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닭’ 폭리 논란 진실은?
‘수입 닭’ 폭리 논란 진실은?
  • 신원철
  • 승인 2010.09.02 0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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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업계 반발 거세…“가격 단순 비교는 곤란”
대표적인 배달 외식 메뉴 중 하나인 치킨이 때아닌 폭리 논란에 휩싸였다.

치킨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일부 언론의 주장과 이에 현실성이 없는 보도라는 치킨 업계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최근 SBS방송에서 일부 치킨집들이 국산 닭고기보다 3분의 1 가격인 수입 닭고기를 쓰면서 국산 닭고기인 양 허위 표기해 치킨을 비싼 가격에 판다는 보도가 나갔다. 또 원산지를 허위로 표기해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방송에서는 지난해보다 70%나 늘어난 닭고기 수입량에도 치킨 업계가 가격을 떨어뜨리지 않고 국산 닭고기 가격 수준으로 치킨을 팔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닭다리, 닭날개만으로 구성된 조각치킨 메뉴가 수입 닭고기로 만들어지는 메뉴로 대표적인 폭리제품이라는 것.

지난 8월 10일 치킨의 원산지 표시제가 시행됨에 따라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닭고기의 원산지 표기 부분을 지적한 셈이다.

치킨 가격, 피자 절반 수준

하지만 치킨 업계에서는 국내산 닭고기 가격과 수입산 닭고기 가격을 단순 비교해 수입산 닭고기를 쓰는 조각치킨에서 폭리를 취하는 것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반발한다.

치킨 원가에서 닭고기 이외에 점포의 임대료, 인건비, 치킨 튀김 기름 구매비용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닭고기 가격이 떨어져도 치킨의 판매가격을 내리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물가 상승률과 비교하면 다른 외식 메뉴보다 치킨의 판매가격 인상이 상대적으로 더딘 점을 감안할 때 결코 비싼 가격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배달 외식 메뉴 중 하나인 피자와 치킨은 10여년 전만 해도 한판, 한 마리가 각각 1만2천원 안팎으로 가격이 비슷했지만 피자는 최근 한판에 3만원을 웃돌 만큼 가격이 뛴 반면 치킨 한 마리는 여전히 1만6천원 안팎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 2005년과 2007년 두 차례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판매가격을 인상한 후 불황의 여파로 판매가격을 동결한 결과 치킨 판매가격이 피자의 절반 수준이 됐다.

이에 더해 지난해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두 마리 치킨’은 치킨 한 마리 가격에 두 마리를 팔고 있다. 가격만 놓고 보자면 오히려 폭락한 셈이다.

수입 닭 비중 불과 10%

무엇보다 조각치킨을 제외한 후라이드, 양념치킨 등에 국내산 닭고기를 쓰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수입산 닭고기 사용에 따른 수익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수입산 닭고기 사용량은 국내산 닭고기의 10분의 1 수준”이라며 “치킨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산 생닭을 쓰지 않으면 브랜드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브랜드의 전체 매출에서 국내산 생닭을 쓰는 후라이드 치킨과 양념치킨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전체 50%, 30% 선이다. 반면 수입산 닭고기를 쓰는 조각치킨 매출은 불과 1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업체만이 아니다. 수입산 닭고기를 쓰는 조각치킨의 매출 비중은 브랜드별로 편차가 있지만 아무리 커도 15%를 넘지 않는다. 치킨집들이 수입산 닭을 써 폭리를 취한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

이처럼 치킨의 원산지 표시제 시행 이후 소비자들의 수입산 닭고기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확대 해석하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어 보는 이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식품안전에 유독 예민한 국내 소비자들을 자극하는 기사로 이슈를 만드는 언론의 보도행태에 대한 치킨 업계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신원철 기자 hac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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