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0주년특집]10대 NEWS
[창간10주년특집]10대 NEWS
  • 김병조
  • 승인 2006.04.2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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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소주는 쓴맛에 마신다’는 주당들의 고정관념을 깬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김삿갓’의 등장이었다. 검은색 병에 이름도 재미있는 ‘김삿갓’이 소주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추억이 아련하다. 10년이 지난 2006년 봄, 주당의 손에는 ‘김삿갓’의 뒤를 이은 ‘참나무통 맑은 소주’도 아니요, 백세주도 아닌 20도짜리의 순한 ‘처음처럼’이 잡혀있다.

지난 10년간의 녹녹치 않았던 대형 사건사고들, 특히 IMF 여파에 따른 장기불황의 한파 속에서 팍팍한 세월을 살아야 하는 서민들에겐 독한 소주가 어울릴 만 하건만 소주의 알콜도수는 크게 낮아졌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 이 세상에 모두가 예측 가능한 일만 생긴다면 뉴스거리가 어디 있겠는가. 예기치 않았던 일이 발생하고, 알 수 없는 또 다른 미래가 긴장을 하게 만들지만 그러하기에 우리는 발전하는 것이다.

창간10주년을 맞아 그동안 본지에 게재됐던 기사 중에 ‘100대 뉴스’를 뽑아 보았다. 창간연도인 1996년과 올해의 경우 1년이라는 기간을 채우지 못한 해이기에 5대 뉴스만 뽑았고 나머지는 연도별로 10대 뉴스를 선정해 모두 100개의 뉴스를 정리해 보았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각종 테마와 이슈 별로 가장 주목받을 만한 뉴스를 골라 ‘10대 뉴스’로 소개했다.

10대 뉴스를 부문별로 보면, 하루가 멀다 하고 빈발했던 식품안전사고와 광우병 및 조류독감 등 굵직굵직한 사건사고들이 가장 주목받는 뉴스로 선정됐다. 또 정책면에서는 수 년 간 논란만 거듭하다가 최근에 ‘식품안전처’ 신설로 가닥을 잡은 식품행정체계 개편과 단체급식의 전면적인 실시,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제정을 통한 건기식 제도의 정착 등이 뽑혔다. 이밖에 IMF와 장기불황, 업계의 M&A 확산, 웰빙/친환경 열풍, 한류열풍과 우리음식의 세계화, 소주의 끊임없는 진화 등이 이슈와 트렌드를 반영한 대표적인 뉴스로 선정됐다.

10년간의 뉴스를 정리하면서 그동안 수없이 많은 사건 사고들, 소비자 니즈와 마켓 트렌드의 변화, 새로운 제도의 시행 등을 겪으면서 식품-외식업계 종사자들의 어깨가 무척 무거웠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본지가 선정한 ‘100대 뉴스’와 ‘10대 뉴스’에 대해 독자 여러분들이 공감할지 자못 궁금하다. 과거를 되짚어보고 미래를 설계하는 하나의 작은 잣대가 되길 그저 바랄 뿐이다.

