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F&B ‘꼬지마루’
이안F&B ‘꼬지마루’
  • 신원철
  • 승인 2010.09.17 0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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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주막, ‘한국식 꼬치구이 주점’으로 부활
▶ 꼬지마루의 하와이안 꼬치구이.
외식업계에 ‘신토불이’ 바람이 일고 있다. 막걸리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고, 우리 쌀로 만든 빵과 국수도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주점업계에서는 일본풍의 퓨전주점을 탈피해 한국식 선술집을 표방하는 곳들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브랜드를 론칭한 ‘꼬지마루’가 바로 한국식 선술집 중 하나다. 요리 안주로 생맥주 주점 시장에 ‘호텔식요리주점’ 바람을 불어넣은 치어스에서 지난 2001년 창사 이래 10여년만에 출시한 두 번째 주점 브랜드다. 현재 성남시 분당구의 1호점을 비롯해 20여개의 가맹점이 운영되고 있다.

육류와 해물 넘나드는 22가지 꼬치구이

꼬지마루 가맹점의 하루 일과는 당일 만들어져 배송된 꼬치구이용 재료를 꼬치에 끼우는 것으로 시작된다. 여기에 소스를 발라 냉장 보관시킨 뒤 주문이 들어오면 불에 구워 내놓는다. 매장을 찾는 대부분은 여성 고객들로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메뉴가 바로 이 꼬치구이다. 그 중에서도 베이컨 꼬치구이는 아스파라거스 등 건강에 좋은 채소가 들어가 특히 인기다.

이곳에서 운영하는 꼬치구이는 총 22가지로, 해물ㆍ닭고기ㆍ쇠고기ㆍ베이컨ㆍ돼지고기 등 재료별로 5가지다. 또 이들 꼬치구이를 고추장 소스, 마늘 소스 등 한국식으로 양념해 맛을 냈다.

가격은 꼬치구이 한 접시에 1만2천원선. 두 사람이 와서 술 한 잔씩을 마시며 꼬치구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 4명 정도의 고객이 와서 꼬치구이에 탕을 주문해도 3만원 안팎의 비용이면 충분해 저렴하다는 업체 측의 설명이다.

꼬지마루에서는 최근 인기 메뉴인 꼬치구이 5가지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스페셜 꼬지마루 꼬치’를 출시했는데 고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얼리지 않은 ‘생생’ 식자재가 맛의 비결

꼬지마루에서는 일본식 꼬치구이를 주 메뉴로 하는 퓨전주점의 한국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국내에 퓨전주점이 처음 도입됐을 때만 해도 고객들이 낯설고 신기한 점에 끌려 퓨전주점의 음식을 찾았다면, 이제는 소비거품이 빠져, 맛을 보고 주점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는 것. 따라서 품질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꼬지마루에서는 한국 전통음식에 기반을 둔 메뉴가 까다로워지는 고객들의 입맛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우리 고유의 사랑방 문화를 주점에 도입해 새로운 주점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도 분석한다. 꼬지마루에서 표방하는 ‘한국식 수작 프리미엄 꼬치구이 전문점’이 바로 그것.
특히 꼬지마루의 꼬치구이는 좋은 식자재를 엄선해 주문을 받는 즉시 매장에서 바로 구워 내놓고 있어 우리의 전통요리인 ‘산적’을 계승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모든 꼬치구이 재료가 당일 새벽 가공돼 가맹점에 냉장 배송되는 점이 경쟁력이다. 대부분의 꼬치구이들이 식품제조업체에서 가공ㆍ양념ㆍ포장ㆍ배송되는 과정에서 냉동 유통되는 점을 감안하면 꼬지마루에서는 상대적으로 육질의 맛이 더 살아있는 꼬치구이를 내놓을 수 있는 셈이다.
비결은 자체 제조시설(Central Kitchen)을 기반으로 가맹점에 공급되는 식자재를 전처리하는 데 있다.

경기도 용인시 독립리에 있는 꼬지마루의 제조시설은 총 400평 규모. 배송차량 11대가 들어가는 차량기지, 150평 규모의 냉동ㆍ냉장 창고 등을 갖추고 있으며, 창고 2층에는 식자재를 가공하는 주방과 예비 창업자ㆍ주방장 등을 위한 조리교육 시설 등이 있다.

이곳에서 꼬치구이용 육류를 모두 가공할 뿐만 아니라 꼬치구이에 들어가는 양파, 파 등의 일부 채소도 전처리해 가맹점에 공급해주고 있다.
또 꼬지마루의 인기 메뉴 중 하나인 해물탕도 이곳 제조시설에서 완제품으로 만들어진다. 가맹점에서는 레토르트 방식으로 포장된 해물탕을 가맹본부로부터 받아 냄비에 넣어 끓이기만 하면 늘 같은 맛의 해물탕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더불어 땅콩 등 다양한 견과류를 혼합해 만든 마른안주 ‘너트믹스’, 국물음식에 쓰이는 다진 양념도 이곳에서 제조된다.
꼬지마루에서는 이처럼 자체 제조시설에서 식자재를 전처리함으로써 음식의 맛 표준화가 가능해 앞으로 전처리 식자재 품목 수를 더 늘려나갈 방침이다.

