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주점에 고급ㆍ웰빙화 바람 솔솔~
막걸리주점에 고급ㆍ웰빙화 바람 솔솔~
  • 신원철
  • 승인 2010.12.03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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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막걸리 도입ㆍ메뉴 퓨전화ㆍ품질관리 등으로 차별화
▶ 중장년 남성들이 선호하던 서민주였던 막걸리가 서구적인 인테리어, 뛰어난 막걸리 품질관리 등에 힘입어 20대 직장인 여성들을 사로잡고 있다.
막걸리주점이 술ㆍ음식ㆍ시설ㆍ서비스 등의 품질을 개선해 여성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어 주목된다.

흔히 서민주의 대명사로 꼽히는 막걸리이지만 이들 주점에서 취급하는 막걸리는 지역의 장인이 운영하는 양조장에서 만들어 품질 관리가 뛰어나고 숙취가 적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 부침개, 두부김치 등 전통한식 메뉴에 국한되지 않고 고급화한 퓨전한식을 취급하고, 현대적이고 모던한 느낌의 서양식 인테리어를 추구하는 점도 기존 막걸리주점과의 차별화 요소다.

패밀리레스토랑 베니건스를 운영하는 롸이즈온(주)가 최근 론칭한 막걸리주점 청담일막은 살균처리하지 않은 생막걸리만을 취급한다. 자색고구마 막걸리, 새색시 포도 막걸리 등 이곳의 차별화된 막걸리는 기존 막걸리보다 도수가 4~10도 가량 높다.

또 생막걸리와 보트카 등의 양주를 섞어 만든 막걸리 칵테일 12종도 운영해 직장인 여성들의 반응이 뜨겁다. 막걸리 칵테일은 막걸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50% 이상으로 전문 바텐더가 주문 즉시 칵테일쇼를 선보이며 만든다.

서울 신사동의 달빛술담 문자르는 현대적인 시설에 고급 막걸리를 더해 주목받고 있다. ‘달 항아리(Moon Jar)’라는 뜻을 담고 있는 문자르에서는 검은콩 막걸리, 하얀 연꽃 막걸리, 배다리 쌀 막걸리 등을 내놓고 있다.

각각의 막걸리는 단맛, 부드러운 맛, 톡 쏘는 맛 등 제품별로 개성이 강해 막걸리 메뉴만으로도 기존 막걸리주점들과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평이다.

지에프비오(주)가 운영하는 막걸리주점 뚝탁은 참살이탁주, 문배술 순23, 금산인삼주, 한산소곡주 등 막걸리ㆍ청주 등과 잘 맞는 현대적인 퓨전요리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닭가슴살 튀김에 레몬 간장 소스를 곁들인 레몬뚝닭, 숙주와 바비큐삼겹살ㆍ매운소스가 어우러진 통삼겹구이, 단호박과 해물볶음을 함께 먹는 단호박해물 치즈범벅 등은 이곳의 인기메뉴. 고추장ㆍ간장 등 한식 양념을 기본으로 한 메뉴는 현대적인 감각을 살리면서도 막걸리와 함께 먹을 때 궁합이 맞도록 했다.

뚝탁에서는 이에 더해 최근 막걸리 칵테일용 전용잔을 따로 개발하고, 기존에 공급받던 500㎖ 참살이탁주를 750㎖ 크기로 바꿨다.

양조업체와 직거래, 품질 높이고 가격 낮춰

이들 막걸리주점의 공통점은 기존의 학사주점, 빈대떡집 등 전형적인 서민형 막걸리주점의 틀을 벗는 점이다.

막걸리 품질이 뛰어난 지역 양조업체와 직접 공급계약을 맺어 고급 생막걸리를 공급받고, 직거래로 품질 대비 판매가격이 저렴하도록 유지하고 있다.

업체 중에는 주 2회 이상 생막걸리를 나눠서 공급받고, 제조일자별로 관리하는 곳도 있는데 이는 생막걸리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발효가 진행될수록 막걸리의 단맛은 줄고 신맛이 강해지는 점을 감안해 고객이 원하는 상태의 막걸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안주 메뉴로는 한식이면서도 양식의 요소를 적절히 결합한 퓨전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막걸리에 잘 맞는 안주가 한식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것.

업체들에 따르면 이들 막걸리주점을 찾는 고객 한명이 매장을 방문해 지불하는 금액은 평균 2만원 안팎, 테이블별로는 4만~6만원 선이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공산품 막걸리가 주점에서 병당 3천원~5천원 안팎에 판매돼 안주까지 해도 고객 한명이 막걸리주점에서 1만원 정도를 쓰는 것과 비교하면 부가가치가 큰 편이다.

부가가치 높여, 지속성장 견인

막걸리주점들이 이처럼 부가가치를 높이고 나선 것은 막걸리 인기의 거품이 빠진 뒤에도 막걸리주점이 외식 아이템으로 살아남기 위한 것이다.

주점 업계에 따르면 막걸리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는 쌀ㆍ밀가루 등으로 빚어 쉽게 배가 불러 고객들이 음식을 덜 주문하는 점이다. 따라서 시중에 유통되는 저렴한 가격의 막걸리를 팔아서는 주점의 수익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

지에프비오 뚝탁 관계자는 “막걸리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초기에는 전통주라는 점이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인이었다”며 “하지만 막걸리주점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전통주라는 낡은 이미지를 벗고 맥주, 소주처럼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술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서민주보다는 웰빙주, 고급주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막걸리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는 시설의 현대화도 도움이 된다. 그간 막걸리주점 중에는 목재를 주로 써 전통한옥의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와인바, 맥주호프 등에 더 가깝게 서구식 인테리어를 시공하는 곳이 늘고 있다.

최근 막걸리 소비를 주도하는 것이 20~30대 여성으로 기능성, 미용 등에 주목하는 웰빙 소비자인 만큼 시설 고급화가 이들 소비자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청담일막에서는 와이너리를 연상시키는 벽돌 인테리어, 밤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는 천장창 등 막걸리주점으로는 이색적인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또 칵테일 바의 1인석, 6인석, 20인 이상 회식자리 등 좌석에 따라 각기 분위기가 다른 점도 특징이다.

롸이즈온 청담일막 관계자는 “막걸리주점이 시장에서 자리 잡으려면 트렌드에 민감한 20대 여성을 사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며 “막걸리에 지나치게 의존하기 보다는 시설, 서비스 경쟁력도 함께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원철 기자 hac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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