김병조 편집위원 bjkim@foodnews.co.kr


1.식품 안전사고의 연발
대장균 O-157에서 김치파동까지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면 거의 매년 1~2건의 대형식품안전사고가 발생해 국민들로 하여금 먹거리 안전에 대한 공포심을 불러일으켰다.
본지가 창간되던 1996년 일본 오사카의 한 학교에서 1만명의 감염자와 12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킨 병원성대장균 O-157 식중독 사건은 일본 현지는 물론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국내에서도 97년 9월 미국 네브래스카산 수입 쇠고기에서 O-157균이 검출된 것이 확인됨에 따라 쇠고기 기피현상을 불러 일으켜 관련 업계가 큰 타격을 받았다.
98년과 99년에는 식품에서의 환경호르몬과 다이옥신 검출이 이슈가 됐다. 98년 7월30일 한국소비자보호원은 95년부터 농수산물과 식품 생활용품 622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3백종에서 중금속 등 내분비를 교란시킬 수 있는 14가지의 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또 99년 3월에는 시민의 모임에서 피자헛과 맥도날드, KFC, 하겐다즈 제품에서 환경호르몬이 다량 검출됐다고 발표했으며 6월에는 벨기에산 축산물의 다이옥신 오염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소비자들이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친환경 농산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때가 바로 이때부터다. 2003년 3월에는 서울시내 9개 중고등학교 학생 1천여명이 동시 다발로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인 사건이 발생해 학교급식 위생관리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2004년 6월에는 이른바 '불량만두' 사건이 발생, 국민들에게 혐오감과 함께 식품안전에 대한 불신을 극도로 증폭시켰다. 이 사건으로 만두 제조회사의 한 젊은 사장이 한강에 투신자살하고, 많은 업체들이 연쇄부도를 맞는 등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졌다. 그러나 사실은 업체들에겐 큰 잘못이 없는 행정 미숙으로 인한 일종의 해프닝으로 업체에 피해만 남긴 채 종결돼 씁쓸함을 남겼다.
2004년에 이어 2005년에도 두 건의 대형 식품안전사고가 발생했다. 7월에 수입 장어에서 발암물질 말라카이트 그린이 검출된 사건과 10월에 발생한 기생충알 김치파동이다.
특히 김치파동은 처음에는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알이 검출된 것이 발단이 됐으나 나중에는 국산김치에서도 기생충알이 검출됐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일본 지역으로 김치 수출이 급감하고, 소비자들이 김치를 외면함에 따라 대표적인 전통식품 김치의 위상이 크게 떨어지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2.인수공통전염병 공포
광우병·AI···환경파괴 따른 보복?

최근 10년간 식품·외식업계를 강타한 가장 대표적인 사건은 단연 인수공통전염병의 창궐이다. 1996년 영국에서 처음 발생한 광우병, 1997년 홍콩에서 처음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는 21세기 최대 재앙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며 지금도 계속해서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광우병은 2003년에 미국에서 또다시발생해 미구간 쇠고기를 수입하던 세계 각국이 금수조치를 취했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아직도 수입금지 조치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그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들어서도 미국과 캐나다에서 광우병에 감염된 소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어 이들 지역으로부터 쇠고기를 수입하는 국가들은 경계심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는 2003년 12월에 국내에서도 발생해 닭과 오리 사육 농장이 큰 피해를 봤으며 닭고기와 오리고기를 취급하는 외식업소들의 매출이 심할 때는 90%까지 곤두박질을 치는 등 피해가 막심했다.
특히 조류인플루엔자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태국, 중국 등 아시아권 국가를 중심으로 창궐하기 시작해 지금은 유럽은 물론 이집트를 비롯한 중동지역까지 확산돼 전 세계적인 전염병이 되고 있다.
WHO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현재 H5N1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사람은 204명이며, 이 가운데 113명이 사망했다고 밝혀 마침내 사망자가 100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까지 치명적인 H5N1형 바이러스는 감염된 조류의 배설물과 직접 접촉한 경우에만 조류에서 사람으로 감염이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인간 사이에도 전염성을 갖는 바이러스로 발전할 경우 인류의 대재앙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와 인간 인플루엔자간 연결고리를 처음으로 발견한 미국의 AI 전문가 로버트 웹스트 박사는 H5N1형 AI 바이러스가 인간 사이에서도 감염되는 쪽으로 발전할 경우 인류의 절반 정도가 사망하는 최악의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자택에 3개월치 분량의 비상 식품과 식수를 비축하고 있는데 이는 개인적으로 그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것.
최근의 이같은 인수공통전염병은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동물학대와 자연훼손 등 환경파괴에 대한 응분의 대가라고 하는 이른바 ‘자연섭리론’까지 나오고 있어 인류사회를 우울하게 하고 있다.



3.학교급식 전면실시
교육적차원서 시작···배식수준 그쳐

1999년 3월, 신학기 개학과 더불어 고등학교에서도 위탁급식이 허용되면서 학교급식의 전면적인 실시 시대가 개막됐다.
2005년 말 현재 전체 1만845개 초중고 및 특수학교 가운데 1만780개 학교가 급식을 실시해 학교수로는 99.4%의 실시율을 보이고 있으며, 학생수로는 전체 783만8930명 중 93.8%인 735만1788명이 급식을 받고 있다.
양적으로 엄청난 성장을 거듭했지만 질적으로는 아직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 학교급식이다. 최근에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지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5년 동안에 163개 학교에서 1만8802명의 식중독환자가 발생할 정도로 위생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당초 학교급식 실시는 교육적 차원에서 시작했지만 본래 목적과 취지에는 접근하지 못한 채 단지 한 끼의 식사를 제공하는 ‘급식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학교급식과 관련된 각종 부정과 비리는 학생들에게 오히려 비교육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했으며, 가정 형편상 급식비를 내지 못하는 학생이 2005년 말 현재 2만2570명에 이르는 등 새로운 문제점까지 발생시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직영과 위탁간의 운영형태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2005년 말 현재 운영형태별로는 직영급식이 84.6%, 위탁급식이 15.4%로 학교급식에서 위탁운영이 허용된 이후 시간이 갈수록 위탁급식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학교급식은 700만명이 넘는 국가의 미래 주역들이 12년간 이용하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볼 때 범정부차원에서 질적 개선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 되고 있다.



