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 매장 월 매출 820만원 불과…메뉴 개발로 고객 잡아야
일본의 이자까야를 한국화한 선술집, 퓨전주점의 음식 맛 개선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1987년 (주)이원이 ‘투다리’를 론칭한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국형 이자까야 주점은 1996년 당시 가맹본부였던 제이에스프로페셔날이 ‘쇼부’를 론칭하면서 10평 규모 선술집과 30평 규모 퓨전주점을 쌍두마차로 삼아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
지난해 이들 업계의 시장규모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매출과 가맹점 매출을 합해 5140여억원, 매장 수는 4500여개였다.
현재 관련 프랜차이즈 브랜드 20여개가 활동 중으로 이는 수년 새 경제위기를 겪으며 그 수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게다가 브랜드별로 가맹점 개설수가 줄어들고 있고 반대로 폐점수는 늘어 한국형 이자까야 시장이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매출 하락에 따른 우려도 크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정보공개서를 보면 한국형 이자까야 프랜차이즈의 가맹점 한곳이 한달에 올리는 매출은 지난해 820여만원에 불과했다. 수억원의 창업비를 고려하면 지나치게 수익이 적었던 셈이다.
여기에는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외식업계 전반적으로 30% 안팎의 매출감소를 겪은 영향이 컸다. 하지만 더 나아가 관련 업계가 외식업체 경영의 기본인 음식의 맛에 소홀했던 점이 지적된다. 일본 술인 사케, 정종, 일본맥주 등을 취급하지만 이들 술과 궁합이 맞는 메뉴 개발에 게으른 업계의 관행이 문제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메뉴를 개발하더라도 경쟁사의 제품을 겉모습만 베껴 출시하거나 전처리 식품업체에 외주를 주는 등 의존도가 높아 품질관리가 미흡한 점이 개선할 점으로 꼽힌다.
따라서 고객의 발걸음이 돌아오게 하려면 일본 현지의 이자까야로부터 레시피를 제공받는 등의 제휴를 통해 맛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 지나치게 술집 콘셉트에 집착하기 보다는 관련 업계가 조선시대 주막처럼 음식과 술을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음식점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신원철 기자 haca13@
저작권자 © 식품외식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