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 가공식품이 아동 비만 주범
TV광고규제, 청량음료 자판기 판금 등 주장
TV광고규제, 청량음료 자판기 판금 등 주장
지난 11일 안명옥 국회의원(한나라당) 주최, 대한영양사협회 주관으로 열린 ‘아동의 먹거리와 건강’이란 주제의 정책토론회에서 정혜경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이같이 주장하며 아동 비만의 방지를 위해 개인을 비롯해 국가와 사회가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81년에서 2001년 까지 20년 사이에 남자 아이의 비만율은 13배 정도(81년 1.4%→2001년 17.9%), 여자 아이는 4배 정도(81년 2.9%→2001년 10.9%)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며 아동 비만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아동 비만의 증가는 맞벌이 부부의 증가와 생활패턴의 서구화 등을 통해 패스트푸드, 가공식품, 음료의 섭취비율이 증가함에 따라 비만의 주된 요인인 동물성 지방 및 단순 당 섭취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아동비만 중 75~85%가 성인 비만으로 이행되고 이로 인해 고지혈증(81%), 간기능 이상(25.5%), 요산과다혈증(24.1%) 등의 만성질환의 발병 원인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정 교수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의 선진국의 사례를 들며 아동비만의 해결책으로 패스트푸드, 가공식품에 대한 TV 광고 규제와 청량음료 자판기 판매 금지 등을 내놨다.
미국은 지역단위로 탄산음료, 설탕함유 음료의 자판기 판매 금지(로스앤젤레스 교육위원회, 2003년), 공립학교 자판기에서 탄산음료 판매금지(캘리포니아 주, 2005년), 초·중학교에서 청량음료와 감자칩, 사탕 등 정크 푸드 판매 전면 금지(일리노이 주 교육위원회, 2006년) 등을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 의회는 공·사립학교에서 정크 푸드 판매 자판기를 없애기로 의결하고 지난해 9월부터 효력을 발생시키고 있다.
정 교수는 또한 아동을 대상으로 한 영양교육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식습관이 형성되는 아동기에 한국형 식생활의 우수성을 알리고 교육하는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부모와 교사, 아동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고지방, 고나트륨, 고당분 함유 등 유해 식품표시제 실시와 영양전문인 배치 확대, 국가 영양전담 조직 및 국민 영양관기 기본법 마련 등을 대책으로 내놨다.
강재헌 인제대 의대 서울백병원 비만센터 교수 역시 패스트푸드와 가공식품이 아동비만의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고 이로 인해 비만, 아토피, 당뇨병 유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질병예방 차원과 치료를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혜경 식품의약품안전청 영양평가팀장은 보건복지부에서 ‘비만없는 세상 만들기 T/F’를 구성해 비만 문제에 대한 정부 차원의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식약청은 가공식품의 영양표시, 트랜스 지방 함량 표시 등 관련 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승현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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