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수술’할 때가 됐다
학교급식 ‘수술’할 때가 됐다
  • 관리자
  • 승인 2006.04.1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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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을 비롯한 19개 대형 수산물유통 업체들이 불량 수산물 식자재를 학교급식에 납품해오다 적발된 사실은 현행 학교급식 제도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 단적인 사례라는 점에서 심히 우려가 된다. 나아가 학교급식 납품업자들의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 현실을 접하면서 우리사회의 도덕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새삼 깨닫는다. 비슷한 유형의 학교급식 관련 비리가 개선되지 않고 되풀이 되고 있는 현상을 보면서 이제는 학교급식 제도 자체에 대한 ‘수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학교급식은 704만 명이나 되는 미래의 국가 주역들이 12년간이나 제공받는 서비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고 있는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정부는 학교급식을 교육적 차원으로 접근하고 있지만 현재의 학교급식은 학생들에게 너무도 많은, 너무도 자주 비교육적인 실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대수술이 필요하다. 학교장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들이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아 잡혀 들어가는 것을 보고 있고, 이번 경우처럼 상술에 눈이 멀어 속이고 속는 꼴을 보고 있는데 이를 두고 교육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또, 학교급식은 비영리사업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법으로 정하고 있다. 학생들을 상대로 밥을 팔아서 이익을 남겨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그런데 문제는 학교가 직접 급식을 운영하던 민간업체에 위탁을 주던 학교당국은 이익을 추구하지 않지만 납품하는 업체나 위탁 운영하는 업체는 영리추구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도 자체가 모순을 안고 있는 꼴이다.

교육당국은 급식 자체가 비영리사업이니만큼 최저의 비용으로 학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요구하고 있고, 이런 취지에서 식자재 납품도 최저가입찰 방식으로 가격을 결정하고 있지만 민간 업체는 돈을 벌어야 하는 입장이니 비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학교급식 운영방식에서의 직영-위탁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고, 낮은 급식단가에 맞추다 보니 저급의 수입산이나 불량 식자재가 유통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일부 단체나 정치권에서는 학교급식에서의 우리농산물 사용을 의무화해야 하고 위탁을 없애고 법으로 직영을 강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운영방식이 뭐든, 우리농산물만을 사용하든 안하든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되풀이 되는 부정과 비리가 재발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안전한 급식을 제공하면서 본래의 취지인 교육적 목적이 달성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의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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