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비 지출은 세계 최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연구용역으로 최근 발표된 ‘미국 의료보장체계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한 조사 분석’ 보고서(서울대 보건대학원 김창엽 교수)에 따르면, 미국 의료보장체계는 막대한 자원 투입에도 불구하고 보장성과 비용, 건강수준, 형평의 달성, 국민의 만족도 등 거의 모든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고, 특히 건강수준은 OECD 국가들 중 최하위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내용을 살펴보면, 미국은 선진국 중 유일하게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의료보장제도가 없는 나라이다. 미국의 공적 의료보장에는 메디케어Medicare)와 메디게이드(Medicade)가 있으며, 나머지는 민간의료보험 가입자이거나 미가입자이다.
2003년 현재 65세 미만 인구 중 보험에 미가입한 인구비율은 20년 전보다 8% 늘어 18%(전 국민의 15.6%)인 4500만명으로 꾸준한 증가를 보이고 있다. 민간의료보험 가입자는 20년 전보다 9%가 줄어든 74%이고 2002년 가입자 1인당 1만1714달러의 의료비를 지출했다.
국민총생산 대비 국민의료비규모는 1985년 10%에서 2002년 14.9%로 급증했고, 2013년에는 18.4%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의료보장에 관계없이 소득의 1/4 이상을 의료비로 지출한 인구가 2000년 1160만명에서 2004년에는 1430만명으로 늘어나 개인과 가계의 의료비 부담이 치솟고 있으며, 매년 전체 가계파산의 50%인 200만명 정도의 미국인이 의료비 때문에 파산한다.
하지만 이같은 의료비 지출에도 불구하고 미국인의 건강수준은 매우 낮은 편이다. 대표적인 건강지표인 영아사망률은 2001년 출생아 1천명당 7.0으로 1999년 우리나라의 영아사망률 6.2보다 낮은 수준이다. 또한 형평성, 의료체계의 성취도 모두에서 최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승현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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