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주점, 식품제조 등에 업고 날개 달까
막걸리 주점, 식품제조 등에 업고 날개 달까
  • 신원철
  • 승인 2010.06.24 0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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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시설 완비ㆍ고급화로 소비시장 안착 노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에 출현했던 막걸리 주점이 메뉴ㆍ술 등의 고급화, 자체 식품제조 시스템 등을 갖추고 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수년째 외식 시장에 불고 있는 막걸리 열풍에 편승해 반짝 인기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외식 브랜드 사업으로 자리 잡는 추세다.

또 막걸리 주점 브랜드별로 차별화된 막걸리, 김치전 등의 한식 안주류 등 각기 특화된 자사만의 메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수년 전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막걸리 주점들로 인해 업계 전반이 동반부진에 빠진 것을 예방하겠다는 것.

한국형 퓨전대포집, 탁사발

한국형 퓨전대포집을 표방하는 탁사발(www.taksabal.co.kr)은 막걸리주점과 선술집을 결합한 사업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식자재를 제조 후 1일 이내에 배송할 수 있는 물류 인프라를 갖췄고, 가맹점에서 전산으로 식자재를 주문할 수 있는 전산발주 시스템도 구축했다.

또 한식에 치우치지 않고 40여 가지의 퓨전메뉴를 구비해 막걸리 주점에 대한 편견을 깼다. 더불어 생맥주처럼 탱크를 통해 공급되는 생막걸리가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자체 막걸리양조업체 ‘월향주가’를 설립해 생막걸리의 유통 경쟁력을 한층 높였다. 현재 과일 막걸리, 콩막걸리, 생막걸리, 유기농 현미 막걸리 등의 막걸리 메뉴를 운영중이다.

복고풍 인테리어, 소형매장 중심 사업, 식자재 전처리 공급 등을 통한 가맹점의 주방 인건비 절감 등도 눈에 띈다.

서민 눈높이의 전통주점, 행복전

소형점포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서민의 눈높이에 맞춘 가격대 등을 제시하는 행복전(www.happy88.co.kr)은 전통주점에 보다 가까운 막걸리 주점이다.

전, 탕, 회무침 등의 무침류, 찜 등 전통 한식메뉴가 강점이다. 전의 경우 본부에서 반죽 상태로 전처리 음식을 공급해 매장에서 바로 부쳐 내놓을 수 있도록 했다. 또 다른 막걸리 주점 브랜드들이 중식ㆍ일식풍의 퓨전요리를 갖추는 데 반해 행복전은 옛날 잔치상 같은 한식 위주 메뉴를 구성해 브랜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막걸리, 쌀막걸리, 칵테일막걸리, 동동주, 좁쌀 동동주, 옥수수술, 서울막걸리 등의 막걸리 메뉴를 운영중이다.

잘살아보세, 한정식 메뉴로 매출 보완

주전자 막걸리, 항아리 동동주 등 예전 대학가에서 인기를 끈 학사주점을 연상시키는 잘살아보세(www.WOORIJEON.co.kr)는 복고형 막걸리 주점이다.

전, 보쌈, 갈비찜, 족발 등의 메뉴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어울리는 음식을 묶어 기획한 세트메뉴도 눈에 띈다. 주로 전과 매운 음식이 한 세트로 해물파전-매운무뼈닭발, 고추부추전-낙지소면, 깻잎전-해물볶음우동, 왕족발-고추부추전-막걸리 1병 등이 그것이다.

또 막걸리 주점이면서도 전, 국 등을 갖춘 한정식 메뉴가 비교적 잘 구비돼 있다. 보쌈정식, 옛날국밥, 옛날 순두부, 김치순두부, 해물순두부 등이다. 이를 통해 점심식사 매출을 높여 저녁식사 매출의 비중이 지나치게 큰 주점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잘살아보세에서는 동동주, 칵테일막걸리, 막걸리 등 3종의 막걸리 메뉴를 운영중이다.

본사에서는 육류가공공장, 면제조 공장 등을 갖춰 메뉴의 식재를 전처리ㆍ생산ㆍ유통하고 있다.

봉이동동, 제조기반으로 가격경쟁력 확보

직영 식재공장에서 직접 식재료, 전처리 음식 등을 제조ㆍ유통하고 이렇게 확보한 가격경쟁력을 기반으로 가맹점에서 전을 무한리필해주는 막걸리 주점 브랜드도 있다.

