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서 올리브유와 와인 공장들을 둘러보며 말로만 듣던 올리브유와 와인이 어떻게 생산되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온 산이 올리브 나무와 포도나무로 빼곡히 가득 찬 모습과 식사 때마다 올리브유와 와인을 빼놓지 않고 먹는 이탈리아인들을 보면서 올리브유와 와인이 이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식품인가 하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이탈리아가 우리 기자들을 자국에 초청한 것은 이 제품들을 우리 시장에 선보이기 위해서였다. 자신들의 제품을 소개하고 특히 품질의 우수성을 보여줌으로써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다.
그 이면에는 자신들의 제품이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고 여기는데 한국 시장에서는 프랑스, 스페인 등에 밀려 힘을 못 쓴다는 현실이 숨어 있었다. 특히 최근 미국의 건강전문지 ‘헬스’가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스페인산 올리브유를 선정한 것이 이탈리아를 자극한 듯싶다.
하지만 그곳에서 느낀 것은 이탈리아인들이 한국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는 것이다. 기자가 만난 몇몇 현지 무역 관계자들은 2002년 월드컵 때 한국이란 나라를 처음 들어봤다는 말을 했다. 지금도 많은 이탈리아인들이 한국이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어 있는 동방의 작은 나라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니 한국이란 나라를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 이탈리아가 우리나라에 물건을 수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든다. 상대방에 대해 잘 모르면서 ‘우리 제품이 좋으니까 너희는 당연히 우리 제품을 사야해’란 막무가내식의 자세로 나온다면 결과는 뻔하지 않겠는가.
일정이 거의 끝나갈 때 우리와 동행했던 한 이탈리아인이 우리에게 이런 말을 했다. “우린 너무 다르다. 조금씩 천천히 알아가자.”
국가 관계도 인간관계와 마찬가지일 것이다. 서로 관심을 갖고 알아야 서로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것이다. 이탈리아는 이 상식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이승현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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