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형색색 개성만점 ‘룸’으로 주점 FC업계 주목
형형색색 개성만점 ‘룸’으로 주점 FC업계 주목
  • 신원철
  • 승인 2010.06.24 0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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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나누미아이티 꾼노리
최근 독립된 방을 여럿 배치한 ‘룸 주점’이 주점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은은한 조명과 화사하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편안한 좌석. 여기에 한식, 중식, 일식 등의 요리를 한번에 골라 먹을 수 있는 메뉴 선택의 편리함까지 더했다. 담배를 마음껏 피우고 싶은 흡연자 고객들, 조용한 술자리를 원하는 고객들이 ‘룸 주점’을 찾는다.

‘룸 주점’은 보통 가격파괴식 저가전략을 내세우기 보다는 퓨전요리를 안주로 내놓고 또 화려한 식사공간도 제공한다. 하지만 가격은 고객 한 명당 1만원 안팎, 테이블로 치면 4만원 정도의 식사비로 즐길 수 있는 중간 가격대를 지향해 20~30대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다.
70여개의 매장을 보유해 프랜차이즈 주점 업계에서는 가장 매장 수가 많은 ‘룸 주점’ 브랜드 (주)나누미아이티 꾼노리를 알아봤다.

주점, ‘룸’으로 시설 개선

프랜차이즈 주점 창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2000년 이후 주점 창업은 통일된 시설, 메뉴, 서비스 등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프랜차이즈 주점이 자영 주점들을 시장에서 밀어내는 현상을 보였다. 본부를 통해 공동으로 인테리어, 마케팅, 메뉴 개발, 서비스 매뉴얼 구축 등이 가능해 효율성을 높인 점이 각광을 받은 것.

고객들도 전국 어디서나 표준화된 서비스, 음식의 맛 등을 제공하는 프랜차이즈 주점을 반겨 시장을 주도하는 브랜드가 하나 둘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해 불황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시장의 환경이 바뀌고 있다. 1, 2, 3차 등 여러 번에 걸쳐 술을 즐기는 소비문화가 사라지고, 프랜차이즈 주점간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수익저하에 시달리는 곳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처럼 주점의 수익성을 떨어지는 데 고객들은 중저가의 가격대에 품질은 명품에 가까운 것을 찾는 매스티지(Masstige) 소비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불황에도 한번 높아진 고객들의 눈높이가 좀처럼 떨어질 줄을 모르고 있다.

기존의 프랜차이즈 주점 보다 고객의 편의에 더 주목한 ‘룸 주점’이 불황에 인기를 끄는 이유다.

(주)나누미아이티가 운영하는 꾼노리는 1998년 전라도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해 2008년부터 가맹사업을 시작한 업체다. 흔히 업계에서 ‘룸 주점’으로 분류하듯 60평 규모 매장에 약 20여개의 방으로 매장이 구성돼있다. 눈에 띄는 것은 커튼 등의 패브릭과 창문이 달린 벽 등으로 반은 열리고 반은 닫힌 방 형태로 만든 점이다. 또 각각의 방이 색다른 인테리어로 구성돼 고객들은 매장을 찾을 때마다 다른 술집에 온 듯한 새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기존 프랜차이즈 주점들이 30~40평 규모인데 비해 매장이 더 크고 인테리어 등의 시설이 더 화려한 셈이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주점 업계에서 인테리어 등의 시설 고급화가 그다지 새로운 시도인 것은 아니다. 주점은 물론 외식업계 전반에서 이미 음식의 맛, 친절한 서비스만큼이나 시설이 외식업의 성패를 가를 정도로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투자규모도 커지고 매장도 더 화려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목할 점은 꾼노리가 규격화, 통일화가 대세인 프랜차이즈 주점에서 매장별로 각기 다른 인테리어 콘셉트로 시공하는 맞춤형 주점을 내세우는 점이다. 독립형 공간을 여럿 배치한 ‘룸 주점’이라는 점, 여성 친화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점 등을 제외하면 꾼노리는 매장별로 인테리어 다지인이 각기 다르다. 본사에서는 매장의 규모,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성별ㆍ연령별로 다른 인테리어 디자인을 개발하고 있다.

하나의 고정된 브랜드 콘셉트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물처럼 나날이 진화해가는 주점이라는 점이 바로 꾼노리의 경쟁력이다.
꾼노리가 이처럼 다양한 인테리어를 선보일 수 있는 것은 본사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외주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디자인을 하기 때문이다.

