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점업체, 고객 회전율 감소 등 이해득실 따져야
주문 폭주 현상을 부르고 있는 아이폰4, 사용자 100만명을 훌쩍 넘은 갤럭시S 등 스마트폰 이 인기 상종가를 달리면서 외식업계에도 스마트폰 바람이 불고 있다.하지만 카페, 패스트푸드점 등 일부 업태를 제외하면 스마트폰으로 무선 인터넷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와이파이존 설치가 주점 등 일부 외식업체의 매출 증가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이용자의 발걸음을 매장으로 끌어올 수 있는 점에서 와이파이존 설치가 매력적이지만 외식업체의 매출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다.
‘어플리케이션’ 환영, ‘와이파이존’ 반대!
치킨과 맥주를 판매하는 외식업체 더후라이팬를 운영하는 H&P시스템스에서는 최근 브랜드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어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가장 가까운 더후라이팬 매장을 찾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 또한 신메뉴 소개, 온라인 할인 쿠폰 발급 등의 프로모션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H&P시스템스에서는 정작 더후라이팬 매장에는 와이파이존을 설치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H&P시스템스 이정규 대표는 “고객이 한 자리에서 지나치게 오래 머물면 새로운 고객이 들어올 수 없어 시간당 매장 활용도가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며 “외식업체는 맛있는 음식, 친절한 서비스 제공 등 본연의 역할을 얼마나 충실히 하느냐가 와이파이존 설치보다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고객들이 무료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와이파이존 설치로 고객 회전율이 떨어져 가맹점의 매출감소를 부를 수 있다는 것.
H&P시스템스처럼 주류를 취급하는 외식업체일수록 와이파이존 기피 현상은 두드러진다.
한 주점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관계자는 “주점은 기본적으로 고객들이 먹고 마시는 데 주력하는 공간이어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고객이 많지 않다”면서 “와이파이존 설치에 별도의 비용이 드는 점을 감안하면 효용성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객서비스 아닌, 업무 편의 위해
반면 비어캐빈, 유객주, 퓨쳐월드 등의 주점 브랜드를 운영하는 해리코리아는 주점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면서도 가맹점의 와이파이존 설치에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곳도 매장을 찾는 고객을 위해 와이파이존을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수퍼바이저들의 업무능력 향상이 목표다.
수퍼바이저들이 가맹점의 경영ㆍ표준 식자재 이용 준수ㆍ위생관리 등을 지도하면서 기존에는 노트북에 무선인터넷 장비를 달아 사용했다. 이를 앞으로는 스마트 폰으로 대체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장비의 경량화를 통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
해리코리아 반영주 마케팅팀 팀장은 “스마트폰이 장기적으로 볼 때 프랜차이즈 시스템에서의 활용도가 높아 와이파이존 구축을 추진 중”이라며 “하지만 카페 등 만남ㆍ기다림의 장소가 아닌 주점의 경우 고객들의 스마트폰 이용률이 낮아 와이파이존을 설치해도 고객들의 만족도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와이파이존 설치에 대해 주점을 운영하는 현장에서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유행을 따라가다 오히려 매출하락을 부를 수도 있다. 또 와이파이존을 구축하는 데 별도의 비용이 들고, 시공 전 가맹점과의 사전협의가 필요한 점도 걸림돌이다.
따라서 외식업체에서 와이파이존을 설치할 때는 이를 통해 매출증진 효과를 볼 수 있는지 사업성을 철저히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원철 기자 hac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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