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덕피자, FC 업계서 외면받아
화덕피자, FC 업계서 외면받아
  • 신원철
  • 승인 2010.10.22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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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피자로 주목받지만 가맹사업에 도입 어려워
피자 교육인프라 부족…업계 성장에 걸림돌
외식시장의 고급화와 맞물려 피자업계가 ‘화덕피자’에 주목하고 있지만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화덕피자는 피자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에서 피자를 만드는 방식으로 얇은 도우 위에 신선한 야채를 토핑해 400℃의 고열에서 1~2분간 직화구이로 구워 맛이 뛰어나다.

현재 닐리파스타, 루나리치, 부오나화덕피자, 디마떼오, 피칸테, 이탈리안 피자팩토리 등 화덕피자를 내걸고 있는 외식 브랜드는 10여개. 이 중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를 등록하고 가맹사업을 펴는 곳은 1곳뿐이다.

10월 19일 기준으로 공정위에 정보공개서가 등록된 피자 브랜드가 60여개나 되는 것에 비하면 지나치게 그 수가 적은 셈이다.

화덕피자, 맛 뛰어나지만 전문 기술 필요

그간 피자업계는 피자의 고급화를 위해 토핑을 늘리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근본적인 조리법의 개선 없이 오븐으로 구워서는 피자의 고급화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피자업계에서는 화덕피자가 장기적으로 피자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인스턴트커피 소비자들이 점차 원두커피를 찾듯 피자도 오븐피자에서 이탈리아 전통 조리법을 살린 화덕피자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국내 대표적인 피자 브랜드들은 화덕피자를 도입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걸림돌은 화덕의 생산성이 오븐보다 떨어지는 점이다. 화덕시설이 주방에서 차지하는 자리만 2~3평이나 되는데다 조리하는 공간까지 포함하면 지나치게 주방이 커진다는 것. 오븐으로 조리할 수 있는 메뉴를 제외하면 파스타 등 기존의 피자집에서 다루는 메뉴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한번에 피자를 한개씩 밖에는 구워낼 수 없고 화덕의 불을 조절하는 기술도 까다롭다. 따라서 피자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이 동시에 여러 피자를 구울 수 있고 특별한 기술이 없는 아르바이트만으로도 충분히 운영이 가능한 오븐피자를 선호하고 있다.

투자비 대비 수익성에서 ‘오븐’이 ‘화덕’ 앞서

화덕피자가 품질은 뛰어난 반면 가맹사업에 적합하지 않자 매장의 규모에 따라 화덕과 오븐 중 선택해 사용하는 곳도 나오고 있다.

지난 1998년부터 화덕피자로 체인사업을 하고 있는 닐리파스타에서는 지난해부터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30평 이상 매장이 아닌 15평 이하의 배달피자집에서는 화덕피자를 쓰지 않기로 했다.

닐리파스타를 운영하는 (주)엔아이에프앤씨의 강성주 차장은 “배달용 피자는 보통 식사대용으로 도우가 두꺼워야 해 얇은 도우일 때 최상의 피자 맛을 내는 화덕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기 어렵다”며 “또 화덕에만 전담 직원을 따로 붙여야 해 연간 2천만원 안팎의 인건비가 추가로 발생해 배달피자집에서는 화덕을 들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시설비면에서도 화덕은 1200만~1500만원선으로 오븐이 400만원 안팎인 점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비싸 창업자금이 넉넉지 않은 생계형 창업자들이 피자집을 차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가맹점주 교육 인프라 부족한 업계 현실

전문 조리기술을 가르치기 어려운 프랜차이즈 업계의 현실도 화덕피자가 외면받는 요인 중 하나다.

가맹점주가 화덕을 안전하게 다루게 하려면 적어도 6개월 이상 집중적으로 화덕에 대해 교육해야 하지만 가맹본부 중 제대로 된 교육 시설을 갖춘 곳이 드물다.

또 가맹계약이 사업자와 사업자 간의 계약이어서 가맹점주들이 가맹본부의 지침대로 잘 따르지 않는 점도 화덕피자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확산되지 못하는 이유다. 영업시간 내내 불을 피워야 하는 화덕의 특성상 자칫 화재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것.

일각에서는 가맹점주 교육보다 가맹점 개설에 지나치게 매달리는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기형적인 운영 시스템이 피자업계가 화덕피자를 도입하지 못하게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에 피자 조리법을 배울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 창업자 중에는 미스터피자, 피자헛, 도미노피자 등 오븐피자를 취급하는 가맹본부에서 경험을 쌓지만 화덕피자 조리법을 배우기는 어렵다.

이탈리아 국립피자스쿨인 디플로마 한국분교 방기홍 대표는 “피자 시장이 연간 1조4천억원에 달하지만 국내에는 피자 조리법을 제대로 가르치는 교육기관을 찾기 어렵다”며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 인프라 부재가 피자업계의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원철 기자 hac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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