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치킨호프 뜨고 맥주호프 진다?
불황, 치킨호프 뜨고 맥주호프 진다?
  • 신원철
  • 승인 2010.06.17 0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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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많은 메뉴가 발목 잡아…낯선 음식 꺼리는 소비보수화도 한 몫
지난해 소비침체, 이상기온으로 인한 한파 등으로 맥주호프 업계가 전반적으로 매출부진에 시달린 가운데도 치킨호프가 선전하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의하면 치킨호프 브랜드 치킨매니아를 운영하는 (주)코리아델로스케이디의 지난해 매출액은 118억6천여만원으로 2008년 대비 47.5%나 성장했다. 가맹점수도 2008년 108개에서 지난해 95개가 더 늘어 203개였다. 또 가맹점의 연 평균 매출액은 2억5800여만원이나 됐다.

전반적으로 외식 프랜차이즈 본부들이 가맹점 모집에 애를 먹은 것과는 반대로 신생 치킨호프 브랜드 더프라이팬프라이드치킨을 운영하는 에이치앤피시스템스는 지난해 69개의 가맹점을 새로 개설했다. 본부의 매출액은 지난해 30여억원을 기록해 2008년 대비 42배 정도로 매출이 급성장했다. 가맹점의 연 평균 매출액은 1억2700여만원이었다.

반면 맥주호프 프랜차이즈 본부 중에는 지난해 2008년 대비 비슷한 수준의 매출액을 올리거나 많게는 30%나 매출액이 감소한 곳이 속출해 대비된다.
이처럼 치킨호프와 맥주호프가 경기불황기에 매출성적이 갈리고 있지만 취급하는 품목에서는 두 업태가 비슷한 점이 많다.

치킨메뉴의 가짓수에서 차이가 나지만 치킨호프와 맥주호프 모두 치킨메뉴를 운영하고, 오뎅탕 등의 탕류, 과일안주 등도 취급한다. 맥주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점도 같다. 더불어 직장인들이 주 타깃고객인 점, 주로 매장을 출점하는 상권도 겹친다.

취급하는 상품이 비슷함에도 성패가 갈리는 것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는 선택ㆍ집중 경영의 차이로 분석하고 있다.

한 치킨호프 프랜차이즈 본부 관계자는 “수년전부터 맥주호프들이 앞다퉈 품질ㆍ가격경쟁력 모두 뛰어난 메뉴 수십가지를 갖춰나가고 있지만 지나치게 많은 메뉴가 오히려 소비자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특히 불황으로 낯선 음식을 찾기보다 치킨처럼 익숙하고 맛이 보장된 음식을 찾는 소비 보수화 경향이 나타나고 있어 뚜렷한 히트메뉴가 없는 맥주호프가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나치게 많은 메뉴가 맥주호프의 경영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년 넘게 맥주호프 업계의 인기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시즌2쪼끼쪼끼를 운영하는 (주)태창파로스 이성민 마케팅 팀장은 “다양한 메뉴를 갖출 경우 고객들이 쉽게 맥주호프에 질리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식재료의 신선도 및 손실률 관리, 주방에서의 조리시간 등에서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메뉴의 맛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맥주호프들이 많게는 70여 가지 메뉴를 운영하는데 반해 시즌2쪼끼쪼끼에서는 50여 가지 메뉴를 운영해왔고 이를 최근 40개로 줄이는 등 인기메뉴 중심으로 메뉴 가짓수를 줄여 매장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킨호프와 맥주호프의 시설이 비슷한 점도 개선점으로 지적된다.

치킨호프가 치킨 배달판매를 겸하고 있어 수익원이 다양한 반면 맥주호프는 내점고객만을 대상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따라서 맥주호프가 치킨호프보다 더 안락하고 편안한 공간을 제공해 치킨호프와의 차별화에 나서야 한다는 것.

하지만 대부분의 맥주호프가 치킨호프와 시설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하고 있어 관련 업계의 차별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05년을 전후로 맥주호프가 주점 프랜차이즈 업계에 ‘호텔식 요리안주’라는 유행어를 낳으며 큰 인기를 모았지만 일부 업체를 제외하면 불황에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유사업태인 치킨호프와의 경쟁에서 경영 효율성, 차별화에서 뒤쳐진다는 지적이 많아 불황기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시장상황에서 두 업태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신원철 기자 hac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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