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원산지 표시로 수입닭 퇴출?
치킨 원산지 표시로 수입닭 퇴출?
  • 신원철
  • 승인 2010.08.13 0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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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FC업계, 국산닭 사용 ‘바람직’
치킨집이 지난 5일부터 새로 원산지 표시 의무대상에 포함됨에 따라 관련 업계가 변화하는 소비시장에 적응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치킨집의 원산지표시제 시행 이후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국내산 생닭 사용의 확대다. 프랜차이즈 치킨 본사들은 후라이드 치킨에 이어 순살치킨에도 국내산 생닭을 도입하고 나섰다.

치킨집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미 수년전부터 대부분의 치킨집이 생닭으로 후라이드 치킨을 만들고 있지만 뼈 없이 닭고기 살로만 만들어지는 ‘순살치킨’의 경우 반대로 수입산을 쓰는 곳이 대부분이다. 주로 쓰이는 미국산, 브라질산 냉동 가공계육이 국내산 생닭보다 품질은 떨어지지만 공급가격이 많게는 20%나 저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치킨 소비자들이 주로 10대 자녀를 둔 학부모 여성들인 점을 감안하면 원산지 표시제 시행 이후 수입산 냉동닭을 쓴 순살치킨의 매출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순살치킨도 국산닭으로 ‘바꿔’

교촌치킨은 공급량에 어려움이 없는 한 전량 국내산 생닭을 쓴다는 방침이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닭날개 치킨인 ‘윙’의 식재료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국내산 생닭으로 쓰고 있다”며 “원산지 표시제 시행에 따라 공급량을 맞추기 어려운 경우만 수입산 닭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네네치킨에서는 창립이후 줄 곳 국내산 생닭만을 써온 경영원칙을 원산지 표시제 시행 이후에도 그대로 지켜간다는 방침이다. 또 이를 마케팅 등에도 활용해 가맹점의 매출증대도 꾀할 생각이다.

치킨 포장지에 ‘네네치킨의 모든 메뉴는 100% 국내산 닭고기만을 사용합니다’라는 문구를 넣어 국내산 생닭 사용을 부각시킨다는 것.

네네치킨 차영수 과장은 “앞으로 치킨에서도 원산지 표시를 비롯해 식품안전에 대한 관리ㆍ감독이 기업의 성패를 가를 수 있게 될 것”이라며 “HACCP 지정 시설에서 생산된 국내산 생닭을 사용하는 점을 알려 원산지 표시제 시행이 가맹점의 매출 증진으로 이어지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치킨 프랜차이즈 본부 중 후발주자들은 원산지표시제 시행을 브랜드가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로 삼기도 한다.

티바두마리치킨은 원산지 표시제 시행으로 수입산 냉동닭을 쓴 치킨 메뉴의 매출감소가 우려돼 이를 막기 위해 전량 국내산 생닭을 사용하고 있다. 또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티바두마리치킨 관계자는 “국내산 생닭이 수입산 냉동닭보다 품질이 뛰어난 것은 맞지만 식품안전은 둘 모두 뛰어나 큰 문제가 없다”면서 “하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는 중소규모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에게는 원산지 표시제 시행이 브랜드 차별화의 기회가 될 수 있어 생닭 사용에 나서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일부 FC “원산지 표시제 영향 적을 것” 전망도

그러나 일부 업체들은 원산지 표시제 시행의 여파가 크지 않다는 상반된 전망을 내놓고 있다.

BBQ치킨의 이병진 과장은 “닭고기는 원산지에 따라 소비가 갈리는 쇠고기와 달라 원산지 표시제 시행 이후에도 소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치킨 프랜차이즈 본부에서 닭을 어떻게 양념하고 조리하느냐에 따라 소비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산지 표시제 시행으로 치킨의 매출이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 치킨집 매출의 80% 이상이 후라이드, 양념 치킨 등에서 나오고 있어 순살치킨의 매출이 줄어도 가맹점에 큰 타격이 없을 수 있다고도 지적한다.

또 치킨 프랜차이즈 본부 중에는 원산지 표시제 시행에 따른 소비위축보다 원산지 표시제 시행에 따른 추가비용 발생을 더 큰 부담으로 여기는 곳도 나오고 있다.

치킨퐁 관계자는 “영수증, 배달용 박스, 메뉴판, 매장 벽면 메뉴판 등에 원산지를 표기해야 함에 따라 가맹점당 평균 17만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가맹점에 따라서는 원산지 표시를 이행하지 않으려는 곳이 나올 수 있어 치킨퐁에서는 본부가 원산지 표시에 들어가는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치킨 원산지 표시제 시행 이후 치킨업계가 수입산 냉동닭 사용을 기피하는 가운데 이처럼 일각에서는 여파가 적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향후 시장 변화가 주목된다.

신원철 기자 hac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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