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세계화는 '봄바람' … 식재료값 인상에 '쓴 잔'
한식 세계화는 '봄바람' … 식재료값 인상에 '쓴 잔'
  • 관리자
  • 승인 2010.12.24 01: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인년 식품외식업계는 경기불황과 이를 극복하려는 다양한 노력들로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다. 날로 뛰는 물가로 말미암아 지속적으로 수익저하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던 외식업계는 산지의 10배 가격에 거래되는 식재료의 복잡한 유통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관련 업계가 생산성 향상에 주력한 올 한해 시스템 경쟁력으로 원가를 낮출 수 있는 프랜차이즈 사업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한편 새롭게 외식업에 진출하려는 대형유통업체와 프랜차이즈 업계의 갈등은 사회적인 이슈였다. 올 해 식품외식업계를 강타한 주요 뉴스들을 정리해봤다.

신원철·장유진 기자

2010년 식품외식업계 10대 뉴스
1. 국내 첫 '2010 한국외식산업식자재박람회' 개최
올해 4월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간 서울 양재동 aT센터 제1, 2 전시장에서 ‘제1회 한국외식산업식자재박람회’가 개최됐다.
(사)한국외식산업협회, (사)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 (사)한국신선편이농산물협회가 공동 개최한 이번 행사는 국내 최초의 농수축산물ㆍ가공식품 생산자와 대형 소비처인 급식ㆍ외식기업을 직접 연결하는 만남의 장.
올해 식재료 가격의 폭등으로 복잡한 유통단계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직거래망을 터주는 식자재박람회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뜨거웠다.
한편 이번 박람회에는 수많은 외식업계 종사자들이 몰려 직거래에 대한 높은 관심을 뒷받침했다.
박람회의 대회장을 맡은 정운천 前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대내외적인 경쟁력이 부족한 국내 농수축산업이 경쟁력을 갖추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를 창조하는 미래 핵심성장 동력인 식품ㆍ외식산업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며 “이런 의미에서 2010한국외식산업식자재박람회는 우리 국민의 먹을거리를 책임지는 농림수산식품부와 식품ㆍ외식산업계가 한뜻으로 상생하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뜻깊은 자리”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2011년 식자재박람회는 오는 4월 5일부터 8일까지 aT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다.

2. 배추 등 식재료값 폭등 ‘외식업계 초비상’
올해 외식업계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배추파동이었다. 9월 추석연휴가 끝나기 무섭게 치솟는 채소가격으로 외식업체의 경영난이 가중된 것. 특히 경기불황으로 매출은 나아지지 않고 있는데 식재료 구매비용이 뛰면서 수익이 고스란히 줄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가락시장에서 10㎏ 3930원에 거래되던 배추는 1년이 지난 10월 최고 420%가 올라 무려 2만437원에 거래됐다. 또 무는 지난해 18㎏ 8361원에서 최근 4만8713원으로 482%나 올랐다.
정부는 이에 중국산 농산물의 수입량을 확대하고 한시적으로 관세를 면제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농산물 생산ㆍ유통 시스템을 근본부터 개혁해야 한다는 것.
이에 산지와 외식업체를 직접 연결하는 직거래망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고, 또 중국 등으로 한정되던 해외 농산물 산지를 베트남 등 제3국으로 확대해 기후변화에 따른 작황 부진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 수입확대에만 의존하지 말고 국내 농산물 생산량을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3. 한식세계화 전담 기구 ‘한식재단’ 출범
올해 한식 세계화의 첨병이 될 한식재단이 출범했다. 한식재단은 2010년 3월 17일 aT센터에서 현판식 및 창립기념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한식재단은 농협, 농수산물유통공사, 한국국제교류재단, 한국관광공사 등 4개 출연기관과 한식세계화추진단, 2개 분과위원장 및 5개 관련협회장 등 7개 설립준비위원회 및 감독부서인 농식품부를 이사진으로, 출연기관인 농어촌공사가 감사를 맡았다.
사무국은 사무총장과 기획팀, 홍보팀, 사업팀으로 구성됐다. 2010년 재단사업은 홍보 및 해외한식당인증 등 민간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 집중적으로 이뤄졌으며 사업비는 수협과 한국식품연구원을 포함한 7개 출연기관에서 5억원, 한국마사회에서 2억원을 기부하고 정부예산사업 위탁수수료 4억원을 합쳐 모두 11억원 규모로 운영됐다.