4.IMF와 장기불황
저가경쟁···처절한 생존의 연속

국내 외식산업은 1980년대 이후 급성장을 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각 업체들은 매출신장을 목표로 과감한 시설투자와 함께 외형 늘리기에 치중해왔다. 80년대 후반까지는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 등을 거치면서 대형 음식점이 자리 잡고, 외국의 유명 브랜드가 도입되는 등 본격적인 성장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업체간의 경쟁심화와 함께 1992년을 고비로 외식업계는 저성장기에 접어들기 시작했으며, 이른 가운데 맞이한 IMF 사태는 업체들로 하여금 생존전략에 돌입하게끔 만들었다.
IMF를 계기로 소비패턴이 축소지향, 알뜰 위주로 변해가면서 외식시장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 왔다. 과거에 겪어보지 못했던 소비위축 현상이 나타나면서 90년대 이후부터는 그동안의 고급화 대형화 소비패턴이 크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신규 창업은 소자본으로 가능한 소형 점포가 주류를 이루고, 메뉴 또한 저가 위주로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졌다. 기존 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할인 및 저가경쟁에 몰입하면서 살아남기 위해 처절한 ‘투쟁’을 해야만 했다. 기본적으로 인구대비 업소수가 지나치게 많은 경쟁구도 속에서 불황이 예상보다 장기화 되면서 이를 버티지 못한 업소들의 폐업이 속출하는 상황이 전개됐다.
외식업계의 지난 10년은 이처럼 뼈를 깎는 구조조정의 시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 처절한 ‘투쟁’은 2006년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호황과 불황의 경기 사이클을 느끼지 못할 정도의 장기불황은 외식업체 경영주들로 하여금 ‘화려했던 과거’를 잊고 시장을 보는 근본적인 시각 자체를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5.웰빙·친환경 열풍
'유행'아닌 소비유형으로 정착

국내에 웰빙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은 2002년 부터다. 당시에는 잠시 지나가는 유행 정도로만 인식됐지만 4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봤을 때 웰빙은 단순한 '열풍'이 아닌 하나의 소비유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웰빙 바람과 함께 식품·외식 업계에서 가장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이른바 '컬러 푸드'다. '블랙 푸드', '레드 푸드', '그린 푸드' 등이 바로 그것이다.
업체들은 관련된 제품을 앞 다퉈 출시했고, 하나의 트랜드가 지나고 나면 또 다른 '색깔 마케팅'이 전개되는 양상을 보여 왔다.

웰빙 열풍과 더부렁 식품·외식 업계에 또 하나의 트렌드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것이 친환경 바람이다. 중국산 발암물질 장어, 납성분 함유 김치, 농약기준치의 5배 이상이 검출된 뉴질랜드산 쇠고기, 기생충 김치, 과자 유해 논란 등 유해식품에 대한 공포가 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친환경 먹거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친환경 식품은 환경오염과 자연재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졌으며 유기농산물과 식품에 대한 관심 증대는 이러한 소비 패턴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소비자는 건강을 위해 생산자는 부가가치가 높은 소득창출을 위해 너도나도 유기농을 찾는 것이다. 소비자의 관심과 매출 증가에 따라 유기농 식품은 더 이상 백화점이나 할인점의 구색 맞추기 차원이 앙닌 핵심사업으로 떠올랐다.