술과 안주가 아닌 ‘공간소비’에 주목하다
꾼노리가 기존의 프랜차이즈 주점들과 대비되는 또 다른 점은 술, 음식을 팔기보다 주점 공간 그 자체를 상품으로 내세우는 것에 역점을 두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주점 업계에 시설 고급화 바람이 불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많은 프랜차이즈 주점이 안주, 술 등을 파는 주점의 1차적인 역할에만 매달리고 있다. 반면 꾼노리는 주점을 찾는 고객들이 대화를 나누고, 휴식을 취하기 위한 그들만의 공간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칵테일 소주 등을 비롯해 다양한 술과 요리급 안주를 팔고 있기는 하지만 이곳의 주력 상품은 바로 사랑방처럼 다른 사람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편히 쉴 수 있는 휴게공간인 셈이다. 독립된 방마다 TV와 에어콘을 각각 배치하고, 창문을 달아 흡연자들은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담배를 피고, 술을 마시고 맛있는 안주를 먹을 수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금연풍조가 일어나면서 설 자리를 잃고 있는 흡연자들이 꾼노리를 반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물론 ‘룸 주점’ 형태의 주점에는 단점도 있다. 고객들이 한 자리에 오래 앉아있으면 그만큼 같은 시간에 받을 수 있는 고객의 수가 줄어든다. 매장의 효율성, 수익성 저하를 겪을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퓨전 주점 중에는 일부러 등받이가 없고 딱딱한 의자를 배치해 고객들이 빨리 자리를 비우도록 유도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주)나누미아이티에서는 이에 대해 지나치게 경영자의 입장만 생각한 매장으로는 고객들의 발길을 끌어오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주)나누미아이티가 고객 중심주의로 여타 프랜차이즈 주점들이 꺼리는 ‘룸 주점’을 내세운 결과 지난해 불황으로 프랜차이즈 주점 업계 전반이 가맹점 모집에 어려움을 겪은 반면 창업비용이 5억원 안팎의 고가형 창업 아이템임에도 꾼노리의 겨우 70여개의 가맹점을 개설했다.

퇴직자 등의 창업희망자들이 충분한 자금을 갖추지 못해 가맹계약이 부진하자 프랜차이즈 주점 업계에서 앞다퉈 30평 미만의 소형 주점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과 정 반대로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과를 낸 것이다.

식자재 비율 40% 신선-60% 전처리 음식

메뉴 운영ㆍ관리도 돋보인다. 중앙집중식조리시설(Central Kitchen)에서 전처리, 사전 조리된 음식을 1인분씩 팩으로 포장해 가맹점에 공급해 매장의 조리시간을 줄이는 등 효율성을 높였다. 그러면서도 판박이처럼 어느 주점에서나 맛볼 수 있는 흔한 음식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꾼노리만의 메뉴를 내놓고 있다.

이는 기존 퓨전주점 브랜드들이 지나치게 식자재업체에 의존해 전처리 음식을 공급 받으면서 겪고 있는 음식의 맛, 품질 관리의 어려움을 겪는 것과는 대비된다.

(주)나누미아이티는 전처리 음식 공급을 식자재업체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체 R&D팀을 운영해 레시피를 개발하고 이에 맞춰 전처리 음식을 주문 제조하고 있다.

또 전처리 음식의 비율을 60% 이하로 맞추고, 나머지 40%를 전처리 음식이 아닌 식선 식재료를 사용하도록 해 메뉴의 맛을 끌어올렸다. 특히 야채의 경우 가맹점주가 자율적으로 구매토록 허용해 본부가 물류배송을 전담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배송비용 부담을 줄였다.

꾼노리의 최고 인기메뉴 중 하나인 생과일 칵테일 소주의 경우에는 본사에서 한번에 1천만원 어치의 과일을 산지에서 직거래로 구매해 생과일 소스로 제조해 팩에 담아 가맹점에 공급한다. 식품첨가물이 일체 들어가지 않아 20~30대 여성 소비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다.

가격은 비슷하면서도 품질은 높인 점은 꾼노리가 경쟁이 치열한 프랜차이즈 주점 시장에서 신생업체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24시간 가맹점 지원 시스템

꾼노리의 가맹점 지원 시스템도 돋보인다. 요리 메뉴를 운영하다 보니 주방장의 실력에 따라 매장의 경쟁력이 판가름 날 수 있는 점을 감안해 가맹점 주방직원의 채용, 교육, 관리, 감독까지 본부에서 지원한다. 또 운영관리팀ㆍ조리관리팀 등의 수퍼바이저들이 24시간 대기하며 가맹점에 일어나는 사고를 최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더불어 식자재의 경우 부산, 충청도, 울산, 전남, 거제 등 5개 전국 지사를 통해 매일 신선하고 깨끗하게 손질돼 당일 배송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또 메뉴출시 직후 본사의 R&D팀원이 가맹점을 방문해 직접 주방에서 식자재료 메뉴를 만들어보고 세세하게 레시피를 조정해주는 서비스도 지원한다.

40평대 룸 주점 개발…“중형 주점 시장 선도할 것”
▶ 꾼노리의 해물전골요리
꾼노리라는 이름은 춤꾼, 장사꾼 등 어떤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꾼’과 ‘놀이’를 합해 만들었다. 우리말을 합성해 친근하면서도 누구나 손쉽게 와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주점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주)나누미아이티는 올해 꾼노리 매장을 1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기존에 60평 규모 매장 출점에서 최근 50평대, 40평대 매장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창업비용도 5억원 안팎에서 3억원 안팎으로 크게 떨어뜨렸다. 대형 매장 운영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중형 주점시장에 뛰어든 것.

1998년부터 10여년간 쌓아온 ‘룸 주점’ 운영의 기술, 식자재 유통ㆍ메뉴개발 능력 등을 활용해 기존 중형 프랜차이즈 주점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각오다.

김종화 (주)나누미아이티 대표이사는 “주점 업계가 불황으로 변화를 모색하지 않고 안전한 창업만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고객, 창업자는 늘 새로움을 원하고 있어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쉬지 말고 새로운 요소를 개발해 이들을 감동시켜야 한다. 꾼노리는 4년전 매장과 지금 매장의 인테리어 디자인이 전혀 다르다. 멈추지 않고 변신하는 노력만이 치열한 시장에서 가맹점, 본부 모두가 생존할 수 있는 노하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원철 기자 hac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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