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식문화의 최고봉 선 봬
한국 음식문화의 최고봉 선 봬
  • 신원철
  • 승인 2010.10.22 08: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4회 조선시대 궁중음식전’ 개최
▶ 지난 16~17일 서울 운현궁에서 '제4회 조선시대 궁중음식전'이 열렸다.
우리 음식문화의 최고봉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종로구와 (사)궁중음식연구원, (사)한국의 장은 10월 16일과 17일 양일간 운현궁에서 ‘제4회 조선시대 궁중음식전’을 개최했다.

‘고종과 순종의 하루 상차림’, 1868년 기록된 진찬의궤의 고종5년 신정왕후의 회갑잔치상인 ‘운현궁 노락당 낙성연’ 등을 충실히 재현했고, 궁중의 대표 사계절 음식, 사대부가의 혼례음식 등도 소개했다. 또한 ‘대장금만찬’, ‘고종의 야참’, ‘순종비 윤비마마의 상추쌈차림’, ‘골동반의 유래’ 등 주제별로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우리 궁중음식문화의 향연이 펼쳐졌다.

2007년 제3회 행사에 이어 궁중음식의 진수를 선보인 (사)궁중음식연구원(원장 한복려)은 이전 행사에서 유교에 근간을 둔 왕가의 음식문화가 사대부가, 평민, 천민까지 계급별로 미치는 영향에 주목했다면 이번에는 순수하게 궁중음식을 고증하는데 주력했다.

경복궁, 창덕궁과 함께 운현궁이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부상함에 따라 내외국인에게 우리 음식문화의 진수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

또한 일반인들에게 궁중음식을 맛볼 기회를 제공해 조선시대 왕가에서만 맛볼 수 있었던 궁중음식의 대중화에 기여하는 의미도 담았다.

(사)궁중음식연구원 관계자는 “한식의 세계화가 국가적인 과제로 떠오르는 요즘 전통 식문화를 재해석해 우리 시대에 걸맞은 궁중음식으로 선보이려 했다”며 “예전에는 푸짐하게 쌓아올린 상차림, 오색이 조화를 이루는 데 많은 비중을 뒀다면 올해 행사에서는 다양한 전통 식기를 활용해 궁중음식의 정갈한 미를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다식박기, 꽃절편, 오이선, 규아상 빚기 체험 등 관람객이 직접 궁중음식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행사도 마련돼 호평을 받았다.

신원철 기자 haca13@

<인터뷰>(사)궁중음식연구원 한복려 원장
전통음식의 미는 조화의 은은함…시대에 맞춰 발굴하고 해석해야
한복려 원장은 궁중음식에 대해 중요무형문화재 제38호로 지정된 궁중음식 전문가다. 그녀는 이번 조선시대 궁중음식전을 준비하며 궁중음식을 충실해 재현하는데 힘을 기울였다.

한국을 대표하는 수도 서울의 지역성, 관광산업 측면에서의 상품성을 고려해 우리 궁중음식의 화려함을 조명한 것.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앞으로 역사 연구를 통해 더 많은 궁중음식을 발굴해낼 계획이다.

“현재 남아있는 조선시대 궁중음식에 대한 자료는 마지막 왕인 순종, 고종이 드시던 음식에 대한 것뿐이다. 이전 왕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보니 후대의 연구가 그만큼 중요하다.”

한 원장이 이번에 시연한 ‘낙성연’은 강령전에서 열린 조대비의 회갑잔치에 대한 기록에서 나온 것이다. 1864년 경복궁에서의 잔치를 4년 후인 1868년 의궤에 기록했다. 이를 복원해 현대를 사는 일반인들에게 우리나라의 궁중잔치가 얼마나 화려했는지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의미가 있다.

한 원장은 궁중음식이 외식산업이 날로 발전하는 오늘날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고 말한다. 궁중음식의 구성, 색에 따른 배치 등을 보면 최근 외식업계가 추구하는 웰빙, 로하스, 약식동원 등이 모두 담겨있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궁중음식의 발굴, 전통에 대한 재해석이 그 어느 때 보다 활발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궁중음식이 예전에 비해 일반에 널리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정확하게 아는 이가 적어 왜곡되기도 하고, 이 때문에 일시적인 유행으로 그칠 우려도 크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 전통음식도 외국 음식만큼 멋을 낼 줄 안다는 것이다.”

궁중음식의 매력은 시각적인 조화에 있다는 것. 바로 조화를 추구하는 유교적인 가치관이 상차림에 담겨 은은한 아름다움이 돋보인다는 설명이다.

궁중음식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찾는 데 더해 한 원장은 현대적인 재해석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음식에만 집착하지 않고 식기, 여기에 담겨진 음식, 음식을 대접하는 사람의 아름다움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 공간 자체의 미를 표현하는 것이 한 원장이 최근 마음에 품고 있는 화두다.

“음식은 문화다. 음식을 통해 우리는 여러 가지를 보여줄 수 있다. 정통성을 지키면서 더 많은 우리 전통을 보여주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전통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는 조심스러워야 하겠지만 시대에 따라, 시민의 문화 수준에 따라 어떤 것을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끊임없이 이뤄져야 한다.”

신원철 기자 haca13@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