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치킨 판매에 외식업계 ‘발끈’
대형마트 치킨 판매에 외식업계 ‘발끈’
  • 신원철
  • 승인 2010.12.10 0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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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 항의집회 열고 생존권 보장 요구…가격 경쟁력 확보 등 근본적인 처방 시급
▶ 치킨 가맹점주들로 구성된 치킨ㆍ오리외식산업협의회가 지난 8일 대형마트 치킨 출시에 항의해 집회를 열었다.
대형마트의 치킨 판매로 외식업 종사자들이 위협받고 있다. 이마트에 이어 지난 9일부터 롯데마트가 전국 82개 매장에서 5천원짜리 치킨을 내놨다. 기존 프랜차이즈 치킨 가맹점에서 파는 치킨 가격의 1/3 수준이다.

맛ㆍ품질에 대한 평가는 고객에 따라 제각각이지만 가격 경쟁력에서는 국내 치킨 업계에서 따라오기 힘들다는 평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 가격 붕괴로 인해 치킨집들의 수익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롯데마트에서 치킨을 출시하기 하루 전인 지난 8일 롯데마트 서울 영등포점 앞에는 대형마트의 치킨 출시를 반대하는 외식업 종사자들의 항의집회가 열렸다.

본스치킨, 바비큐보스, 페리카나, 굽네치킨 등 프랜차이즈 치킨 가맹점주들로 구성된 치킨ㆍ오리외식산업협의회 회원들 수십여명이 이 집회에 참석했다.

이마트에서 대형 크기의 피자를 출시한 이후 영세 외식업 종사자들의 생존권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는 있지만 이처럼 외식업계 종사자들이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미끼상품 헐값에 팔아 시장질서 흐려”

치킨 가맹점주들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의 저가 치킨 출시를 반대하는 이유로 정상적인 가격경쟁이 아닌 점을 지적한다. 대형마트에서 치킨 한 마리를 5천원에 팔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수익을 포기한 미끼상품이기 때문이라는 것.

치킨ㆍ오리외식산업협의회 관계자는 “롯데마트에서 치킨 한 마리당 5천원에 판매하면 한 마리를 1만5천원에 파는 치킨집이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며 “하지만 롯데마트에서 5천원 치킨을 팔아 수익을 남기려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발길을 끌어오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치킨집들을 폐업으로 몰아가 고객을 장악하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형마트 치킨, SSM까지 확산?

외식업계에서 대형마트의 저가 치킨 출시를 우려하는 이유는 더 있다.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유통업체 중 기업형수퍼마켓(SSM)도 함께 운영할 경우 저가 치킨이 SSM까지 확산될 수 있어서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관계자는 “대형마트에서는 아직 배달 서비스까지 하지 않고 있지만 유통업체들이 SSM에도 치킨 판매부스를 설치한다면 배달시장까지 노릴 가능성이 크다”며 “늦어도 내년 중으로는 유통업체들이 치킨, 피자는 물론 외식메뉴 전 분야에 대해 PB(private brand)상품을 출시하고 대형마트, SSM 등에서 동시에 판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식재료 대량구매 능력을 바탕으로 유통업체들이 외식 전 분야에 대해 가격경쟁을 시작하면 자영 외식업체, 프랜차이즈 가맹점 모두가 도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유통업체들이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종사자들을 영입해 본격적으로 메뉴개발, 조리 시스템 정비에 나설 수 있다고도 전망한다.
일단 시스템이 완비되면 유통업체들의 외식사업 확장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어 외식업계 종사자들의 반발은 더 거세질 수 있다.

따라서 최근 대형마트들이 치킨을 출시하고 나선데 대해 외식업계가 단발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방안을 마련하고 업계 차원에서 정책적인 대안 마련을 요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원철 기자 hac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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