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공장'이 미래 농업의 대안
'식물공장'이 미래 농업의 대안
  • 신원철
  • 승인 2010.09.1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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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푸드테크 2010, '미래형식물생산시스템 현황과 전망' 주제 세미나
올해 오사카에서 열린 국제식품산업전 ‘푸드테크2010’에서는 ‘식물공장’이 주요이슈로 다뤄졌다. 식물공장이란 실내공간에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농산물을 생산해 내는 것을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이상기후로 인해 농산물 작황이 갈수록 어려워짐에 따라 외부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태양과 토양이 없이도 농산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식물공장’ 시스템이 미래 농업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20여년 전부터 식물농장에 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진행돼 온 일본은 최근 2~3년간 이와 관련한 기술개발이 부쩍 활발해지면서 현장에 적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에는 점포 내에 소규모로 식물재배 시스템을 설치, 샐러드용 야채는 직접 길러 사용함으로써 신선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을 내세우는 레스토랑이 동경을 중심으로 서서히 늘고 있다.

그러나 식물공장 시스템은 초기투자비용이 크고 생산 가능한 작물이 한정적이라는 한계에 부딪히면서 폭넓게 확산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러한 가운데 푸드테크2010이 마련한 식포럼에서는 ‘미래형식물생산시스템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열려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이번 세미나는 기술면, 경제성, 시장성에 초점을 맞춰 식물공장의 미래를 진단해 본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날 주제강의는 오사카부립대학 무라세(村瀨)교수가 ‘식물공장의 시장규모’에 대해 발표한데 이어 농사조합법인 하이테크팜 마쯔무라(松村)대표와 가다그린팜 하브쯔(羽布津) 사장이 각각 ‘식물공장의 운영현황’, ‘고도의 기술로 재배되는 토마토’라는 주제로 현장중심의 경험을 발표해 공감을 얻었다.
다음은 주요 주제발표 내용이다.

▶ 미래형식물생산시스템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현장
‘식물공장의 시장규모’
오사카부립대학대학원생명환경과학연구과 무라세하루히코(村瀨 治比古) 교수

최근 우리의 농업환경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상재해는 물론 새롭게 생겨나는 병충해 또한 농산물 수확에 큰 피해를 주고 있는 실정이다. 식물공장시스템은 필요한 것을 필요한 만큼, 필요한 곳에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농약이나 병충해 등의 피해도 막을 수 있어 완벽한 청정환경을 유지한다는 것도 식물공장시스템이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다.

식물공장시스템은 농산물에 관한 비즈니스뿐 아니라 사회 인프라로서의 역할도 기대된다. 일본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08년 자살수는 3만2845명으로 이 중에서 60세 이상의 자살률이 3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0세 이상의 자살원인으로는 50%가 건강상태를 비관한 것이었고 17%가 경제문제, 기타가 20%로 조사됐다. 특히 60세 이상 노인들 중에서 가장 많은 질병이 우울증이라고 한다. 우울증 치료방법 중 원예요법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원예요법이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임상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식물공장에 노인인력을 활용한다면 우울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병원비를 절감하는 것은 물론, 노인고용창출 등 다방면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식물공장시장은 크게 작물판매수익과 공장건설, 야채가공시장으로 나눌 수 있다.

지난 2008년 식물공장에서 생산된 작물판매액은 27억8800만엔으로 조사됐다. 이를 기준으로 오는 2013년에는 1천억엔, 2018년 2천억엔 수준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며 2020년에는 그 시장규모가 288억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양상추 등 잎채소가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2018년 이후에 기술이 발전하면 토마토 등 고부가가치 작물시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한다.
식물공장과 관련된 건설시장도 지난 2008년 16억8천만엔이었으나, 오는 2020년까지는 129억엔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부가가치가 큰 분야는 야채가공시장이다. 세척 또는 컷팅해 포장되는 야채가공시장은 미국의 경우 현재 3천억엔 정도 수준이며, 야채를 적게 먹기로 알려진 이탈리아에서도 800억엔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진국에서 이와 같은 수요가 있다면 일본도 향후에는 1천억엔 규모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오사카 인텍스에서 열린 ‘푸드테크2010’에서 선보인 식물재배기기 모습.
‘식물공장의 운영현황’
농사조합법인 하이테크팜 대표이사

지난 1985년 한 과학박람회에서 ‘회전식양상추 생산시설’을 본 것이 식물공장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됐다. 당시 수박농사를 지으면서 기후에 따라 수확결과가 너무 차이가 나는 것을 경험하고 매년 같은 환경에서 일정한 수확량을 확보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던 차에 식물공장 시스템을 접하게 됐다.

본인은 식물공장을 한발 앞서 운영해 본 경험을 토대로 현실에 대해 얘기를 하고 싶다.

1992년 4월 식물공장 1호가 탄생했다. 당시 정부에서 50%, 현에서 10%, 시에서 10%를 지원하고 나머지 개인이 30%의 투자비를 들여 면적 300㎡ 규모의 공장이 지어졌다.

이 곳에서 생산되는 품목은 양상추를 비롯한 샐러드용 잎야채. 하루 생산량은 700포기, 연간매출액은 2400만엔이다. 고용인원은 4명.

1호공장은 정부의 지원을 많이 받기는 했지만 과정이 쉽지 않았다. 지원을 받기 위해 작성해야하는 서류작업도 너무 어려웠다. 정부지원을 얻기 힘든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식물공장을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운영비 중에서 광열비가 30%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전기료가 여름철에는 월 80만엔 정도가 나오며(30평 기준), 겨울철에는 70만엔 정도로 일정한 온도관리를 위한 비용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이 문제는 향후에는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초기투자비용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은데 이 질문에는 정확한 답이 어렵다. 왜냐면 공장을 어떤 형태로 지을 것인지, 또 에너지는 LED를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에너지를 사용할 것인지에 따라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균적으로 일반 비닐하우스보다 초기투자비용이 적어도 3배 이상은 차이가 난다고 보면 맞을 것 같다. 이 수치는 건물을 신축하는 비용은 제외한 것이다.

작물의 성장속도를 비교하면 비닐하우스에 비해 70% 정도 빠르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생산성은 높은 편이라 하겠다.

식물공장은 여러 가지 면에서 미래형식물재배시스템으로 충분히 주목받을 만하다. 그러나 아직은 여러 가지 기술적인 문제를 비롯해 비용문제가 있어 쉽게 생각하면 안 되는 사업이다. 또한 사업을 시작하기 전 철저한 판로가 확보돼야 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다.

박지연 기자 pjy@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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