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한국 와인시장 20년
<집중분석>한국 와인시장 20년
  • 김병조
  • 승인 2006.03.30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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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 급성장 불구 대중화는 먼 길
#국내 와인시장 현황
국내 와인 시장이 대중화를 위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우리나라에 와인산업이 태동하게 된 것은 지난 1965년. 식량난을 배경으로 한 양곡관리법이 시행되면서부터다. 당시 정부는 쌀 대신 주류를 제조할 목적으로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포도재배를 장려했다. 이에 따라 1973년 동양맥주에서는 ‘리슬링’ 4만 그루를 경상도 지역에서 재배하기 시작했으며 이를 시발로 해태주조, 백화양조 등이 적극 참여하게 됐다. 1973년 해태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노블와인’을 생산했고 그 뒤를 이어 국내 와인의 역사라 할 수 있는 ‘마주앙’ 이 1977년 동양맥주(현재의 두산주류)에 의해 탄생했다.

그 후 1987년 올림픽을 앞두고 와인의 수입자유화가 허용되면서 호텔, 고급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와인 문화가 전파되기 시작했다.
올해로 20년을 맞은 국내 와인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웰빙 열풍을 타고 저도주를 선호하는 음주문화 확산, 와인에 대한 관심 급증, 와인 마니아 증가, 와인수입 및 유통업체 증가와 업체 간의 판촉 경쟁, 유통채널 확장 등에 기인한다.
현재 국내 와인시장은 3천억원 대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입물량 기준으로는 2005년 5월 현재 82만4319상자(750ml/12병=9L)로 2689만5059달러를 기록하고 있으며 2004년 166만3924상자(57,981,667달러), 2003년 145만8761상자(4578만3122달러)로 매해 20%씩의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갈길 먼 와인 대중화
수치상의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와인시장 점유율은 전체 주류시장 10조원(소비자가 기준)의 3% 대인 3천억 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오비, 하이트, 진로 등 주류제조 3사의 전체 주류시장의 점유율이 80%를 넘어서는 독점체제와 와인이 상류층 문화로 국내에 진입, 고급 이미지에 대한 인식으로 인한 대중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다른 주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또한 와인시장 대중화의 장애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청담동에서 영업 중인 이탈리안 레스토랑 ‘본뽀스또’의 경우 와인고객의 평균 객단가는 7만~8만원대 선으로 와인 추가로 인해 객단가는 2배 정도 상승하게 된다. 또 전체 2억원 정도의 월평균 매출에서 와인 매출이 4천만원선으로 와인매출이 전체 매출의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강남역에 위치한 프렌치/이탈리안 레스토랑 ‘노리타가든’도 월 평균 와인 매출이 4천~5천만원 선으로 총 매출액의 2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일부의 예외로 업계에서는 와인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을 위해 관세 및 주세 등의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수입 와인의 주세는 72%, 관세는 8%. 와인의 대중화가 진행돼 판매량이 증가하면 합리적인 가격대로 와인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맵고 짠 맛이 강한 국내 음식문화와 와인의 접목이 어려운 것도 와인 대중화의 장애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우리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이 있더라도 수백여 종에 달하는 방대한 와인 종류 중 업소의 컨셉과 고객 취향에 맞는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사실상 매우 어렵기 때문.
뿐만 아니라 와인의 관리와 보관 서비스 등에 있어서도 국내 외식 시장의 전반적 상황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이에 대해 와인 전문가들은 “단순 판촉 외에 와인에 대한 업소 운영자와 종업원을 비롯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대중적 교육 사업에 적극 투자를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와인시장 MS확대를 위한 다양한 노력
현재 국내 와인수입 및 유통업체는 ‘두산주류 BG’, ‘신동와인’, ‘금양인터내셔날’, ‘아영주산’, ‘와인나라’ 등이 빅 5를 형성하고 있다. 와인시장 성장에 따라 수입, 유통업체도 지난해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와인수입 업체만 전국적으로 300여개 업체에 달하고 이들 업체들이 취급하는 종류는 4천여 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와인시장에서 30%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두산주류’ 와인사업부에서는 지난해 3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100억원이 증가한 400억원을 목표로 설정했다. 올해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업계 1위의 확고한 자리매김을 목표를 세우고 있는 두산와인은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등 11개국으로부터 450여 종류의 와인을 수입, 유통시키고 있다. 이 중 할인매장 40%, 와인바와 레스토랑 20%, 호텔 15% 순으로 와인이 유통되고 있다.
올해는 외식시장에서 칠레산 와인인 ‘카르멘’, 이탈리아의 ‘반피’, 할인매장에서는 미국의 ‘골드바인’ 품목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계획. 이를 위해 김성민, 이미연 등 유명 연예인을 홍보대사로 위촉했으며 옥외광고, 프로모션뿐만 아니라 업소에 대한 직접적인 판촉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금양인터내셔날’은 와인이 조금 더 소비자들의 생활 속으로 친숙하게 다가 설수 있는, 편하고 즐기기 간편한 아이템으로 소비자들에게 인식되는 것을 마케팅의 중심 과제로 삼고 있다. 와인이 비싸고 어렵다는 인식을 깨기 위해 저렴하면서 품질이 좋은 제품들을 위주로 마케팅과 홍보에 주력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이마트에서 이마트의 히트와인들을 소개하고(이마트 전체 판매 순위에서 10위 안에 금양 와인이 6개 포함), 사은품을 증정하는 등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소펙사(프랑스 농식품 진흥공사)’는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보르도 와인 중에서 와인 전문가 13인이 선정한 시중 가격 1만5000원~4만원대의 와인 중 한국인의 입맛에 맞고 가격대비 품질이 우수한 보르도 와인 102종을 선정해 대 고객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선정된 102개 와인은 드라이 화이트 와인 12종, 레드와인 88종, 스위트 와인 2종류로 지역별로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메독와인’ 33종과 ‘보르도’와 ‘보르도 쉬페리어’ 와인 38종도 선정됐다. 소펙사는 선정된 와인에 대한 설명과 궁합이 잘 맞는 음식을 소개한 안내 책자를 제작, 소비자들에게 배포하며 보르도 와인을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대중화를 위한 과제
와인 대중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판매자가 와인 품목별 정확한 정보와 지식을 갖고 소비자들에게 쉽고 편안하게 와인을 소개해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그렇게 해야만 와인 판매업체 측에서(유통, 외식업소, 소매점 등) 직원들의 내·외부교육을 강화해 와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지고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안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는 와인을 곁들인 세트메뉴 개발, 다양한 와인관련 프로모션 등으로 고객들이 와인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노력이 수반돼야 하며 고깃집, 한식업소, 일반 주점 등 다양한 외식 업태에서 와인을 판매키 위한 와인수입유통 업체들의 지원도 요구되고 있다.

와인수입, 유통, 판매처의 마진율 조정도 와인시장 성장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지적하고 있는데 와인의 경우 수입업체들이 최소 1.5배에서 3배까지 마진을 붙이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입업체뿐만 아니라 유통, 소매점 등에서 5~10%의 마진율을 낮춘다면 보다 많은 고객들이 쉽게 와인을 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결국 수입유통 업체의 노력이 가장 큰 관건인데, 매장 입점과 당장의 매출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보다 장기적 안목의 마케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손수진 기자 star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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