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보면, 그리고 미국 본사 입장에서 보면 아웃백은 분명 국내 시장에서 신화를 창조하고 있다. 2005년말 현재 70호점을 개설한데 이어, 국내 진출 10년이 되는 내년 3월쯤 100호점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영업 중인 점포 대부분이 흑자를 내면서 지난연말 기준 전체 매출 2200억원으로 페밀리레스토랑 업계에서 확고부동한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외식업종 전체에서 브랜드가치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모든 브랜드 중에서도 73위에 올라 있을 정도다.
아웃백의 이같은 성공이 국내 패밀리레스토랑 업계 발전의 견인차 역할은 물론 외식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누구나 인정한다. 아웃백이 국내 외식산업의 질적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데 1등 공신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이 아웃백 성공신화의 명(明)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아웃백 성공신화의 어두운 부분(暗)은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아웃백의 성공신화가 미국 아웃백 본사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국내 경영진, 특히 퇴임한 정인태 사장의 탁월한 경영능력과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 때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국내 1호점을 개설하자마자 IMF 상황을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인태 사장 특유의 저돌적인 추진력과 돌파력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고, 다른 업체들과는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과 영업방식으로 오늘날 아웃백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결과는 뭔가. 신화창조의 주인공은 10주년과 100호점 개설을 눈앞에 두고 중도하차했다. 특별한 이유도 설명도 없었다. 그야말로 돌연 사퇴였다. 사퇴배경을 두고 확인되지는 않지만 들려오는 이런 저런 소문이 심상치 않다. 그 중에 하나가 필자의 귀를 자극하고 있다. 정인태 사장의 사퇴는 회계 또는 재무상의 문제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말들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회사에서 공식적인 언급이 없고, 또 사퇴한 자는 말이 없기에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분명한 것은 정인태 사장의 갑작스런 사퇴가 상식적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는 석연찮은 면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또 현재 국내법인 (유)오지정의 지분 가운데 창업자인 정인태 사장을 비롯한 내국인의 지분은 소액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지분은 미국 아웃백 본사가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인태 사장이 IMF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 본사의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국내법인 지분을 팔아넘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상황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뭔가.
시쳇말로 ‘죽을 쑤어서 개 주는 꼴’과 다름없다. 국가이익을 우선시 하는 언론의 입장에서 보면 아웃백의 성공신화는 국내 외식산업 발전의 견인차 역할이라는 긍정적인 이면에 ‘국부유출’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부정적인 면이 분명히 있다. 아웃백의 경우 다른 외국계 패밀리레스토랑과 마찬가지로 로얄티는 로얄티 대로 지급하면서 국내법인이 벌어들이는 수익도 대부분 미국 본사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이것이 바로 아웃백 성공신화의 암(暗)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또 오늘날까지 아웃백을 이끌어 온 정인태 사장의 중도하차가 향후 아웃백의 경영과 업계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따라 아웃백 성공신화의 명과 암의 비중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동안 국내 패밀리레스토랑 업계는 아웃백 주도하에 팽창 위주의 사업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겉만 화려했지 실속은 없다’라는 우려와 비판의 소리를 적지 않게 들어왔다. 시장 확대의 엔진 역할을 한 정인태 사장이 빠진 상황에서 만에 하나 아웃백이 지금과 다른 모습, 즉 경영상황이 악화되는 쪽으로 기운다면 아웃백 성공신화에 대한 평가는 明보다는 暗쪽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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