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칼럼>잡곡은 잡곡일 뿐인가?
<식품칼럼>잡곡은 잡곡일 뿐인가?
  • 관리자
  • 승인 2010.12.1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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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식품연구소 신동화 소장
우리가 생산한 쌀의 소비가 부진하여, 당사들인 농민과 관련 국가공무원들이 큰 시름에 젖어 있는데 잡곡을 들고 나와서 무슨 뚱딴지같은 얘기인가 할 수도 있겠다. 쌀은 우리가 알고 있듯이 우리나라에서 연간 생산량이 400~500만t으로 가장 많이 생산되는 주곡이요 또한 농민의 주 소득원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예로부터 가장 귀한 곡식으로 대접 받았고 식량자원으로 우리 주식의 역할을 충실히 해 왔으며 재배하여 식용한 역사는 삼국시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 식생활에 곡류가 들어온 순서를 보면 보리, 귀리, 메밀, 밀, 수수, 기장, 피 등을 포함한 잡곡류가 먼저였다. 원산지가 남방계인 쌀은 기후 여건에 따라 재배기술이 개발된 그 이후라고 추정되고 있다. 사실 우리 민족은 잡곡에 먼저 길들여졌고 그 이후 식미가 뚜렷이 다르고 입맛에 맞는 쌀이 주식으로 정착된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우리가 쌀을 선호하고 우리 주식으로 정착시킨 이유는 크게 2가지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기호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곡물로 맛과 조직, 그리고 채소류 중심의 식단과 잘 어울리는 곡물이었고, 이에 따라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그 생산량이 늘어나고 타 작물에 비하여 단위면적당 소득이 높기 때문이다. 백미형태로 도정한 쌀은 주성분이 전분질로 그 자체로는 균형영양을 기대할 수 없으나 여러 가지 반찬을 부식으로 먹는 우리 식단에서는 영양균형을 이룰 수 있다. 그래도 주식인 쌀의 역할은 섭취하는 양 때문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근래 밥의 식미를 개선하기 위하여 현미를 도정하는 과정에서 거의 완전히 미강층을 벗겨내 버려 우리가 먹는 백미는 사실 전분이 주성분이 되고 다른 영양성분은 극소량이 남는다. 따라서 백미 그 자체로는 영양균형을 이루기가 어렵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여 백미 대신에 다른 잡곡류의 섭취를 권장하게 되고 잡곡의 장점들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잡곡은 종류에 따라서 구성성분이 다르고 특히 인체 생리기능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특수물질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근래 많이 밝혀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보리, 귀리, 메밀, 조, 수수 등이며 두류들이야 이미 단백질과 그 분해 잔물들의 특수기능이 많이 알려지고 있다. 보리의 경우 베타글루칸 같은 식이 섬유는 근래 문제가 되고 있는 고혈압, 당뇨 등 만성병 예방이나 증상개선에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특히 유색 보리의 색소물질들은 또 다른 기능이 널리 알려지고 있다. 메밀 같은 경우도 루틴이 있어 시력보완과 또 다른 기능으로 당뇨식에 잘 사용되고 있다. 잡곡류의 또 다른 장점은 쌀이 갖지 못하는 영양소를 보충하여 혼합곡을 이용한 밥 한 그릇으로도 상당한 영양균형을 이룰 수 있는 기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여러 잡곡류의 가격은 쌀보다 높기 때문에 생산자의 소득원으로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 특히 보리를 포함한 맥류는 겨울 동안 쉬고 있는 땅을 이용할 수 있으며 재배비용이 비교적 저렴하고 손이 덜 가면서 농약사용이 거의 없어 근래 불고 있는 무농약 곡류로도 크게 각광을 받을 수 있다.

잡곡의 기능성이 이제 많이 알려져 있는데도 소비량이 증가하지 않았던 이유는 식미와 취반의 어려움 그리고 가격부담 때문이었다. 그러나 근래의 연구결과와 조리기구의 발달은 이들 결점을 충분히 보완하고 개선하여 기호성과 기능성을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터 놓고 있다.

생산측면에서도 소량 생산에 의한 가격 상승을 피하기 위하여 대단위 생산단지를 구성하여 경제성을 높이는 방안이 구상되어야 한다. 특히 정부에서는 잡곡클러스터와 같은 프로젝트를 구상하여 일정지역에 잡곡을 대단위로 재배, 생산하고 소비자 제품 까지 만드는 일연의 과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집단단지 조성이 필요하다.

잡곡은 이용 면에서도 성인병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 소비지뿐만 아니라 선진 외국의 수요자에게도 수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며, 계속 상승하는 국제 식량 파동에도 대처하는 졸은 방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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