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안전 위협 ‘산 넘어 산’
식품안전 위협 ‘산 넘어 산’
  • 김병조
  • 승인 2006.03.30 0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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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이어 이번엔 음료파동
비타민음료 10개 중 5개서 발암물질 벤젠 검출
식약청-제조방법 개선 권고, 업계-시장침체 우려 울상

과자에 들어가는 식품첨가물이 아토피를 유발할 수 있다는 ‘과자의 공포’ 사태가 발생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이번엔 음료파동이 터져 나와 가공식품 업계가 최악의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대다수 국민이 즐겨 마시는 비타민음료에서 발암물질인 벤젠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일부제품 먹는물 기준보다 검출량 높아

여성환경연대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시판되는 음료수 중 안식향산나트륨(방부제)과 비타민C를 함유한 제품 10종과 대조군 3종(비타민C나 안식향산나트륨 중 하나만 함유하고 있는 음료)을 수거해 벤젠 검출시험을 의뢰한 결과 10개 제품 중 5개 제품에서 벤젠이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그 중 2개 제품은 벤젠이 각각 17ppb와 16ppb가 검출돼 현행 우리나라 먹는 물 기준인 10ppb를 초과했고, 벤젠이 검출된 5개 제품 모두 미국의 먹는물 기준(5ppb)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벤젠은 이미 국제암연구센터(IARC)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인체 발암물질로 규정한 대표적인 독성물질의 하나이며 그 외에도 빈혈과 혈소판 감소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우리나라는 먹는물에서의 벤젠 기준치를 10ppb로 정하고 있고 미국의 경우에는 벤젠의 최대오염물질허용기준을 먹는물의 경우 5ppb로 정해 우리나라보다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이번에 검출된 벤젠이 먹는물 기준을 초과한 경우는 물론, 먹는물의 기준치 아래로 검출된 경우 하더라도 음료수가 먹는물 외에 부가적으로 섭취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민건강의 측면에서 특별한 관리대책 방안이 강구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여성환경연대의 주장이다.

여성환경연대는 따라서 식약청에는 비타민C와 안식향산방부제에 의한 벤젠의 형성작용을 명확히 규명할 것을 건의했으며, 기업측에는 사실규명을 위한 자체 조사에 착수하고 벤젠 형성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안식향산나트륨과 비타민C를 동시에 사용한 제품을 전량 회수하고 판매중단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2월 식약청 검사에서도 비슷한 결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번 여성환경연대 조사결과에 대한 후속조치로 비타민C와 안식향산나트륨을 함께 섞을 경우 벤젠이 생성될 수 있다며 음료수 제조에 이 두 성분을 같이 사용하지 않도록 제조업체에 제조방법을 개선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또 음료수를 구입할 때 이 두 성분이 함께 들어있는 제품은 유의해줄 것을 소비자들에게 당부했다.

식약청은 이에 앞서 지난 2월 비타민C와 안식향산나트륨을 혼합한 대부분의 음료수에서 벤젠이 검출됐다는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조사결과를 입수하고, 사전 안전조치 차원에서 곧바로 국내판 37개 제품에 대해 자체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여성환경연대의 조사결과와 비슷하게 안식향산나트륨을 사용하지 않은 1개 제품을 제외한 36개 제품에서 벤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식약청 위해관리팀 이건호 팀장은 “벤젠이 검출됐다고 회수조치하도록 행정처분을 내릴 기준이 없다”고 말하고 대신에 “비타민C와 안식향산나트륨을 혼합할 경우 빛과 열 등 여러 가지 영향으로 벤젠이 형성되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제조업체들과 협의해 앞으로 음료수 제조에 안식향산나트륨을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FDA도 제조기업들에게 이 두 성분을 같이 사용하지 말도록 권고조치했으며 제조금지나 회수명령을 내리지는 않았다.

업계, 부도업체 속출 우려속 ‘인체 무해’ 홍보하며 전전긍긍

비타민음료 제조업체들은 이번 벤젠파문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이번 일로 비타민음료 시장이 침체의 늪으로 빠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타민음료 업체들은 이미 지난해 9월 비타민음료 등 이른바 기능성 음료에 포함된 방부제인 안식향산나트륨의 함유량이 유럽연합의 기준을 뛰어넘는다는 서울환경연합의 지적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적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벤젠파동으로 식약청이 대부분의 비타민음료에 들어가는 안식향산나트륨을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나서 제조방법 변경에 따른 비용 상승과 매출감소 등을 감당하지 못해 쓰러지는 업체들이 속출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비타500’으로 비타민음료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광동제약은 홈페이지에 “비타500은 방부제가 없어 안심하고 마실 수 있습니다”는 광고문구를 강조하는 등 소비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는 ‘생생톤’을 만들고 있는 동화약품의 사정도 마찬가지.

식이음료 ‘미에로화이바’를 제조, 판매하고 있는 현대약품의 고민도 크다. 이 제품은 현대약품 매출의 40% 가까이를 차지하는 대형 품목이기 때문이다.
현대약품은 벤젠은 자연상태에서도 존재하는 물질로 비타민 음료수에서 형성된 벤젠량은 인체에 유해하지 않는 미미한 수준이라며 벤젠파동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응논리 개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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