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맛집의 슬픈 현실
한국 맛집의 슬픈 현실
  • 신원철
  • 승인 2011.05.13 09: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는 TV에 나오는 맛집이 왜 맛이 없는지 알고 있다”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트루맛쇼’가 지난 6일 폐막한 전주국제영화제(JIFF)에서 공개돼 일파만파 파장이 커지고 있다.

TV 맛집 프로그램의 조작 의혹을 파헤친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음식점이 방송에 소개되기까지의 방송사-외주 제작사-브로커 및 홍보대행사-음식점 사이의 부적절한 관계를 담고 있다.

방송에서 소개되는 맛집에 대한 공증 논란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번 트루맛쇼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은 ‘맛집’의 선정이 방송을 위해 ‘조작되는 쇼’라는 점에 있다.

맛을 보고 감탄을 연발하는 가짜고객, 방송 출연을 위해 급조된 메뉴 등 모두 흥미를 끌기 위한 쇼였다고 이 영화는 주장하고 있다.

특히 스타의 단골 음식점등이 실제로는 조작된 내용이고, 소비자 고발 프로에서 위생불량으로 고발당한 음식점이 몇 달 후 같은 방송에서 맛집으로 소개되는 장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허탈감마저도 들게 한다. 심지어 이 영화의 감독 역시 영화를 위해 실제로 매장을 오픈했으며 홍보대행사에 1천만원을 내고 모 TV의 음식 방송에 출연했다고 밝혀 논란은 법정다툼을 예고하는 등 당분간 확산될 전망이다.

사실, TV 맛집에 대한 공증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한집 건너 한집으로, 주변에서 너무도 쉽게 TV 맛집의 간판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TV에서 한해 소개되는 맛집은 약 1만여 곳에 달한다고 한다.

맛집에 대한 객관적인 공증이 없는 만큼 방송국들도 흥미 위주로 프로그램을 제작해 경쟁적으로 맛집을 소개한 결과다.

최근에는 케이블TV 까지 맛집 방송에 가세하고 있어 이 같은 맛집 취재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것으로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공정성 담보 없는 ‘TV 맛집’은 지속적으로 꾸준히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다양한 맛집 인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모범음식점 제도를 비롯해 지자체들도 저마다의 기준에 의해 ‘맛집’을 선정하고 있다.

하지만 맛집에 대한 공정성 담보와는 거리가 먼 것이 사실이다. 또한 모범음식점이라도 해도 선정 후 사후 관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 최근에도 모범음식점의 위생관리 실태는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방문의 해, 관광대국을 부르짖지만 정작 대표적인 관광 상품인 ‘맛집’을 평가하고 암행하는 권위 있는 인증기준과 인증기관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한식의 세계화가 발 빠르게 진행되는 시점에서 우리나라 역시 프랑스의 미슐랭 가이드처럼 ‘맛집’을 더욱 상품과 시키고 부각할만한 권위 있는 인증기관과 제도가 필요하다.

공증 없이 ‘양산만 되는 맛집’으로 가장 피해를 보는 곳은 바로 ‘진정한 맛집’이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