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과 피자를 한 곳 매장에서 판매하는 복합매장 운영이 인기다. 대표적인 가족외식 메뉴인 치킨과 피자를 동시에 판매해 치킨고객, 피자고객 모두를 잡겠다는 것. 특히 불황으로 외식업체의 매출이 떨어지는 요즘 치킨집과 피자집의 수익 다각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치킨ㆍ피자 복합매장 브랜드 중에는 배달치킨집에 피자 메뉴를 추가한 경우가 많다. 이들 복합매장의 가장 큰 장점은 고객의 충성도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치킨집의 고객이 이탈하는 많은 경우 치킨고객이 피자를 찾을 때다. 10대 자녀를 둔 학부모가 치킨, 피자의 주력 고객이다 보니 이처럼 아이들의 입맛에 따라 메뉴를 바꾸기 때문이다. 따라서 치킨과 피자를 동시에 취급할 때 외식업체에 고객의 발길이 끊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피자집에서 치킨 메뉴를 보강한 경우에는 주로 매장고객 매출이 중심이 되는 레스토랑형 피자집보다는 배달피자집에서 치킨 메뉴를 병행할 때가 많다. 레스토랑형 피자집의 경우에는 1~2가지의 치킨 사이드메뉴를 운영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또 일부 레스토랑형 피자집의 경우에는 치킨보다 파스타 등 이탈리아 요리 메뉴 강화에 더 치중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치킨과 피자를 함께 취급하는 복합매장 브랜드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7개가 등록돼 있다. (주)리치빔이 운영하는 피자나라 치킨공주는 1999년 론칭돼 올해로 12년째를 맞고 있는 대표적인 치킨ㆍ피자 복합매장 브랜드다. 140여개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2009년 기준으로 가맹점에서 연간 1억6365만4천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피자나라 치킨공주의 브랜드 운영 정책은 합리적인 가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라지 크기 13900원짜리 피자에 5천원을 추가로 부담하면 치킨 한 마리를 더 먹을 수 있는 세트메뉴가 바로 그것. 피자 한판, 치킨 한 마리를 포함해 2만원이 채 안 되는 판매가격은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0가지 피자 메뉴와 4가지 치킨 메뉴, 2가지 스파게티 메뉴를 운영 중이다.

(주)디에스푸드가 운영하는 피자와 치킨의 러브레터도 세트메뉴를 전략적으로 운영 중이다. 핫바베큐ㆍ감자ㆍ고구마ㆍ불고기 등 9개의 치킨ㆍ피자세트메뉴가 있다. 단품 피자 메뉴는 10가지, 치킨 메뉴는 8가지다. 가맹점은 40여개, 가맹점의 평균 매출액은 2009년 기준으로 1억565만원이다. 업체 측에 따르면 피자와 치킨의 러브레터는 계육업체 (주)체리부로의 자회사로 국내산 냉장 닭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점이 강점이다.

네네치킨으로 잘 알려진 (주)혜인식품의 네네피자는 최근 가장 눈길을 끄는 치킨ㆍ피자 복합매장 브랜드다. 지난해 12월 부산에 첫 매장을 연 후 5개월간 복합매장 운영 자료를 축적해왔다. 혜인식품에서 네네피자 브랜드를 론칭한 것은 기존 네네치킨 가맹점의 수익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이 업체에서는 네네치킨과 함께 운영되는 복합매장 형태로만 네네피자 가맹점을 개설하고 있다. 최근 개점한 네네치킨ㆍ네네피자 복합매장인 전북 고창점의 경우 하루에 판매되는 피자가 45판 정도로 치킨의 매출 보완 효과가 뛰어나다는 업체 측의 분석이다.
네네치킨ㆍ네네피자 복합매장은 5월 말 기준으로 15개 매장이 운영 중이며, 혜인식품에서는 연말까지 100개 매장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업체에서는 기존 네네치킨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네네피자 메뉴를 추가하도록 권하고 있으며, 3일간의 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교육과정에는 레시피 준수, 위생, 인력관리 등이 포함돼 있으며, 이론에 더해 실기시험도 본다. 창업자는 이 시험을 통과해야 네네피자로 창업할 수 있다.

혜인식품 관계자는 “치킨집에 피자메뉴를 더할 때 가장 좋은 점은 주방의 업무량이 크게 늘지 않는 점”이라면서 “피자는 가맹점주가 레시피대로 도우를 반죽하고, 토핑을 얹은 뒤 오븐으로 간단하게 구울 수 있어 복합매장 운영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신원철 기자 haca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