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파장 식품ㆍ외식업계에 확산
일본 대지진 파장 식품ㆍ외식업계에 확산
  • 신원철
  • 승인 2011.03.25 09: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식품업계, 단기간 정상화 어려워 수출중단 우려
일본산 수산물 취급 외식업소는 타격 커질 전망
지난 11일 일어난 일본 동북부 대지진의 여파가 국내 식품ㆍ외식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당초 지진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적을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지만,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일본 무역 의존도가 22.3%인 만큼 수출입 전반에 걸쳐 파급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지 물류유통 시설 피해

식품업계는 일본 내수 시장이 단시간 안에 정상화되지 못할 것으로 보여 수출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에 진출해 있는 한국 식품기업 중 대상의 수출 제품 유통을 담당하는 대상 재팬은 후쿠시마와 센다이 등 피해지역에 유통시설과 주요 거래처 10여곳이 집중돼 있어 시설파손을 비롯해 재산상의 손실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당장 경영 정상화가 어려운 점이 문제다.

대상 관계자는 “현재 대상 재팬 사무소에 남아 있는 직원은 4명뿐으로, 추가 피해가 우려돼 나머지 직원은 지난 17일 한국으로 일시 귀국한 상황”이라며 “물류 시스템 개보수가 진척되지 못하고 있어 물류배송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상은 일본 수출액이 타 국가 수출액보다 적어 악영향이 크지 않을 전망이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는 일본 시장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물류유통의 비중이 수출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주류업체들은 제품 배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해 소주로 일본 수출 실적 156억엔을 달성한 롯데주류는 거래 중인 항구 8곳 중 미야기현, 후쿠시마현에 위치한 센다이, 오나하마 2곳 항구의 선적이 중단된 상태다. 대지진으로 인해 지난 22일 일본에 선보인 막걸리 제품의 판촉ㆍ유통 모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로는 창고 시설 인근의 도로가 파손돼 제품 배송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또 안전사고 예방차원에서 일본 정부가 중장비 사용을 중단시킨 상황이어서 정상적인 영업이 힘들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직접적인 지진 피해 지역 내 한국 업체들의 경우 원자재 조달, 유통물류 사업이 중단될 수밖에 없다”며 “대지진의 여파가 수년간 지속될 수 있어 식품업계가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서둘러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산 수산물 기피현상 우려

일본산 식재료를 사용하는 외식업체들은 원전폭발에 따른 방사선 피폭의 여파로 고객들의 불안심리가 확산되는 점이 부담이다.
특히 생태, 도미, 고등어 등 일본산 수산물 의존도가 높은 외식업체는 타격이 크다. 일부 품목은 물량을 국내산으로 교체하려해도 상황이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최근 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일본산 수산물이 급감했다. 부산경남본부세관에 따르면 일본 대지진이 발생하기 전 부산항으로 통관된 일본산 수산물은 2659t이었다. 그러나 지진 발생 후인 12일부터 21일 통관된 일본산 수산물은 1207t이었다. 중량은 55%,금액은 57%나 줄어든 것이다.

칠레ㆍ미국산 돼지고기는 일본 대신 한국으로

반면 육류를 주 메뉴로 하는 외식업계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돼 주목된다. 일본으로 수출될 예정이던 수입 육류의 상당 부분이 일시적으로나마 한국으로 흘러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구제역의 여파로 품귀현상을 겪고 있는 돼지고기는 칠레, 미국 등의 돈육 수출업체들이 올해 일본 시장 대신 한국 시장에 주력할 것을 밝혀 수급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칠레의 육류수출업체 아그로수퍼는 최근 일본 도쿄 사무실을 사실상 폐쇄했다. 항만, 공항 등의 시설이 정상적으로 운용되지 못해 일본으로 수출예정이던 물량의 반입이 지체되고 있어서다. 업체 측은 일본 내수시장 맞춤형 주문상품 대부분을 냉동창고에 보관 중이며, 그 이외 품목은 한국, 중국 등으로의 수출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르면 3개월 내에 아그로수퍼 돼지고기의 일본 수출 물량 상당량이 본격적으로 한국으로 들어올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내수 시장이 언제 회복될지 예측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며 “유통기한이 길어질수록 창고운임이 발생해 피해가 클 수밖에 없어 해외 돼지고기 수출업체들이 일본이 아닌 제3국을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돼지고기 수출업체들은 올해 한국 수출 물량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특히 업체들은 지난해까지 수출품목에 들어 있지 않던 돼지고기 부산물, 안심, 등심 등의 품목을 올해 새로 추가했고, 냉동이 아닌 냉장제품으로 수출해 한국산 돼지고기 수요의 일부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대형마트 등을 통해 일반 소비시장을 공략하고,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등을 통해서는 B2B 시장에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육륙수출협회 박정민 PR차장은 “미국 돼지고기 생산업계의 가장 큰 경쟁력은 단기간에 충분한 수출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점”이라며 “최근 아시아 시장의 돼지고기 수요에 변화가 생긴 만큼 미국 내수용 돼지고기 물량 일부를 한국으로 돌려 시장 선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칠레, 미국 등의 돼지고기 생산업체들이 올해 한국 수출을 늘리고 나섬에 따라 구제역으로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웠던 국내 돼지고기 수급이 다소 회복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멕시코산 돼지고기의 경우 이미 일본 수출 물량의 상당수를 한국, 중국 등으로 돌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 쇠고기의 경우는 한국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호주산 쇠고기의 수입량 증가가 예상된다. 일본 대지진 발생에 따라 국내 유입 물량이 늘어 유통가격도 지진 전보다 20% 정도 하락했다.

샤브샤브전문점 채선당을 운영하는 (주)다영에프앤비 김기수 물류유통사업부 상무는 “올해 초 구제역으로 수입 쇠고기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한 수입상들이 호주산 쇠고기 비축량을 늘려왔다”며 “하지만 이처럼 일본 수출물량이 한국으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서둘러 시중에 비축량을 풀어놓고 있어 가격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호주산 쇠고기 가격 하락이 6월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원철ㆍ이봄이 기자 haca13@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