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업계 폭리? 말도 안된다”
“치킨업계 폭리? 말도 안된다”
  • 신원철
  • 승인 2010.12.17 0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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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통큰치킨’ 판매 중단 불구 후폭풍 우려
FC업계 “가맹본부들 실질원가도 고려해야”
미끼상품으로 영세 자영업자를 절벽으로 내모는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휘말린 롯데마트의 ‘통큰치킨’이 지난 16일부로 판매중단에 들어갔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브랜드 치킨 가격에 거품이 꼈다는 소비자들의 주장이 잇따르면서 관련업계는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마트가 판매중단에 나선 이후 소비자들은 통큰치킨 재판매를 요구하는 항의의 글을 인터넷에 올리는 한편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 원가 공개를 요구하고 나서고 있다.

일부에서는 치킨 한 마리를 팔 때마다 가맹점과 본부가 각각 3천원씩의 마진을 얻고 있다는 주장을 하며 소비자들이 직접 생닭을 구매해 집에서 치킨을 만들어 먹어야 할 지경이라는 지적도 한다.

하지만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제대로 된 원가분석조차 없이 인터넷에 떠도는 일부 치킨원가 분석 자료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단순히 마트에서 생닭, 튀김 옻 등을 구입해 기름에 튀기는 것으로 원가를 분석하면서 치킨의 부가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

(사)한국프랜차이즈협회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가장 가격이 비싼 브랜드의 치킨과 롯데마트 치킨을 단순 비교하며 마치 업계가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같은 치킨이라고 해도 닭의 크기가 6호에서 10호까지 천차만별이고, 또 수입산ㆍ국내산 닭, 튀김에 사용되는 기름 등에 따라 생산원가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수년전부터 품질ㆍ맛 등에 따라 치킨 가격이 차등화 되는 등 시장이 가격대별로 세분화되고 있다.

롯데마트 치킨으로 인해 가격논란이 거세지고 있지만 이미 수년전부터 마트에서는 한 마리 6천~7천원짜리 저가 치킨을 팔아왔다. 또 한마리 가격에 치킨 두 마리를 파는 저가형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잇따라 출시되는 실정이다.

“원재료비만 받고 파는 메뉴 어딨나?”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생닭의 염지ㆍ시즈닝ㆍ분할 등의 가공비용, 치킨의 맛을 내는 노하우 개발비, 가맹점의 위생ㆍ맛 등을 관리하기 위한 슈퍼바이저 직원 운영비 등 신뢰도가 높은 브랜드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가맹본부들의 투자비용을 고려하지 않는 점도 불만이다.

한국가금산업발전협의회 문정진 사무총장은 “마트에서 1인분 180g이 2천원 안팎에 판매되는 삼겹살은 고깃집에서 9천원정도에 팔리고, 한우 등심은 1인분 150g이 7천원정도지만 외식업체에서는 5만5천원에 팔리기도 한다. 그럼 이것도 치킨과 마찬가지로 폭리가 된다”고 말했다.

외식메뉴의 원재료비만을 기준으로 적정가격을 산정할 때 커피, 스테이크 등 대부분이 폭리를 취하는 것이 될 수밖에 없음에도 유독 치킨에 대해서만 논란이 이는 점을 이해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번 치킨 가격 폭리 논란에서 치킨 부재료에 들어가는 비용이 제외된 점도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부당함을 호소하는 점이다.

갓 튀겨 따뜻한 상태로 치킨을 배달하기 위해 들어가는 오토바이 구매비ㆍ유류비ㆍ배달 아르바이트 인건비ㆍ전용 포장용기 제작비 등이 빠졌다. 또 무, 콜라, 소스, 물티슈 등도 마찬가지다.

그중에는 롯데그룹의 계열사로부터 공급받는 부재료도 많아 최근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중에는 롯데 제품 불매운동에 나설 계획을 밝힌 곳도 있을 정도다.

유통업체 외식사업 진출에 근본적인 대안 시급

롯데마트의 통큰치킨 판매 중단에도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을 것으로 보인다. 한 마리에 5천원이던 저가치킨에 맛을 들인 소비자들이 치킨 프랜차이즈업체의 제품이 비싸다고 구매를 꺼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외식소비 연말 대목을 앞두고 일어난 일이라 더욱 우려된다.

더 큰 문제는 가격 폭리논란이 치킨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점이다. 자본력이 강한 유통업체들이 미끼상품을 내걸어 고객을 유인하는 경영전략을 버리지 않는 한 치킨뿐만 아니라 더 많은 외식 업태까지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

롯데마트 치킨 판매에 앞서 마찬가지로 미끼상품 논란이 일었던 이마트 피자가 좋은 사례다. 이마트 인근 피자집들이 매출부진을 겪은 것은 물론 판매가격에 거품이 있다는 논란이 일어났고 이는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유통업체로 말미암아 저가경쟁, 원가논란이 유발될 수 있어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대비가 시급한 실정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일부에서는 유통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가격이 아닌 품질ㆍ서비스ㆍ시스템 등으로 맞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경기침체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외식메뉴의 부가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풍토가 나타나고 있어 외식업계 차원에서 소비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원철 기자 hac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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