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이디야 문창기 대표
(주)이디야 문창기 대표
  • 관리자
  • 승인 2010.09.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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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에 한국커피 자존심 세우겠다”
낮은 가격·신선한 원두·입소문으로 400호점 출점 … 매장 보유수 1위
까다로운 가맹점 오픈으로 폐점률 낮춰 … 안전·신중한 출점방식 강조

최근 커피전문점은 불황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무한 팽창을 거듭하고 있다. 자본으로 무장한 삼성, 롯데, 한화, 신세계, CJ 등 국내 우수대기업들도 커피전문점 사업에 동참하고 있으며 매년 다양한 커피 브랜드들이 커피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하지만 커피전문점 역시 무한경쟁 시대를 맞으면서 폐점하는 곳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렇다 할 홍보 없이 오직 맛과 입소문만으로 400호점을 오픈, 동종업계 매장 보유수 1위를 기록한 토종커피브랜드가 있어 화제다. 바로 ‘이디야커피’다.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놀라운 성공을 일궈낸 주인공 ㈜이디야 문창기 대표를 만나봤다.
●금융전문가에서 커피전문가로
문창기 대표는 금융전문가 출신으로 사실상 커피와는 인연이 먼 사람이었다. 그는 1989년 동화은행 설립 원년멤버로 경영혁신팀, 종합기획부 등 주요부서에서 잘 나가는 행원이었다. 영업을 담당했을 때는 삼성을 전담했다.
하지만 동화은행이 퇴출되면서 삼성증권으로 이직을 했고 투신팀장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삼성증권에서도 문 대표는 탁월한 통찰력으로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실력을 인정받아 뮤추얼펀드 등을 운용할 때는 수천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운용할 정도였다.
주식시장에서 경력을 쌓은 그는 독립을 결심했고 2001년 증권사 직원, 회계사 등을 모아 ‘유레카벤처’를 설립했다. 이곳에서 문 대표는 주로 컨설팅 업무를 실시했고 기업의 인수 및 합병과 관련된 일을 했다.
인수 합병 컨설팅을 하던 그에게 2004년 ‘이디야커피’라는 커피 프랜차이즈 회사를 팔아달라는 의뢰가 들어왔다. 2004년 당시 이디야커피(이하 이디야)는 100개 점포 가까이 오픈을 한 상황이었지만 당시 사장은 시장의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고 판단을 한 것이다. 2004년도 커피전문점 시장은 2003년부터 불어온 경기불황의 여파로 2000년 초부터 꾸준하던 성장세가 주춤, 하락세를 보이면서 시장이 재편되는 양상을 띠고 있었다.
하지만 문 대표는 커피전문점 인수와 관련된 작업을 실시하면서 예상외로 커피사업이 참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문 대표는 “당시 커피 시장을 조사해본 결과 경기의 여파로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커피에 대한 소비자 니즈는 꾸준할 것으로 판단,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사업적으로 성공을 하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덕목 중의 하나가 통찰력이라고 했었나? 투신팀장으로 활약했던 투자전문가답게 문 대표는 자신의 통찰력 하나만을 믿고 이디야를 직접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주변의 반응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았다. 당시 금융 컨설팅 사업을 잘 이끌어 가던 그가 생소한 커피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나섰으니 어찌 보면 말리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문 대표 역시 당시에는 노하우가 없이 미래시장성을 보고 투자를 한 사업인 만큼 정도경영을 실시하면 성공한다는 보편적인 경영방침 하나만 믿고 사업을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정도경영이 성장의 열쇠
처음 시작은 다소 무모했을 수도 있으나 금융기업을 운영했던 오너답게 이디야의 사업방향을 세분화 시켰고 단계에 맞춰 사업전략을 구성했다.
우선 문 대표가 강조한 것은 외식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맛’ 이었다. 이를 위해서 그는 제일 먼저 식자재 차별화를 꾀했다. 커피생두를 아라비카 100%로 교체했다.
또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던 국내 최고의 커피생산업체인 동서식품에 더욱 품질 좋은 OEM제품 생산을 부탁했다. 이에 대해서도 이견이 많았다. 당시 원가절감을 위해 본사에서 직접 로스팅을 하라고 권유하는 사람이 많았던 것.
하지만 문 대표는 커피생두의 경우 작황이 해마다 들쑥날쑥해 본사가 비용부담은 조금 더 지더라도 비교적 안정적이고 원활한 생두수급이 가능한, 또 현지에서 로스팅과 관련해서는 가장 큰 규모와 노하우를 자랑하는 동서식품과의 유대관계를 더욱 강화시켰다.
로스팅방식도 일반적인 커피숍들이 추구하는 비교적 수월하게 균일한 맛을 낼 수 있는 강배전(French roast)방식은 지양하고, 다소 까다로운 에스프레소 최적의 맛을 낼 수 있는 중강배전(Full city roast)을 실시했다.
이러한 문 대표의 노력은 고객들이 먼저 알아봐주었다. 2200원의 스타벅스 절반가격의 수준, 국내 현지에서 7일 이내 볶은 신선한 원두, 중강배전을 통해 신맛과 쓴맛, 진한 초콜릿 향의 조화를 느낄 수 있는 이디야만의 커피 맛은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게 됐다. 매장은 급격하게 손님들로 북적거리기 시작했고 창업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이렇게 이디야는 400호점 출점의 근간을 마련할 수 있었다.
10여 년간 커피사업을 운영하며 얻어낸 노하우로 최근에는 커피맛과 관련된 레시피 매뉴얼을 완성시키고 지난 5월에는 ‘이디야커피연구소’를 설립, 원두와 관련된 좀 더 전문적인 연구를 실시하고 있다.

