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안주, 정통으로 통한다?
맥주안주, 정통으로 통한다?
  • 신원철
  • 승인 2011.03.04 0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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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음식ㆍ지역 특산물로 활로 찾아
맥주전문점의 메뉴 전략이 진화하고 있다. 양식 메뉴는 퓨전이 아닌 프랑스, 이탈리아 정통 음식을 지향하고, 한식 메뉴는 지방에서 인기를 끄는 전통음식ㆍ특산물을 활용해 한국적인 맛을 강화하고 나선 것.

이런 변화는 최근 수년간 국적이 불분명한 퓨전음식으로부터 고객들이 발길을 돌린 영향이 크다. 또 대부분의 맥주전문점이 치킨, 튀김, 과일, 오뎅탕 등 비슷비슷한 메뉴를 내놓으면서 차별화에 어려움을 겪는 곳도 늘고 있다. 따라서 대중성이 강한 퓨전음식보다 맛의 개성이 분명한 정통음식이 맥주전문점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맥주와 맞는 나라별 음식 선봬
▶ 와바의 피쉬앤칩스.
세계맥주전문점 와바를 운영하는 (주)인토외식산업에서는 최근 국가별 맥주와 어울리는 세계음식을 콘셉트로 50여 가지 신메뉴 출시를 준비 중이다. 그중에서도 20여년 경력의 이탈리아 요리 전문가 남기열 셰프에게 의뢰해 개발한 6가지 메뉴가 핵심이다.

인토외식산업이 이탈리아 요리에 주목하게 된 것은 여성 고객의 선호도가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존의 샐러드 메뉴만으로는 식사꺼리가 되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정통 이탈리아 메뉴 개발에 나섰다.

인토외식산업 관계자는 “수년간 맥주전문점 업계는 식사대용 안주를 잇따라 개발했지만 삼겹살 등 고깃집 고객을 끌어오는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문제는 성별에 따라 선호하는 음식이 다른 점을 감안하지 않고 메뉴를 개발한데 있다”고 지적했다.

맥주전문점에서 남성 고객이 선호하는 육류 메뉴를 개발해도 고깃집과 가격ㆍ맛 등에서 경쟁하기 어려운 반면 여성들이 찾는 이탈리아 음식은 맥주전문점에서 운영해도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6가지 이탈리아 음식을 개발하면서 남기열 셰프를 캐릭터로 만들어 브랜드화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단순히 맥주전문점의 안주가 아니라 정통 이탈리아 레스토랑 수준의 요리를 선보인다는 것.

한편 이탈리아 음식이면서도 지방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해 수도권으로 확산된 경우도 있다. 샐러드, 파스타를 결합한 음식이 바로 그것이다. 경상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음식은 세숫대야 크기의 그릇에 채소, 굵기가 얇은 파스타를 함께 넣는다. 가장 큰 장점은 양이 넉넉하면서도 이탈리아 음식으로 여성, 남성 고객 모두가 좋아한다는 것이다. 일명 세숫대야 파스타는 최근 서울의 강남 등지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음식, 한국인 입맛에 잘 맞고 인기 꾸준해

쪼끼쪼끼시즌2를 운영하는 태창파로스에서는 지방의 전통음식에 주목하고 있다. 강원도 특산품인 먹태가 그 주인공이다. 먹태는 노가리, 한치, 마른오징어와 같은 마른안주로 충청도에서는 이 먹태에 매운맛이 곁들여진 간장 소스에 찍어 먹는 음식이 인기다.

이곳에서 지방의 특산물에 관심을 두는 것은 수도권의 맥주전문점들이 신메뉴 개발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벤치마킹이 잇따르고 있어 신메뉴 아이디어 고갈을 호소하는 곳이 많다. 따라서 지방의 특산물은 한국인에게 잘 맞고 개성이 강해 신메뉴 아이디어의 보고가 된다.

함정훈 태창파로스 조리실장은 “최근에는 무침요리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데 무침요리는 한국인 입맛에 잘 맞고 샐러드보다 양도 푸짐해 남성 고객들이 선호한다”며 “또한 사계절 내내 인기가 꾸준하다 보니 신메뉴 개발에 부담을 느끼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이 메뉴운영에 여유를 둘 수 있어 더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음식의 또 다른 장점은 가맹점주에게 조리법을 전수하기 쉽고, 또 무침의 경우에는 조리시간도 짧아 매장이 바쁜 시간에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
외식업계에서는 이처럼 음식의 정통성을 살리는 맥주전문점 업계의 변화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술집ㆍ밥집이 비교적 뚜렷이 구분되는 외식문화를 갖고 있던 한국사회가 미국, 유럽, 일본처럼 한곳에서 식사, 술을 한번에 즐기는 문화로 바뀌고 있고 이는 맥주전문점이 꾸준하게 안정적인 매출을 낼 수 있는데 도움이 된다는 평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최근 술을 적게 마시는 사회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맥주전문점들이 주류 판매만으로 충분한 수익을 얻기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이 메뉴개발에 대한 투자비를 늘려가고 있어 맥주전문점이 레스토랑으로 진화하는 현상은 앞으로 더 활발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원철 기자 haca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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