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정부 후반기의 한식세계화 방향
<월요논단> 정부 후반기의 한식세계화 방향
  • 관리자
  • 승인 2010.10.0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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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퍼듀대학교 호텔관광경영학과 장수청 교수
이번 정부의 임기가 이제 반환점을 돌아섰다. 그동안 추진되던 많은 주요사업들의 성과를 돌아보고 계획된 결과를 향해 재점검해야 할 때로 접어든 것이다.

이 정부의 한식세계화 사업도 그간 다양한 방법으로 추진되어 왔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중간점검을 통하여 잘 된부분은 지속하고, 잘 못된 부분은 수정해서 임기말 목표로 한 과실을 얻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겠다.

우선 한식세계화 사업을 어떠한 방법으로 평가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 보자. 세계화 사업이란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사업의 성패는 해외시장에 얼마나 한식당이 늘어나고 또한 한식이 현지 소비자에게 어떻게 받아 들여 지고 있는 지에 달려있다 하겠다. 이에 주요 해외시장의 하나인 미국시장의 관점에서 몇몇 주요 사업을 들여다보고 대안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현 정부 임기 절반동안 정부의 노력은 주로 인프라 구축사업인 영문표기 표준화, 마케팅 전략수립, 외국인 선호 식단선정, 한식셰프 양성 등에 집중되어 왔고 해당 부분에서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많은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요 해외시장에서 가시적 변화가 나타났다고 보기 어렵다. 심지어 미국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일부 지역에서 한식당이 줄어든다는 소식도 있다.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일까?

우선 2008년 6월에 만든 ‘한식세계화 비전 및 전략’을 보면, 정부의 방향은 전통한식과 고급한식문화 수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문제는 현지에서 수익성이 담보 되는 가이다. 고급 한식당은 한식의 특성상 원가가 많이 들 것이고 맛의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낮은 인지도에 반해 높은 원가로 가격이 높게 책정되어야 하고, 이렇게 될 경우 과연 시장성이 있을까. 다시 말해, 고급 또는 전통한식이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하는 전략 콘셉트로 현 단계에서 적절한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현실적으로도 퓨전이 아닌 최고급 한식당을 미주에서는 찾기 어렵다.

또한 한식 세계화의 주요 대상은 한국 내 시장이 아니라 외국 현지 시장인데, 정부의 노력은 외국 시장을 대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한식셰프 양성을 예로 들어 보자. 현재 2년제 및 4년제 대학에 정부에서 재정지원이 되는 양성과정이 개설 되어 있고 벌써 수료생이 몇기 째 나오고 있다. 본 과정을 지원하는 이유는 수료생들이 해외에도 진출해서 한식당도 만들고 한식세계화의 첨병으로 일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만 살아온 연수생들이 몇 개월짜리 과정을 마쳤다고 전혀 모르는 해외 시장에 뛰어든 다는 것은 쉽지 않은 모험이다. 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해외 교포나 외국인 셰프 중 한식에 관심있는 사람을 해외에서 양성하는 것이다. 그들은 삶의 터전이 해외현지이므로 연수 수료 후 현지의 외식업에 종사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또한 한식당의 재정지원을 본격화 하려면 현지 한식당이나 현지 연수과정을 수료한 사람 중 사업 아이디어가 좋고 성공가능성이 있는 곳에 지원하는 것이 해외 한식당을 늘리는 데 훨씬 효과 적일 것이다.

요즈음 미국에서 현지인에게 인기가 있는 한식당을 가보면 교포 2세이거나 외국인이 주인인 경우가 상당히 많은 것이 그 좋은 증거가 될 것이다.
또 다른 이슈로 정부와 정부 투자기관에서는 그동안 해외 박람회에도 참석하는 등 한식을 해외시장에 알리기 위해서 노력을 해왔다. 예를 들어 미국 시카고의 NRA (National Restaurant Association) 박람회에 참석해서 외식사업체에 홍보하는 것은 필요성이 어느 정도 인정되나, 그것이 한식정보가 현지 소비자에게 직접전달 되는 것이 아님을 인식해야 하겠다.

미국의 경우 많은 소비자들이 지역별 음식 페스티발에 참여하여 새로운 음식을 접하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소비자 접점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대규모의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역시 대기업형 프랜차이즈가 상당히 효과적일 것이고, 정부는 정책의 중심을 정부 주도형에서 기업 지원형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즉, 한식세계화의 주체가 외식업체임을 인식하고, 정부는 해외 진출에 관한 애로사항을 자주 확인하며 정보, 법률. 재정적으로 지원해주는 원군의 역할을 맡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 반환점을 돈 현 정부는 임기가 절반이나 남았다는 생각으로 해외시장의 이해에 주력하고 지금부터라도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낼 수 있는 정책을 추가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임기 말에 시장이 변화하는 실질적인 성과를 일부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성공 가능성을 보여줄 때 이 정부 이후에 늘어올 새 정부도 기꺼이 한식세계화 사업을 한국문화 수출의 핵심 사업으로 인정하고 지속적으로 지원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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