●우보천리(牛步千里)식 경영으로 큰 호응 얻어
하지만 그는 정도경영을 표방한 만큼 인기에 편승해 함부로 매장을 오픈시켜 주지 않았다. 경쟁사들이 매장 출점에 연연하고 있을 때 문 대표는 오히려 폐점의 여파가 적은 매장을 열어주는데 초점을 맞췄다.
아무리 A급 상권이라도 높은 임대료 등으로 수익이 적다면 점포를 열어주지 않았다. 금융인 출신답게 반드시 투자대비 손익이 날수 있는 곳에만 매장을 오픈시켰다.
또 반드시 원금은 지킬 수 있는 매장에만 이디야 브랜드를 걸 수 있도록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프랜차이즈 창업시장에서 ‘이디야’는 가맹점 오픈하기 너무 까다로운 브랜드라는 소문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물론 이러한 고집 때문에 점포수는 급격하게 증가하지는 않았지만 폐점은 줄일 수 있었다. 그가 2005년 인수직후 300여 곳의 매장을 출점시켰지만 폐점률은 한 자리 수에 머물고 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2008년과 2009년에 들어서면서 폐점률은 더욱 줄어 각각 42개, 58개의 매장을 오픈했지만 폐점률은 3%에 불과했다. 올해는 이 보다 1%p 준 2%를 예상하고 있다.
폐점률은 줄고 오픈은 지속됨에 따라 매출 역시 여타 브랜드들이 굴곡을 그리고 있을 때 두 자리 수 이상의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문 대표는 “창업은 결코 서둘러서 되는 일이 아니다. 천천히 가되, 정확히 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물론 빠른 점포수 확대는 본사의 입장에서는 수익 면에서 큰 이득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만큼 리스크도 클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내 가족과 전 재산을 거는 사업에서 그런 모험을 할 수 있는가. 중요한 것은 기초가 튼튼한, 그래서 서둘러 가지 않고 안전하고 신중한 출점방식을 고집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정직한 경영과 소걸음이 천리를 간다는 ‘우보천리(牛步千里)’ 방식의 경영은 가맹점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고 이러한 점은 입에서 입을 통해 전달돼 무리한 홍보비용 투자 없이 가맹점주를 모집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또 하나, 문 대표가 중요시 하는 것은 홍보 등에서 가맹점주들에게 무리한 투자를 요구하지 않는다.
현재 입소문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고 가능한 메이저 이벤트는 본사가 부담을 하고 있다.
내년에도 10주년을 맞아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일 예정인데 이번행사 비용 역시 본사가 부담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부드러운 ‘감성 경영’ 추구
문 대표는 경쟁이 치열한 커피시장에서 이디야를 선두업체 반열로 등극시킨 날카로운 경영전문가지만 회사 경영방식은 부드러운 ‘감성 경영’을 중시하고 있다.
그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바로 ‘미소’다. 부드러운 미소는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해 줄 뿐 아니라 서비스업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그는 표정이 어둡고 그늘이 진 인물은 절대 이디야 직원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이 때문에 본사는 밝은 미소의 직원들로 넘쳐나고 항상 활기를 띠고 있다.
또 하나 강조하고 있는 것은 ‘독서 경영’이다.
매달 직원들이 읽을 책을 고르면 회사에서 구입을 해준다. 대신 직원들은 독후감을 써내고 관련 내용으로 토론회를 여는 등 독서는 단순한 지식습득을 넘어 대화의 창구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독서 경영덕분에 직원들은 중간관리자로서의 역량을 보다 더 강화 시킬 수 있었다.
문 대표 또한 감성의 폭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사진을 찍는 것을 취미로 삼고 있다. 경력만도 10여년이 넘었고 카메라 동호회에서는 꽤 유명한 실력파로 알려질 정도로 수준급이다.
최근에는 과거 행원시절 사보기자 활동을 하던 경력을 살려 ‘커피 그 블랙의 행복’ 이라는 책을 출간을 하기도 했다.

●글로벌기업 도약이 최종 목표
이디야는 국내에서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커피전문점 브랜드로서 자리를 잡았다.
최근 대형규모의 매장을 지속적으로 오픈하고 있어 소형 테이크아웃전문점부터 대형 매장까지 운영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브랜드로도 거듭났다. 최근 가맹점포 계약률을 보았을 때 내년 500호점 돌파도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문 대표는 여기서 머무르지 않고 이디야가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얼마 전 중국 및 미국, 해외시장의 조사를 다녀왔다. 그는 한국 커피전문점들이 글로벌경쟁력이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이 또한 소걸음처럼 신중하고 정확하게 짚어가며 천천히 갈 생각이다.
현재는 이디야 브랜드로 해외시장에 진출할 것인지, 신규 법인을 설립해 진출할 지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지만 조만간 결과물을 만들어 내겠다는 각오다. 최근 직원들에게도 이러한 이유로 외국어를 강조하고 있다.
문 대표는 금융인 출신답게 다소 ‘어려운 사람’이라는 인상을 풍기기도 한다. 그러나 직접 만나본 문 대표는 누구보다 정이 깊은 사람이고 식지 않는 열정을 지닌 사람이었다. 그의 열정이 국내 커피 산업 발전의 밀알이 되길 기대해본다.
글=장유진 기자 yujin78@ / 사진=이종호 기자 ez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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