꼬지마루의 주류 메뉴 운영전략도 남다르다. 소주, 생과일 소주, 생맥주, 기네스ㆍ하이네켄 등 수입맥주, 양주, 정종, 막걸리, 복분자주 등 전통주, 와인 등을 모두 취급하는 백화점식 메뉴 구성이다.

최근 막걸리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여전히 소주와 맥주 수요가 많고, 또 일부 수입맥주를 찾는 고객들도 있어 이처럼 고객들의 다양한 수요에 맞춰 많은 주류를 갖추게 됐다.

화려함 보다 정갈함을 추구
인테리어 콘셉트, 매장 분위기 등도 한국식 선술집으로 꼬지마루가 각광받는 요소 중 하나다.

전반적으로 조명을 밝게 해 대부분의 퓨전주점, 꼬치구이 주점 등이 어두운 점과 대비된다. 또 한옥을 연상시키는 목재를 주로 써서 인테리어를 시공해 화려함보다는 정갈함을 강조한 점도 꼬지마루를 찾는 이들의 눈길을 끈다.

시설을 들여다보면 이곳의 테이블 한 개에는 6명이 앉을 수 있도록 돼 있고, 의자 등받이 부분을 높여 일종의 칸막이 역할을 하도록 했다. 하지만 자리가 나뉘면서도 어느 정도 열린 분위기를 내도록 등받이 부분에 창살처럼 틈새를 냈다.

이 점은 꼬지마루의 자매 브랜드인 치어스의 운영전략과도 일치한다. 주택가 등에 집중적으로 매장이 들어가다 보니 고객의 많은 수가 여성들이다. 따라서 이들의 취향에 맞춰 주점이면서도 어두운 분위기를 피했고, 자기들만의 공간을 원하는 고객들이 모임 장소로 활용하기 좋도록 시설을 구성했다.

꼬지마루에서 일반적인 주점의 분위기를 탈피하려는 것은 주점이 술을 파는 곳이 아니라 요리와 술을 같은 비중으로 취급하는 곳이 돼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의 주막처럼 술집, 식당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으면서도 누구나 편하게 찾아와 음식과 술을 즐길 수 있는 주점이 바로 꼬지마루가 추구하는 주점의 모습이다.

무엇보다 최근 취하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나누기에 좋은 가벼운 술자리를 원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어 술집이면서도 기존 술집의 틀을 벗어나려는 꼬지마루의 브랜드 운영 전략이 각광을 받고 있다. 한국식 선술집을 표방하는 꼬지마루의 앞날을 기대해본다.
신원철 기자 haca13@

<인터뷰>
“정직한 경영이 유행에 흔들리지 않는 비결”
꼬지마루 이상호 총괄 본부장
그간 주점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한국식 선술집을 만들려는 시도는 많았다. 일본풍의 퓨전주점을 탈피해 우리만의 선술집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였지만 고객들에게 인정받는 브랜드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한국식 선술집을 표방하며 최근 가맹사업을 활발히 펴고 있는 꼬지마루의 이상호 총괄 본부장에게 한국식 선술집의 성공전략에 대해 물었다.

▲한국식 선술집이 그 동안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 뚜렷한 차별화를 이루지 못한 점이 한계였다. 기존의 퓨전주점들과 안주 면에서 또 인테리어나 매장 운영 면에서 큰 차이가 없어서는 고객들에게 새로움을 주기 어려웠다. 결국 해답은 음식의 맛 그리고 서비스 품질, 매장의 분위기 등을 개선하는 것이다.
꼬지마루는 일본식 꼬치구이가 아닌 삼겹살, 소갈비살, 해물 등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친숙한 재료를 쓰고, 고추장으로 양념을 했다.
여러 외식 아이템들이 시장에서 나타났다 사라지지만 스테디셀러는 한식이다. 그래서 선술집에 한식을 도입하자는 데 생각이 미쳤다.

▲선술집들은 보통 주택가 상권에 입점할 때가 많다. 이때 주점 운영에서 가장 유의할 점을 든다면?

- 주택가 상권에서 주점을 운영하려면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이 필수다. 지속적으로 유대관계를 확보하고, 매장의 시설 구성이 고객들이 편안하게 머물 수 있도록 돼야 한다. 또 위생관리가 철저하지 못하면 고객들에게 인정받기 어려운 면도 있다. 맛, 서비스, 품질 등에 승부를 걸어 입소문이 날 정도가 돼야 한다.

▲다양한 형태의 주점 브랜드가 쏟아져 나와 주점 시장이 난립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으로 어떤 형태의 주점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보는가?

- 유행과 트렌드는 짧은 시간에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보통 주기를 보면 3년이 채 안될 때가 많다. 주점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중에는 트렌드를 따라가려는 곳이 많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유행, 트렌드를 거스르지는 않되 기본기가 충실한 주점 브랜드의 생명력이 길다고 본다.
정직하게 안전하고 신선한 재료를 써서 음식을 만들고 가격에서 불필요한 거품을 빼 고객들을 배려하는 경영만이 유행, 트렌드에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선도해나갈 수 있다.

신원철 기자 hac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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