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클락(Colin Clark) 한국서브웨이인터내셔널 한국지사장
콜린 클락(Colin Clark) 한국서브웨이인터내셔널 한국지사장
  • 신원철
  • 승인 2010.10.0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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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식시장 성장 가능성 무궁무진”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등 전 세계 92개국에 3만2천여개 매장을 보유한 글로벌 외식 브랜드 서브웨이.

지난 2006년부터 한국서브웨이인터내셔널의 대표로 활동 중인 콜린 클락(Colin Clark)은 1998년 선교사로 처음 한국 땅을 밟은 뒤 LG전자에서 국제마케팅, 해외근무자 교육 담당자 등을 거쳐 한국서브웨이인터내셔널에 몸을 담기까지 한국에서만 10년을 보냈다.

미국인이면서도 한국사람보다 더 김치를 좋아하고 한국인 못지않게 한국어에 능숙한 그에게 한국의 외식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보다 프랜차이즈 산업이 발달한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콜린 클락에게 한국서브웨이인터내셔널의 경영 이야기, 한국 외식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한계 등에 대해 들어봤다.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뭔가?

-한국과의 인연은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선교사로 활동하던 중 1998년 우연히 한국에 배정을 받았다. 처음에는 아시아의 작은 나라, 미국에서도 일반인들에게는 멀게만 느껴지는 나라였다. 그때엔 한국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지내게 될 것이란 생각은 못했다.

선교사 활동 중에 한국어학당을 다니게 된 것이 내 인생을 바꿨다. 어렵던 한국말에 익숙해지면서 한국어 구사능력을 잃고 싶지 않았고, 그것이 계기가 돼 LG전자에 입사하게 됐다. 그 뒤 미국 서브웨이 본사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한국서브웨이인터내셔널의 대표가 됐다.

▲LG전자라면 한국에서는 대기업이다. 반면 외식업과는 거리가 먼데 왜 서브웨이로 이직했나?

-외식업이 가진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성취감이다. 대기업 같은 큰 조직의 일원으로는 아무리 보수나 대우가 좋아도 조직의 작은 부품이 되는 기분을 떨치기 어렵다.

그래서 스스로 일하는 방식을 결정하고 그에 따라 성과를 낼 수 있는 외식업이 매력적이었다. 특히 서브웨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브랜드가 한국에서는 이제 시작 단계라는 점은 내 능력을 발휘하고 그에 따라 성장할 기회였다. 게다가 미국 서브웨이 본사에서 제시하는 연봉도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한국서브웨이인터내셔널에서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설명해 달라.

-직접적으로 가맹점을 개설하기도 하지만 식재료 유통, 브랜드 관리, 가맹점주 교육, 가맹점의 경영 관리 등을 하고 있다. 또 여기에 더해 강북, 강남 등 지역별 지사장을 모집하고 지사를 운영하는 일도 포함된다.

매장을 6개월 이상 운영한 경험을 갖춘 사람에게 가맹점 모집권을 부여하고, 가맹금의 50%, 가맹점으로부터 한국서브웨이인터내셔널이 매출 대비 8%를 받고 있는 로열티의 1/3을 지사장에게 지급한다.

서브웨이가 진출한 나라 중에는 현지 사무소 없이 지사제도만으로 운영되는 곳도 있을 만큼 지사제도는 전 세계 서브웨이의 공통된 경영방식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현지 법인을 운영하면서 동시에 지사제도를 운영하는 등 복합적인 경영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서브웨이의 한국에서의 경영방식에 대해 더 설명해 달라.

-전 세계에 서브웨이가 진출해 있지만 한국서브웨이인터내셔널은 사업 규모에 비해 미국 서브웨이 본사에서 투자를 많이 하는 편이다. 일단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이 아니라 본사에서 직접 한국 법인을 운영하는 직영사업인 점이 특징이다.

전 세계 서브웨이가 현지에 법인을 개설하고 직영으로 가맹사업을 펴는 나라는 많지 않다. 영국, 호주, 독일, 멕시코 등이 대표적인데, 이들의 공통점은 가맹사업이 활발해 미국 서브웨이 본사에서 직영사업을 할 필요가 있다.

영국과 호주에는 각각 1200여개의 서브웨이 매장이 진출해있다. 독일에는 400여개, 멕시코에는 200여개의 매장이 있다. 반면 한국은 이제 40여개 매장이 있을 뿐이다. 한국의 서브웨이 법인을 운영하는 데 고정적으로 비용이 드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서브웨이 본사로서는 한국 시장에 크게 투자하는 셈이다.

▲한국 시장에 어떤 기대를 걸고 있나?

-한국 시장은 서양의 외식업체가 진출해 자리를 잡기가 까다로운 곳 중 하나로 꼽힌다. 서브웨이도 이미 1992년에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으로 한국인 사업자에게 서브웨이 가맹사업권을 넘겨줬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그 후 한국지역을 담당하는 지사장을 선정해 또다시 가맹사업을 폈지만 역시 실패했다.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하면 일본과 비슷하면서도 문화가 달라 사업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에 한국 법인을 설립한 것이다.