봉이동동(www.ibong2.co.kr)의 사업 기반은 이처럼 식품제조업이며, 제조된 식자재, 전처리 음식을 가맹점에 하루 안에 공급하는 일일배송 시스템도 갖췄다.

수년전 시장에서 수익성 저하로 퇴출된 바 있는 무한리필 막걸리 주점의 한계를 가격 경쟁력으로 극복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여전히 불황을 완전히 벗지 못하는 국내 경기에서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곳의 직영 식재공장에서는 안주 외에도 자체 브랜드 상품인 ‘봉이동동막걸리’도 생산하고 있다. 대신 이 외 막걸리 메뉴는 없으며, 소주ㆍ산사춘ㆍ복분자 등을 운영중이다.

창작, 팔도 명품 막걸리 모여

와바(WABAR)을 운영하는 인토외식산업의 계열사 브랜드인 창작(www.changjak.net)은 팔도의 명인들이 빚는 명품 막걸리를 취급하는 백화점식 전통주 주점이다.

지역의 막걸리 명인들과 공급계약을 맺어왔고 최근에는 전라남도와 MOU를 맺어 10여개 전통 막걸리를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다.

그간 전통 막걸리가 쉽게 유통되지 못한 것은 짧은 유통기한뿐만 아니라 생산량 부족도 있다. 품질은 뛰어나지만 막걸리 명인들의 생산량이 적어 체인사업에는 적합하지 않았던 것이다. 창작에서는 생산량 부족을 여러 전통 막걸리를 동시에 취급해 극복했다. 가맹점이 늘어날수록 더 많은 지역의 막걸리 명인들과 공급계약을 맺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창작에서 전통주 주점을 표방하는 것은 저가 술로 인식돼온 막걸리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원재료ㆍ신선도 관리 등을 강화한 친환경 막걸리를 공급하고 소비자들에게 그 가치를 인정받겠다는 것.

또 전체 주류 매출에서 30%를 막걸리가 아닌 복분자주ㆍ오디주ㆍ보성 녹차주 등의 약주ㆍ전통주가 차지할 정도로 매출보완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막걸리 주점이 바뀌고 있다.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유행을 등에 업고 짧은 기간 많은 가맹점을 오픈했다 집단 폐업을 부른 수년전의 막걸리 주점들과는 다른 양상이다.

특히 자체 제조시설을 갖추고 가격과 품질 모두에서 경쟁력을 얻고 있어 소비시장에 불고 있는 막걸리 바람이 주점업계로 안착될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신원철 기자 haca13@

<인터뷰>(주)인토푸드시스템 '창작' 윤영환 전략기획본부 차장
“막걸리 주점, 박리다매식 저가 경쟁시대 끝났다”
전통주 주점 '창작'의 윤영환 전략기획본부 차장은 최근의 막걸리 열풍에 대해 성급한 기대보다 내실을 기해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소비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막걸리가 주점업계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단일 품목으로서가 아니라 막걸리 주점으로서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

윤영환 차장은 “수년전 막걸리 주점은 사실상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주점 개설업에 가까웠다. 특히 매장 오픈 후 사후관리가 부족한 점은 집단 폐업의 빌미를 제공했다. 또 한장에 3천~4천원짜리 부침개를 팔면서 소비자들은 반겼을지 몰라도 창업자 손에 남는 것이 없었다. 부침개의 특성 상 한 사람이 계속 주방에 붙어있어야 한다. 그런데 4천원짜리 부침개를 하루에 100장을 팔아야 40만원이다. 그렇게 팔아도 지나치게 저렴해 수익이 거의 없어 창업자가 인건비를 벌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주점업계가 저가 술로 인식돼온 막걸리에 대한 소비자 인식 전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윤 차장은 “십여년 전 막걸리를 떠올려보면 비슷비슷한 품질, 싼 가격, 다음날의 지독한 숙취 등이 생각난다. 이것이 막걸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오래 전부터 무형문화재, 장인들이 빚는 명품 막걸리가 있었다. 이제는 주점 업계가 이 명품 막걸리를 소비자들에게 소개해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윤 차장은 “공산품 막걸리를 가져다가 매장에서 그대로 파는 것이 아니라 수퍼마켓, 편의점 등에서 맛볼 수 없는 막걸리를 내놓아야 주점이 살아남을 수 있다. 또 고급 막걸리를 유통해 국산쌀 소비를 촉진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해야 막걸리 주점이 소비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원철 기자 hac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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