웰빙과 친환경 코드는 한 때 스쳐지나가는 유행이 아니라 소비 패턴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이며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라는 점에서 업계의 더욱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6.식품행정체계 개편
식약청, 8년만에 역사속으로···

1998년 보건복지부 산하에 식품과 의약품 안전관리를 전담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청(KFDA)이 창설됐다. 미국의 FDA를 모방한 기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식약청은 상위 기구인 복지부에 예속된 집행기구에 불과한데다 식품안전 업무가 8개 부처로 분산돼 있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이에 따라 크고 작은 식품안전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식품행정체계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식품행정체계 일원화는 그러나 복지부와 농림부 등 관련 부처의 이기주의로 인한 논란만 거듭될 뿐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 2004년 6월에 발생한 '불량만두' 파동은 행정체계 개편에 대한 큰 자극제가 돼 정부로서는 식품안전정책위원회 설치를 골자로 하는 '식품안전기본법' 제정이라는 대안을 모색하게 됐다.

하지만 식품안전기본법(안)의 내용이 식품업계를 압박하는 규제 일변도로 짜여져 업계의 큰 반발을 사게 된 정부는 행정체계 개편을 원점에서 재검토에 들어갔다. 식약청으로 통합하느냐, 농림부로 통합하느냐, 아니면 별도의 독립된 새로운 전담기구를 신설하느냐, 그것도 아니면 당초 계획했던 식품안전정책위우너회 설치를 통해 통합 조정기능을 강화하느냐를 놓고 중앙정부 차우너에서 정책조정에 착수했다.

결론은 총리실 산하에 차관급의 '식품안전처'를 신설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식품안전처 신설은 8개 부처로 분산된 업무를 통합한다는 의미 외에도 기존 식약청에서 식품과 의약품 관리 기능을 분리했다는 점에서, 또 정책 결정권한이 있는 '처'로 승격이 됐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7.건기법으로 건전한 시장 정착
만병통치약서 기능식품으로

단순히 배를 채우던 먹거리 문화가 이제는 건강까지 고려한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트렌드를 극명하게 나타내는 것이 바로 건강기능식품이다.
건강기능식품은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가공해 만든 식품이다. 먹어서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10년 전에는 건강기능식품이란 명칭이 아닌 건강보조식품으로 불리며 식품위생법으로 관리가 됐다. 하지만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다보니 만병통치약으로 과대포장되는 경우도 있고, 터무니없이 비싼 값으로 팔리는 일도 벌어졌다. 이렇게 문란한 시장을 정리하고 정말 기능성이 검증된 제품이 시장에서 취급되게 하기 위해 정부는 2003년 건강기능식품법을 제정했다.
2004년 1월 31일자로 시행된 건강기능식품법에 따라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이 신고에서 허가로 바뀌면서 3천여개가 난립했던 건강보조식품업체들 중 10% 정도만이 제조업 허가를 받고 운영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으로 만들 수 있는 원료·성분도 최초에는 고시형 32개 품목으로 제한됐으며, 제형도 액상, 과립, 환, 정, 캅슐, 분말 등 6개로 정해졌다.
건기법 시행으로 시장이 정리되고 전체적인 수준이 높아진 장점이 있던 반면, 시장 규모의 축소와 획일적인 제품이 출시되는 단점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주요 판로는 방문판매, 다단계판매에서 홈쇼핑, 할인점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제는 건기법 시행 3년차를 맞이하면서 GMP 도입이 활발해지고, 개별인정형 제품의 연구도 다양하게 진행되면서 시장의 성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8.서민과 함께한 소주의 변신
소주의 고급화 저도주 경쟁

소주, IMF와 장기불황의 덕을 가장 많이 본 상품 중의 하나다.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환과 함께 한 ‘서민의 벗’이었기 때문이다. 서민들의 사랑에 보답이라도 하듯 지난 10년간 소주는 프리미엄 제품 출시를 통한 고급화와 알코올 도수를 낮추는 ‘저도주’ 경쟁을 통한 대중화로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프리미엄 소주시장에 불씨를 당긴 제품은 보해양조의 ‘김삿갓’이다. 1996년 3월 ‘소주 위의 소주’를 표방하면서 내놓은 벌꿀 소주인 ‘김삿갓’을 필두로, 같은 해 5월에 두산경월의 천연 벌꿀을 이용한 ‘청산리벽계수’, 이어 6월에 출시된 진로의 ‘참나무통 맑은소주’ 등 프리미엄 소주의 본격적인 경쟁체제가 시작됐다.
1997년에는 전통소주의 고급화를 들고 나온 국순당이 ‘백세주’를 출시하며 소주의 고급화에 다시 한번 경쟁을 촉발시켰고, 2001년에는 녹차가 들어 있어 건강에 좋다는 두산의 ‘산소주’도 돌풍을 일으켰다.
소주의 진화는 고급화와 더불어 저도주 바람으로 이어졌다. 1924년 진로가 증류식 소주를 처음 내놓을 때 알코올 도수 35도로 시작된 소주는 98년 10월에 23도의 ‘참이슬’이 등장했고, 2001년 2월에는 22도로, 2004년 2월에는 21도까지 낮아졌다. 진로에 이어 두산, 금복주, 대선 등도 저도주 경쟁에 동참하면서 ‘소주=21도’라는 공식을 만들어냈다.
소주의 저도주 경쟁은 지난해 대전 충남지역의 선양이 20.5도짜리 ‘맑을린’에 이어 경남지역의 무학이 역시 20.5도짜리 ‘화이트’를 내놓은데 이어 올해 2월 들어서는 두산의 ‘처음처럼’이 20도짜리를 출시하면서 또다시 불이 붙기 시작했다.



