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자재 가격 폭등, ‘공동구매’가 해법!
식자재 가격 폭등, ‘공동구매’가 해법!
  • 신원철
  • 승인 2010.09.17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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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외식업체들의 식자재 구매 전략은 가격 경쟁력 확보
국제 곡물가격 파동으로 인해 연일 식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외식업체들은 당장 판매가격을 인상하지 않으면 수익저하에 시달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 게다가 식자재 가격 인상이 서민들의 주머니까지 얇게 만들어 외식업체들은 매출저하의 이중고까지 우려하고 있다. 이에 공동구매 시스템을 통해 식자재 가격을 안정시키고 있는 국내외 외식업체들의 사례를 분석해본다.

가격 경쟁력 확보가 외식업 경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되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나빠지면서 품질은 물론이요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지 못하면 외식업체가 도태되기 십상이다.

이러한 가운데 외식업체들의 식자재 직거래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전략 중 하나로 꼽힌다.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올라가 품질은 뛰어나면서 가격은 저렴한 메뉴를 개발하려면 외식업체가 여러 유통업체를 거쳐서 식자재를 공급받아서는 어렵기 때문이다.

맥도날드, 글로벌 구매+현지 구매 조화

식자재 가격 안정화에 성공하고 있는 대표적인 해외 외식업체는 맥도날드를 들 수 있다. 지난 2001년 미국 동부 필라델피아에서 설립된 키스톤 그룹은 한국에 맥키코리아를 설립해 한국맥도날드에 쇠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등을 가공해 만드는 햄버거 패티, 닭고기 너겟 등을 전량 납품하고 있다. 육류 가격이 국내보다 안정적인 장점을 살려 식자재를 공동구매하는 셈이다.

또 햄버거빵의 경우에는 KFSC를 통해 1998년부터 햄버거빵을 공급받고 있다. 전 세계 맥도날드 햄버거가 같은 품질과 규격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이곳에서 10여년간 한국맥도날드에 공급한 햄버거빵만도 5억개가 넘는다.

패티, 햄버거빵에 더해 포장지 등도 별도의 법인을 통해 한국맥도날드에 납품된다.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맥도날드 매장에서 쓸 분량만을 별도로 생산하는 제조사가 설립ㆍ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맥도날드에서 국제화를 통해 식자재ㆍ물품 등을 공동구매ㆍ제조해 생산 단가를 크게 떨어뜨리고 있지만 신선도가 중요한 식자재는 현지 업체를 통해 공급받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한국맥도날드에서는 매일유업이 운영하는 양상추 가공센터를 통해 양상추를 공급받고, 또 동시에 햄버거용 치즈도 받고 있다. 양상추 가공센터에서는 당일 수확한 양상추를 전처리해 한국맥도날드용 양상추 제품을 생산 중이다. 이는 월 100t에 달한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맥도날드가 글로벌 외식 브랜드라고 해서 모든 면에서 표준화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햄버거 패티ㆍ빵 등 반드시 표준화가 필요한 부분을 제외하면 효율성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현지화 정책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브웨이, 전 세계 3만3천여 가맹점 위한 구매대행

92개국에 3만3천여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서브웨이의 식자재 관리 정책도 눈여겨볼 만하다.

10여년 전 서브웨이의 샌드위치 가격은 7천~1만원 안팎. 당시 외식 메뉴의 가격대가 4천~5천원 사이였던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비쌌지만 현재 서브웨이 샌드위치의 가격은 10년째 동결되고 있다. 최근에는 절반 크기 실속 샌드위치 메뉴를 3500원에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해 식자재 가격이 폭등하는 요즘 서브웨이 샌드위치의 가격은 오히려 더 저렴해졌다.

비결은 전 세계 서브웨이 매장에 샌드위치의 핵심 식자재를 공급하는 업체 운영이다. 수익추구가 목적이 아닌 서브웨이 가맹점주들의 편의를 위해 설립된 I.P.C(Independent Purchasing Cooperative)는 전 세계 서브웨이 가맹점들과 직접 계약을 맺고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3만3천여개나 되는 가맹점에서 사용되는 식자재의 구매 대행이 주 업무다.

워낙 구매량이 많다 보니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에 식자재를 구입할 수 있다.
I.P.C를 통해 공동구매된 식자재는 서브웨이가 진출한 국가별 물류사업 법인을 통해 가맹점에 배송된다.

서브웨이 코리아의 콜린클락 한국지사장은 “I.P.C는 전 세계 서브웨이 가맹점주들이 자발적으로 설립한 일종의 위원회로 서브웨이 본사에서 지정하는 규격, 품질의 식자재를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경쟁력”이라면서 “무엇보다 가맹점주들이 자율적으로 구매를 결정하고 원치 않을 때는 언제라도 구매를 철회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있는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WEFC, 가맹사업 전 분야서 ‘공동구매’

식자재 구매량의 규모화가 어려운 국내 외식업계에서는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를 중심으로 공동구매가 활성화되고 있다.

30여개 가맹본부가 참여하고 있는 공동구매협의체(WEFC)에서는 식자재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자재, 주방기기 등도 공동구매하고 있다. 구매액 기준으로 보면 식자재가 60%, 인테리어 자재가 30%, 주방기기가 10%로 식자재 구매 비중이 크다.

최근 WEFC에서 주목하는 것은 전처리된 식자재의 공동구매. 지난 8월 25일 신세계푸드와 전처리 채소의 공급계약을 맺고 파, 대파, 양파, 당근, 고추 등 10여 가지 전처리 채소를 공급받고 있다. WEFC에서 전처리 채소에 주목하는 것은 가맹점에서 사용하는 채소의 규격화, 품질 표준화가 어려웠기 때문.

더불어 앞으로 식자재, 인테리어 자재, 주방기기 등에 이어 가맹점 개설을 대행해주는 업체와 회원사들이 공동으로 거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WEFC 윤인철 사무국장은 “전처리 채소가 일반 채소보다 구매가격이 비싸지만 가맹점에서 껍질을 벗기고 가공하는 데 들어가는 인력ㆍ시간, 여기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 등을 감안하면 비용 대비 효율적”이라며 “보통 외식업체에서 전처리 채소를 구매할 때 일주일 단위로 변동되는 가격대가 적용되지만 공동구매로 월 단위로 고정 가격대에 식자재를 구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맥도날드, 서브웨이, WEFC처럼 외식업체들이 공동구매, 직거래 등으로 가격 대비 품질이 뛰어난 식자재를 구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전까지 외식업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고객들에게 친절하게 파는 것이 본업이었지만 이제는 식자재 구매 등 유통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고 이런 움직임은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신원철 기자 hac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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