하기 어렵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정책 결정자들 사이에 팽배했고, 이 점은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고쳐지지 않는 고질병”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최근 막걸리ㆍ천일염ㆍ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육성정책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이때 노동부가 국가정책에 정면으로 반하는 점은 그대로 지나치기 어렵다.

외식업체는 사회적으로 일자리 창출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식품산업에는 지속적인 식자재 공급처도 되고 있다. 게다가 제조업, 건설업 등이 이미 하향세로 접어든 요즘 KFC, 스타벅스처럼 글로벌외식기업을 육성해 국가의 미래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노동부의 시대를 역행하는 처사에 대해 외식업계는 벌써 ‘제2의 솥단지 시위’를 벌여서라도 정책 결정자들의 잘못된 사고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들끓고 있다.

손발이 안 맞아도 한참 안 맞는 정부와 노동부의 엇박자 행각, 언제까지 참고 기다려줘야 할지 답답하기만 하다.

신원철 기자 hac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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