9.한류열풍과 우리음식의 세계화
'대장금' 우리음식 홍보대사

우리의 전통음식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건강식이라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검증된 사실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홍보가 부족해 세계화를 하지 못하면 의미 없는 일이다. 음식도 문화이기에 한번 빠져들면 습관처럼 이용하게 돼있지만 빠져들기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음식 세계화의 일등공신은 뭐니 뭐니 해도 드라마 ‘겨울연가’, ‘대장금’ 등을 통한 문화 마케팅이다. 일본 열도를 뒤흔든 ‘욘사마’ 열풍과 아시아 전역에 퍼져나간 궁중음식을 주제로 한 ‘대장금’은 자연스럽게 세계에 우리음식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일본 시장의 경우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를 계기로 한국식품 시장이 급속히 확대된 데다가 드라마 ‘겨울연가’의 히트에 힘입어 파죽지세의 성장세를 보였다. 2003년 ‘겨울소나타’라는 이름으로 ‘겨울연가’가 소개된 뒤 한국 대중문화 전반에 대한 인기로 확산되면서 김치와 고추장, 라면 등 한국 관련 제품에 대한 선호현상으로 파급효과가 나타났다.
홍콩에서는 ‘대장금’으로 한국음식에 대한 관심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 한국식당을 찾는 외국인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메뉴도 기존의 비빔밥, 불고기, 갈비 외에 전골 찌개까지 맵고 짠 음식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대장금’의 인기에 힘입어 홍콩을 오가는 항공편 기내식 서비스에서는 한식 메뉴의 대명사인 비빔밥이 큰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우리음식의 세계화는 한류열풍 뿐만 아니라 김치 등 전통식품이 사스와 조류독감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각종 보고서가 나오면서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추세다.
정부는 이같은 우리음식의 세계화 열기를 뒷받침하기 위해 우리음식의 조리법의 표준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10.M&A확산 ·대기업의 외식 진출
영세구조 탈피 vs 양극화 심화

최근 식품과 외식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두드러진 특징은 M&A와 대기업의 외식사업 진출이다. 소비 트렌드의 양극화는 업체간의 격차를 더욱 심화시켰고, 그 결과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두드러져 자금력을 앞세운 대기업들의 중소업체 인수합병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식품 공룡 기업’ CJ의 경우 아예 M&A 전략을 노골화하고 있을 정도다. CJ는 이미 지난해 국내 최고 장류 브랜드 해찬들을 인수했으며 지난 3월에는 삼호F&G를 인수한데 이어 대림수산 인수전에까지 뛰어들었다.
대기업의 외식사업 진출도 예사롭지 않다. 식품이나 외식산업과 관련이 있는 대기업은 물론이고 전혀 무관한 대기업들까지도 외식사업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가령 SK그룹이 좋은 예다. SK그룹은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해외에 전통음식 전문점을 내는 것을 목표로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보통신과 석유화학을 주력으로 하는 SK그룹까지 외식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 외식산업이 유망산업이 될 수 있다는 반증이기도 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전문성과 다양성을 필요로 하는 외식산업에 자금력을 앞세운 대기업들의 진출이 바람직한가라는 점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지 않다.
어쨌든 식품과 외식산업이 안고 있는 현재의 문제점 중의 하나가 영세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기업의 활발한 M&A와 신규진출은 산업의 구조조정 차원에서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더욱 더 활기를 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병조 기자 b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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