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식생활교육의 방향
<월요논단>식생활교육의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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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12.03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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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 사회학과 김종덕 교수
음식이 우리의 생명과 건강, 생존을 좌우하기 때문에 음식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음식이 이처럼 중요한데, 좀 심하게 말하면, 오늘날 우리가 먹는 음식의 대부분은 제대로 된 음식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현대의 많은 음식들이 생산과정에서 시간의 맥락을 잃었다. 또 많은 음식들이 생산과 유통의 과정에서 공간의 맥락을 잃었다. 때문에 오늘날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음식은 시간과 공간의 맥락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처럼 현대 음식이 문제가 많기에 마이클 폴란은 그의 책에서 ‘음식을 먹어라’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음식은 할머니 등이 드셨던, 집에서 만든 음식이다.

현대 음식에 문제가 많고, 사람들의 식생활도 엉망이기 때문에 이로 인해 많은 부작용과 문제점이 일어나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많은 소비자들이 이미 음식문맹자여서 자기들이 음식이 아닌 것을 먹고 있다는 사실 자체도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가 먹는 먹을거리는 점점 더 나빠졌고, 사람들의 식사도 점점 더 보잘 것 없는 것이 되었다. 문제의 식생활로 인해 개인적으로는 식사의 즐거움을 잃게 되었고, 사회가 치러야 하는 환경비용, 의료비용, 복지비용 등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무분별한 식생활이 야기하는 문제가 심각해지자, 우리나라 정부도 작년에 식생활교육지원법을 제정했다. 이후 정부는 법에 의거하여 국가식생활교육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식생활교육기관을 지정하는 등 식생활 교육의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도 조례를 제정하고, 법에서 정한 식생활교육을 준비하고 있다. 또 민간부문도 정부 및 지자체와 함께 식생활교육운동에 나서고자 식생활교육 국민네트워크 구성이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지금 16개 전국 광역시도에서 식생활교육 지역네트워크가 꾸려지고 있다.

앞으로 제대로 된 식생활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식생활교육은 적게는 사람들의 영양과 건강, 가정의 화목 증진에 기여할 것이다. 또 그것은 우리의 먹을거리 문화와 농업을 지키고,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이고, 나아가 지구의 지속가능성에도 기여할 것이다. 때문에 식생활교육지원법의 시행에 따른 식생활교육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렇기 때문에 식생활교육은 제대로 되어야 한다.

앞으로 추진해야 할 식생활교육의 방향을 몇 가지 제시하면 우선 정부, 지자체와 시민단체의 파트너십으로 식생활교육이 시행되어야 한다. 인적, 물적 자원을 가진 정부나 지자체는 법이나 제도에 의거하여 식생활교육을 지원하되, 실제의 식생활교육은 관련 시민단체 등이 주도해야 한다. 정부가 주도하면 식품산업의 로비 등에 의해 식생활교육이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 또 정권이 바뀌면, 정부주도 식생활교육이 중단될 수 있다.

둘째, 식생활 교육은 기능적 접근이 아니라 전체론적 접근을 해야 한다. 기존의 영양, 식품 칼로리, 식단 구성 등과 같은 접근이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아우르는 종합적 관점에서 먹을거리와 음식을 접근하는 내용을 가르쳐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국제슬로푸드운동이 운영하는 미식과학대학의 커리큘럼은 참고할 만하다.

셋째, 식생활 교육은 이론에 치우치지 말고, 실제 식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현대의 많은 소비자들이 인스턴트식품, 패스트푸드에 의존하는 것은 조리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식생활 교육에서는 구체적인 조리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 일본의 자료이지만, 자녀들과 더불어 밥을 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학부모의 45%가 한 달 후 설문조사에서 아침식사를 빵에서 밥으로 바꾸었다고 응답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넷째, 식생활 교육에서 지자체, 가정과 학교, 시민단체가 연계를 맺고, 협력 속에서 식생활교육을 진행해야 한다.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짜고, 지자체, 가정, 학교, 시민단체가 역할을 분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식생활교육지원법 정신에 맞게 식생활교육을 철저하게 준비하고, 실질적인 식생활교육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또 시민단체들은 식생활교육을 통해 사람들의 먹을거리에 대한 생각과 행동이 달라지도록, 체계적인 식생활 교육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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