이처럼 적응하기 어려운 사업 환경에도 미국 서브웨이가 본사가 한국 외식시장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일본에는 현재 4천여개의 맥도날드 매장이 진출해 있는데 인구대비로 볼 때 한국에는 맥도날드 매장이 1500여개까지 개설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리고 서브웨이가 진출한 전 세계의 현황을 볼 때 맥도날드의 2배 가까운 매장이 개설될 수 있다. 다시 말해 한국에는 적어도 3천여개의 서브웨이 매장이 개설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아직도 2900여개 이상의 매장을 개설할 여지가 있다.

또 시장이 역동적이고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매년 비약적으로 높아지는 점이 장점이다. 품질을 갖추면 어떤 외식 브랜드와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외식 소비가 활발한 점도 들 수 있다. 보통 경제수준보다 외식 소비 수준이 낮지만 한국은 반대로 외식 소비 지출이 경제수준을 웃돈다.

보통 소비자들이 가정식을 더 선호하는데 반해 한국 소비자들이 외식을 더 선호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래서 한국 시장이 미국이나 유럽보다 오히려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

더불어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피자, 햄버거, 도넛 등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는 점도 샌드위치 소비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 한다.
패스트푸드가 지방, 고열량 등으로 점차 외면 받을수록 신선한 채소를 쓰고, 매장에서 직접 빵을 구워 샌드위치를 만드는 서브웨이의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다.

▲많은 글로벌 외식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서 고배를 마셨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나?

-한국만의 독특한 사업 환경 중 하나는 점포를 빌릴 때 권리금을 내야 한다는 점이다. 또 경제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점포 임대료도 글로벌 외식 브랜드들이 사업을 확장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서브웨이 매장을 개설하는데 점포비를 제외하면 1억 1천만원 수준의 자금이 든다. 그런데 수도권에서 매장을 얻으면 총 2억3천만원 정도로 창업자금이 크게 올라간다.

게다가 점포 임대기간이 3년 정도로 짧아 계약기간이 끝나면 점포 임대료가 오른다. 점포 임대비 부담은 결국 서브웨이 매장의 수익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전 세계 어디를 가도 한국처럼 점포비 부담으로 매장의 수익이 떨어지는 곳을 찾기 어렵다.

그래서 최근에는 서울 등 수도권보다 권리금과 점포 임대료가 저렴하고 더 큰 매장을 얻을 수 있는 지방에 집중적으로 매장을 개설할 생각도 한다.
이에 더해 식생활 문화차이도 크다. 보통 외국 소비자들은 서브웨이 매장을 찾아 주문 즉시 샌드위치를 먹는다. 그런데 한국 소비자들은 대부분 조각케이크처럼 완전히 포장된 상태로 구매하다 보니 별도의 포장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식품안전에 까다로운 점도 지적하고 싶다. 샌드위치에 쓰이는 식재료를 수입하려면 까다로운 통관 규정에 일일이 맞춰야 하는데 전 세계 어딜 가도 이렇게 통관이 까다로운 나라를 찾기 어렵다. 물론 식재료 수입이 까다로울수록 더 안전한 음식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점은 좋다.

문제는 수입용 식재료의 통관 규정이 까다롭지만 한국산 식재료의 식품안전 기준은 그보다 덜 까다로워 형평성에 맞지 않는 데 있다. 이 때문에 서브웨이 샌드위치에 쓰이는 식재료 중 일부는 한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의 기업경영을 두루 겪었다. 둘의 차이를 비교하면 어떤가?
-한국은 겉치레를 중요하게 여기면서도 정작 원칙, 규정을 잘 지키지 않는다. 일의 과정을 중시하다 보니 회의와 발표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또 틀에 박힌 조직문화가 있는 점도 미국과 다르다.

무엇보다 법을 잘 지키지 않는다. 미국인들은 탈세를 용인하지 않지만 한국의 사업자들은 탈세에 죄책감을 갖지 않는 것 같다.

외식업체 경영주들이 탈세를 위해 고민하기보다 그 시간에 고객의 만족감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를 고민한다면 보다 생산성,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다.

탈세를 통해 외식업체 경영주가 올릴 수 있는 추가 수익은 연간 1~2%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탈세로 말미암아 법의 처벌을 받게 되면 그 수익마저 잃어버리게 된다.

법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한국의 사업문화에서는 가맹본부의 관리ㆍ감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맹점주들이 탈세하지 않고 기업경영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가맹본부가 만들어줘야 한다.

▲한국서브웨이인터내셔널의 직원이 30여명이다. 이들에게 평소 강조하는 원칙은 무엇인가?

-사람마다 장점과 단점이 있다. CEO가 하는 일은 자신의 기준에 직원을 끼어 맞추는 것이 아니라 직원이 잠재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다. 그래서 몇 가지 원칙만 지킨다면 일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아무런 간섭을 하지 않는다. 외국계 기업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성과중심인 영향도 있을 것이다. 업무의 양보다 업무의 질이 중요한 셈이다.

또 모든 일을 똑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장에서 가장 업무를 빨리 간결하게 처리할 방법이 분명히 있다. 원칙을 지키되 ‘스마트(smart)’하게 일하는 직원이 서브웨이가 추구하는 인재상이다.

신원철 기자 haca13@
사진=이종호 기자 ez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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