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집 창업비용 4천만원 미만 75%
치킨집 창업비용 4천만원 미만 75%
  • 신원철
  • 승인 2010.11.26 08: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FC업계 저가경쟁, 기업규모 불문하고 확산…가맹점 관리 부실 우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가맹점 창업자금의 저가경쟁에 나서고 있어 우려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가맹비, 교육비, 보증금 등을 포함한 창업비용으로 4천만원 미만을 내거는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144개 본부 중 74.3%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창업비용이 2천만원도 되지 않는 경우는 48개로 33.3%였다.

4천만원 이상인 곳은 37곳으로 이들 대부분은 치킨과 맥주를 함께 파는 치킨호프로 배달치킨집 브랜드와의 격차가 컸다.

가맹비 1천만원 안팎 불과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비용 4천만원은 업계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의 물가상승에도 동결된 것이다. 치킨 브랜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배달치킨집의 경우 가맹점 창업 희망자들이 1억원 미만의 자금을 갖출 때가 잦아 본부들이 창업비용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

게다가 창업비용의 50~70%는 시설비, 초도물품비 등으로 실질적인 브랜드 가치로 볼 수 있는 가맹비는 배달치킨집 브랜드의 경우 1천만원 안팎에 불과하다.

또 가맹점으로부터 매달 ‘러닝 로열티’ 등을 받아 추가수익을 올리는 본부가 거의 없는 점도 문제다. 러닝 로열티는 본부가 가맹점으로부터 월 매출 대비 일정 비율의 비용을 받는 것으로 가맹점의 관리ㆍ감독에 들어가는 비용을 가맹점이 지는 것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최초 가맹계약이 3년 단위로 맺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가맹계약으로 본부가 얻을 수 있는 브랜드 상표권과 관련된 직접적인 수익은 연간 수백만원에 불과하다.

그런데 일부 본부 중에는 얼마 안 되는 가맹비마저 면제해주는 곳이 나타나고 있어 본부들의 수익구조가 더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 규모 커도 할인 경쟁 뛰어들어

더 큰 문제는 이처럼 창업자금을 깎아주는 저가경쟁이 가맹본부의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점이다.

창업비용 2천만원 미만을 내건 곳 중에는 가맹점 300~800개를 보유한 곳이 10여곳이나 됐다. 수년전까지 기업규모가 작거나, 이제 막 가맹사업을 시작한 신생 가맹본부들이 창업비용 할인정책을 펴오던 것과는 양상이 다르다.

최근에는 가맹점이 1천여개에 육박하는 치킨 브랜드가 가맹비를 면제해주는 이벤트를 벌여 업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저가경쟁 바람의 원인으로는 치킨 브랜드의 난립이 먼저 꼽힌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를 등록한 치킨 브랜드는 11월 현재 200여곳에 달한다.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업계 추산으로 지난 10여년간 3만개 안팎에 머물고 있어 한정된 치킨집을 차지하기 위해 여러 가맹본부가 각축을 벌이는 실정이다.

3년의 가맹 계약기간이 끝나는 시점이 되면 가맹점주에게는 브랜드를 바꾸라는 본부들의 권유가 잇따른다. 그 과정에서 창업자금 할인 경쟁이 일어나기 쉽다.

가맹점을 1천 곳 넘게 보유한 상위권 브랜드 중 한 곳은 한해에만 200여개의 가맹점이 빠져나가기도 했다. 가맹점주가 러닝 로열티, 가맹비 등을 면제해주는 경쟁사와 새로 가맹계약을 맺은 것이다.

가맹점 관리 부실, 업계 불신으로 이어질 수도

창업비용 저가경쟁으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이 수익저하에 처할 수 있는데 더해 가맹점의 관리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지나치게 창업비용을 깎아주다 보니 본부들이 가맹점 관리 직원을 운용할 인건비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선진국의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창업비용은 비싸도 생존율을 높일 수 있도록 관리를 강화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반대로 관리가 소홀해져 가맹점의 잦은 폐업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가맹본부들이 창업비용 할인 경쟁에 나서기보다 건전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해 가맹점과 함께 성장하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원철 기자 haca13@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