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한식세계화와 중간평가
<월요논단> 한식세계화와 중간평가
  • 관리자
  • 승인 2010.09.02 07: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퍼듀대학교 장수청교수
한식은 미국인에게 얼마나 알려져 있을까? 이부분에 있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최근의 연구논문 (Jang & Ha, (2009) Asian foods in the US: Developments, customer profiles, and experiences. Journal of Foodservice Business Research, 12(4), 403-412)을 근거로 보면, 미국인중 한식 (Korean Food)이라는 말을 들어 보았는지에 대한 질문에 69퍼센트가 ‘그렇다’고 대답한 반면, 평생 한번이라도 한식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16퍼센트에 불과했다.

지난해 말에 ‘무한도전’이라는 TV프로그램에서 방송된 것처럼, 미국의 가장 국제적인 도시이면서 한식당이 많이 모여있는 뉴욕의 맨하탄에서도 한국음식을 모르는 사람이 상당히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과 실제 외국현지에서 생각하는 한식의 인지도는 대단히 차이가 크다. 이에 비추어 보면 최근에 한국 신문에서 자주 등장하는 ‘한식 미국인의 입맛을 사로잡다’는 표현은 지나치게 과장된 것이 아닐까?

미국에서의 한식당은 그동안 알려진 것처럼, 주로 이민 온 교포들이 다른 교포나 유학생을 상대로 영세하게 운영하여온 곳이 대다수였고, 그에 따라 재미 교포들이 거주하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모여있는 양상이다.

필자가 미국 중부지역을 여행하면서 차량 네비게이터로 아시아 음식점을 찾다보면 한식당을 찾기는 상당히 어렵다. 그러나 최근의 한식 세계화 노력으로 어느 정도의 변화가 있을 것을 기대하고, 금년 2월 말에 시카고 지역 한식당들을 연구차 탐방한 바 있다.

결과는 놀랍게도 현지 어느 한식당도 한식세계화를 신문에서는 보았지만, 본인들이 직접 도움을 받은 것은 없고, 오히려 최근 들어 더욱 어려워진 미국경기의 영향으로 몇몇 식당들은 문을 닫거나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한식세계화 노력에도 왜 이런 어이없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잘 알려져 있듯이, 이 정부 들어 한식세계화를 주요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많은 노력을 해 왔다. 정부 내 한식세계화를 전담하는 부서도 만들어지고, 정부투자기관과의 공동 노력으로, 영문표기 표준화, 외국인 선호 식단선정, 한식셰프 양성, 한식관련 웹사이트 개발, 해외 전시회 참가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왔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노력은 외식업체의 해외진출이나 진출업체에 직접도움을 주는 방식이 아닌, 인프라 구축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이다.
이 정부이전에도 한식세계화에 대한 논의는 있어왔다.

그러나 이번 정부 들어서는 영부인이 앞장서서 관심을 보여주는 등 그 실천의지가 충만해 보인다. 추진목표도 놀라운 수준이다. 2017년까지 한식을 세계 5대 음식으로 만들고자 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해외 한식당수를 현재 추정되는1만개에서 2017년까지 40만개로 확대시키겠다는 것이다. 간단히 계산해도 앞으로 7년 동안 3만개의 식당이 추가로 만들어 져야하고, 매년 4천개이상이 새로 오픈해야 가능한 목표다. 이것도 기존 식당의 폐업이 하나도 없다는 가정에서 가능한 것이다.

과연, 달성 가능한 목표일까? 이 정부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사업성과에 대한 의구심과 더불어, 한식세계화사업이 다음 정권에서도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정부는 사업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고려해, 올 3월 ‘한식재단’을 설립했다. 그러나 한식재단은 정부에서 예산을 지원받지 않으면, 독자적으로 한식세계화 사업을 수행 할 수 있는 재정구조를 갖추고 있지 않다. 즉, 한식재단도 실질적으로 정부와 한 몸체나 다름없다. 현재는 한식세계화에 많은 인력과 예산이 투입되어있다. 그러나 성과에 의문이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도 사업이 지속 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그동안 우리가 달성한 것이 목표대비 어디까지 와있는 것일까? 어디에서도 그것에 대한 대답을 찾기 어렵다.

이 중요한 물음에 답하기 위해, 이 정부가 후반기로 접어든 지금이 한식세계화의 중간평가를 해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한다. 중간평가를 한다면, 목표를 현실화 하는 것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다. 한식세계화는 선진국을 지향하는 우리 국민 모두가 이루어야 하는 한국문화수출의 핵심 사업이고 이는 앞으로 수십 년 지속되어야만 이룰 수 있는 장기 사업이기도 하다.

■필자소개=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MBA를 취득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관광학 이수 △미국 퍼듀대학교 박사학위 취득 △전 LG종합금융 경영정책팀 차장 △미국의 교육자 인명사전 등재 등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