4. 국내 최초 '2010년 세계프랜차이즈대회 개최'
(사)한국프랜차이즈협회는 올해 10월 13~16일 JW메리어트호텔,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 등에서 국내 최초로 ‘2010년 세계프랜차이즈대회’를 개최했다. 전세계 40여개국의 프랜차이즈 산업 종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번 행사를 통해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그 중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규격화ㆍ표준화 등이 우리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해외진출 활성화에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큰 관심을 끌었다.
프랜차이즈 산업이 안정화된 미국, 뉴질랜드, 호주 등 태평양 국가의 시스템을 한국, 중국, 인도 등 신흥 프랜차이즈 국가들에게 전수해 가맹본부들이 해외에 진출할 때 겪을 수 있는 제도ㆍ문화의 장벽을 상호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국가별 프랜차이즈 산업의 자유 무역 지대화를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번 대회가 그간 외형적인 성장에 치중해온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이 내실을 기하고 시스템을 점검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도 받았다.

5. 식용소금 · 수산물 · 떡 등 '원산지 표시제 확대' 확대
올해는 공정한 유통질서를 확립 및 생산자와 소비자보호 강화 차원에서 원산지 표시제가 더욱 확대됐다.
농림수산식품부는 8월 31일 ‘농수산물 원산지표시 대상 품목을 담은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요령’을 제정해 고시했다. 고시에 따르면 농산물과 농산물 가공품의 원산지표시 대상 품목이 종전 531개 품목에서 91개 품목이 많은 622개 품목으로 늘어났다. 이번에 추가된 품목 가운데 농산물은 호밀, 귀리, 오이, 풋고추, 석류 등이며 가공품은 케이크, 피자, 만두류, 물엿, 탁주, 청주 등이다. 또 식용소금을 비롯한 모든 식용 수산물과 수산물 가공품에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 했다. 아울러 종전에는 포장된 빵과 떡에 대해서만 원산지 표시의무가 있었으나, 제과점이나 떡집에서 판매하는 포장되지 않은 빵과 떡에도 원산지를 표시를 의무화 했다. 이와 함께 국산과 함께 수입국가명을 표시할 때는 국산의 혼합비율이 30% 이상인 경우로 제한됐다. 단 새로 원산지 표시 대상이 된 품목은 유예기간을 거쳐 2011년 2월11일부터 원산지를 표시해야 한다.
6. G20 서울 정상회의, 한식세계화에 도움
지난 11월 11일부터 12일까지 열렸던 G20 서울 정상회의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한 단계 높이는 자리이기도 했지만 우리의 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도 됐다. 한식 역시 G20 서울 정상회의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언론에 비춰져 G20은 한식 세계화에도 고무적인 역할을 해주었다. 정상회의 준비위원회도 이를 겨냥해 음식전문가들로 구성된 ‘식음료 자문위원회’와 ‘메뉴개발 TF팀’까지 구성, 정상회의 기간 동안 개최될 오찬과 만찬에 한우를 비롯해 한국의 특산품들을 사용한 다양한 한식을 선보였다. 또 한식당 론칭에 비교적 신경을 쓰지 않던 서울 특급호텔들이 한식 메뉴 보강 및 한식당 리뉴얼 오픈 등 민간 외교대사로서 한식 알리기에 힘을 썼다. 이외에도 한국을 찾은 8천여명의 대표단과 기자단에게 우리 식문화를 선보일 수 있었다.
또 세계 각국의 기업인들이 참여한 ‘비즈니스 서밋’에서도 특급호텔들이 한식을 선보여 한국의 식자재 홍보 등을 간접적으로 해주었다. 아울러 G20 영부인 행사에도 궁중요리가 선보이는 등 오피리언 리더를 겨냥한 다양한 한식이 선보였다.

