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감칠맛은 우리를 병들게 하는 맛
<월요논단>감칠맛은 우리를 병들게 하는 맛
  • 관리자
  • 승인 2010.08.2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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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대 외식조리학과 나정기 교수
우리는 먹기 위해서 사는 것일까? 그래서 배가 고파도 먹고, 기쁠 때도 먹고, 슬플 때도 먹고, 스트레스를 받아도 먹는 것일까? 좀 더 맛난 것, 좀 더 새로운 것, 좀 더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것들을 갈망하는 것일까? 그래서 일상생활에서 먹고 마시는데 그리도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우리들의 삶의 중심에 자리매김하고 있는 하루 세끼의 일용할 밥상을 선택하고 준비하는데 어느 정도나 염려하며, 그 밥상을 앞에 두고는 어느 정도나 감사해 할까? 우리들의 삶 속에서 음식의 중요성은 우리 모두가 공감한다. 음식과 건강간의 상관성도 인정하고 있다. 그래서 모두가 음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삶의 질에 관심을 갖게 될 수록 안전하고 건강한 음식에 대한 욕구는 강해진다. 그러나 우리들의 식생활을 관찰해 보면 우리 삶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일용할 양식의 중요성은 찾아볼 수 없다. 넘쳐나는 음식물 쓰레기. 무질서한 식탁. 하루 세끼의 밥상을 선택하고 준비하는데 염려는 있으나 실천은 없다. 밥상을 앞에 두고 감사할 줄도 모른다. 머리로는 건강한 음식을 찾지만 입으로는 맛난 음식만을 추구한다. 그래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과식을 한다.

과식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받게 되는 각종 스트레스가 원인이 된다고 한다. 우리 몸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에너지가 저하되는 저혈당상태가 된다고 한다. 이런 상태에 도달하면 뇌는 에너지를 낼 수 있는 당을 필요로 하며, 그래서 당의 함량이 높은 음식을 먹게 된다고 한다. 또한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그 스트레스를 이길 수 있는 세로토닌을 필요로 한다고 한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이기는데 요구되는 세로토닌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방법 중 대부분의 사람들이 손쉬운 음식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한다. 이 때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그 음식을 먹었을 때 기분이 좋았다고 기억되는 음식을 주로 먹게 된다고 한다. 즉, 익숙한 맛의 음식으로 중독성이 강한 감칠맛을 가진 음식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감칠맛에 중독되어 포만감을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과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즉, 포만감하고는 다른 메커니즘이 작동하여 과식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소식하는 사람이 장수한다는 사실은 의학적으로나 현실적으로도 검증된 사실이다. 어떤 건강식품을 먹든, 어떤 건강비법보다 한 수 위에 있는 장수비결은 소식(小食)이라는 것이다. 과식을 하게 되면 우리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 이상을 공급받기 때문에 쓰고 남은 에너지는 지방세포에 축적된다고 한다. 그런데 지방세포도 남은 에너지를 더 이상 축적하지 못할 때, 혈관 내에 쌓여 고지혈증을 유발하기도 하고, 혈관에 당이 쌓여 혈관을 약하게 만들어 혈관 내 출혈을 초래하기도 한다고 한다. 그래서 과식(過食)은 21세기를 주도하는 만병의 근원이 된다고 한다. 또한 과식은 노화를 촉진하는 주원인으로 알려진 활성산소를 과대하게 발생시키며, 또한 우리 몸의 장기를 공격하여 만성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한다.

우리들은 상업적인 감칠맛에 길들여져 있다. 먹고 또 먹어도 물리지 않은 고소하고, 짭짤하고 달콤하거나, 자극적인 음식들의 맛이 우리 뇌에 기억되면 우리들을 기분 좋게 하여 포만감을 느끼고 있음에도 계속 먹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감칠맛에서 찾는 즐거움은 건강을 망치는 즐거움과 맞바꾸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들을 유혹하는 대부분의 상업적인 음식들은 감칠맛이 주도하고 있다. 감칠맛을 이용해서 식욕을 자극하는 것이 화학조미료라고 한다. 우리들은 미식가인체 하나 감칠맛에 길들여진 미련한 존재이다. 감성을 다스리는 입맛이 이성의 지배를 받는 몸 맛에 패한지는 이미 오래다. 그래서 여기저기에서 입으로는 건강을 말하지만 밥상의 선택과 준비는 입맛에 맞춘다. 그렇기 때문에 맛난 집을 찾아, 맛있는 음식을 찾아 이곳저곳 기웃거린다. 그래서 사람들은 감칠맛을 내기 위해 온갖 장난을 다 부린다. 그 정도가 지나쳤음에도 그칠 줄 모른다. 미련한 우리들은 그칠 줄 모르는 그 장난에 놀아나고 있다.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고, 그래도 우리들은 감칠맛을 찾아다닌다. 그러나 너무 지나치거나 자극적인 맛으로 미각을 돋우는 것은 우리 몸속에 잔재하는 못된 취향이다. 예술도 마찬가지이다. 아름다운 자연을 있는 그대로 느끼는 대신 허식적인 장식에서 기쁨과 안위를 찾는 것 또한 조악한 취향이다. 그래서 필자는 배웠다. 소식(小食)은 내가 접하는 음식에 대해 애정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것을, 소식을 하는 사람은 미식가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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