7. 치킨 · 치킨호프, 남아공 월드컵 특수
올 6월 11일부터 7월 12일까지 열린 남아공월드컵 경기의 TV 중계 시청률이 50%에 육박하면서 치킨 업계의 매출이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배달치킨집들은 치킨 주문이 갑자기 밀려와 고객이 치킨을 주문한 뒤 2시간이 지나야 치킨을 먹을 수 있는 등 특수를 누렸다.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에는 월드컵 기간 중 매출이 200~300%가 오른 곳도 나왔다. 여름철 보양식, 간식 등으로 인기가 높은 치킨과 맥주를 함께 주문해 스포츠 중계와 함께 즐기려는 소비경향 덕분이었다. 또 치킨호프에서는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날 내점고객이 7시 전부터 꽉 차는 현상을 보였고, 일부 고객 중에는 좌석을 예약하는 이도 나왔다. 월드컵 특수는 올해 초 경기침체의 영향을 벗지 못해 매출 감소를 겪어온 치킨업계가 경영난으로부터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일부 치킨집에서 밀려드는 주문량을 감당하지 못해 서비스ㆍ치킨의 맛ㆍ위생관리 등에서 허점을 보여 외식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재점검할 필요성이 부각되기도 했다. 또 공중파 방송 등을 통해 치킨과 생맥주를 함께 배달하는 것이 식품위생법 위반일 수 있다는 논란이 불거졌지만 서울시 등 지자체는 이를 합법으로 인정하고 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8. 식품외식기업-지자체, MOU협약 체결 활발
올 한해는 이상기후 등으로 인한 식자재 가격 인상 및 식자재 수급불안에 따른 여파로 식품외식업체들과 지자체들간의 식자재 수급과 관련 MOU체결이 활발히 이뤄졌다. 대표적으로 아모제산업은 우수 수산물 직거래 확대 및 유통 확산을 위해 4월 13일 마산수협ㆍ홍합영어법인조합과 MOU를 체결했다. 또 지난 5월 28일에도 양평지방공사와 친환경 식자재 공급 MOU를 체결했다. 제너시스BBQ도 4월 23일 경상남도 거창군을 찾아 한우 브랜드 ‘애우’를 정육점 프랜차이즈 브랜드 ‘맘앤팜’에 공급받는 MOU를 체결했다. 거창군의 애우는 청정지역에서 기른 고급한우로 우량 송아지만을 선별해 섬유질이 풍부한 쑥 사료로 길러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 또 위생적인 농장운영, 이력추적 등으로 특허청 상표등록과 사양특허를 취득했다는 점이 MOU체결에 영향을 줬다. CJ프레시웨이도 농협과 5월 11일 농산물 유통개선 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CJ프레시웨이는 농협에서 우수한 품질의 농축식품을 구매해 전국의 식자재 유통 대리점, 체인 식당, 중대형 식당, 급식장, 호텔 등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것이 목적이다.

9. 일본 대중식 한국 외식시장 진출 박차
올해는 다소 저렴한 일본의 대중식을 앞세운 일식 브랜드들이 창업시장을 비롯한 국내 외식시장에 잇따라 등장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오니기리와 이규동(오니규)을 시작으로 올해 들어 한우동&돈부리(퍼스트에이앤티), 채선당의 누들&돈부리(다영F&B), 돈돈부리부리(에땅) 등이 줄지어 오픈했다. 일본 도시락인 ‘벤또’ 역시 오픈이 줄을 이었다. 벤또랑(에프알푸드시스템), 오니벤또(SK푸드시스템), 코코로벤또, 리치벤또 등이 매장을 잇따라 출점됐다.
국내에서 도시락 전문점의 원조로 활약하던 한솥도시락도 최근 이러한 벤또 트렌드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 일부매장을 리뉴얼하는 등 일본 도시락 전문점이라는 점을 강화하고 나섰다. 일본 대중식이 국내 외식시장에서 빠르게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1만원 내외의 저렴한 가격대와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기기에 적합한 메뉴 맛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일본 외식기업이 직접 투자한 직영 매장 오픈이 잇따랐다.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3월 강남에 문을 연 ‘시로키야’(白木屋)가 있다. 일본에서 1800여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는 시로키야의 오픈은 본사인 몬테로자의 직접 투자방식으로 이뤄졌다.

10. 롯데마트 '통큰치킨' 미끼상품 논란
치킨 한마리에 5천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내세워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의 반발을 샀던 롯데마트의 통큰치킨은 대형 유통업체의 외식업 진출에 대한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소비자들의 만족을 얻으면서 지난 16일 판매가 중단된 이후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원가구조를 공개하라는 소비자들의 반발에 시달리기도 했다. (사)한국프랜차이즈협회는 이에 가맹점의 원가 및 수익구조는 물론 가맹본부의 원가 구조까지 공개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치킨 가격 폭리 논란으로 불신감을 갖게 된 소비자들은 치킨 주문을 꺼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연말연시 소비가 많이 늘어나는 호황기에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때아닌 매출저하 현상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더 큰 문제는 롯데마트가 통큰치킨의 판매를 중단한 후 ‘롯데마트 통큰’으로 상표를 등록한 것. 자영업자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롯데마트의 초저가 제품은 치킨에 그치지 않고 다른 메뉴로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외식업계 전반에 위협이 될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