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 vs 남양유업 ‘커피믹스 전쟁’
동서식품 vs 남양유업 ‘커피믹스 전쟁’
  • 관리자
  • 승인 2011.06.1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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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동서식품의 불공정 영업’…공정위에 제소
동서식품, 국내시장 맥심이 점유…위협 느끼지 않는다
국내 커피믹스 시장의 최강자 동서식품과 지난해 말 후발주자로 시장에 뛰어든 남양유업의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 남양유업은 자사 커피믹스 제품의 시장 확대를 막기 위해 동서식품이 영업방해 행위를 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커피믹스 시장에 뛰어든 남양유업이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어 커피믹스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며 “올해 초 남양유업의 카제인나트륨 관련 비방광고 논란에 이어 이번 동서식품의 영업방해 의심 행위까지 두 업체의 과열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업계 1위인 동서식품이 아직까지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커피믹스 시장의 판도가 쉽게 뒤집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양유업, “동서식품 영업방해 했다”

최근 커피믹스 시장은 업체 간 경쟁이 극에 달한 모습이다. 남양유업은 동서식품의 영업방해에 대해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했다고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동서식품이 지방의 한 중소형마트에 남양유업의 커피믹스 제품을 받지 않으면 달마다 50만원씩 현금을 주고 각종 판촉행사를 지원해주겠다고 제안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는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한 영업 행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동서식품이 소매점들을 상대로 한 보조금 지급 외에도 시음행사나 경품 등의 지원까지 약속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다른 소매점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보고, 조만간 동서식품을 공정위에 영업방해 혐의로 제소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동서식품 관계자는 “남양유업과 시장점유율 차이가 커 영업방해를 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자세한 조사는 해봐야겠지만 지방의 중소형 소매점은 자영업자인 유통업자와 거래하기 때문에 동서식품 본사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동서식품은 약 1조1천억원 규모의 국내 커피시장 대부분을 ‘맥심’이 점유하고 있어 후발업체인 남양유업의 시장 진출에 전혀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같은 두 업체의 신경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동서식품은 지난해 12월 남양유업이 ‘프렌치카페’ 커피믹스를 통해 시장에 진출하면서 ‘카제인나트륨을 빼고 우유를 사용했다’고 광고하자 이 문구가 동서식품 제품에 대한 비방 소지가 있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식약청이 시정 명령을 내리면서 남양유업은 해당 광고 문구를 변경한 바 있다.

해외진출 놓고 ‘옥신각신’

커피믹스 시장의 1위는 단연 동서식품이다. 동서식품은 ‘맥심’ 브랜드로 30여년동안 커피믹스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AC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동서식품의 커피믹스 시장점유율은 84.7%를 기록했다.

이는 2위 브랜드 ‘테이스터스초이스’의 한국네슬레와도 무려 50% 이상의 점유율 차이가 날 정도로 높은 수치다.

이들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남양유업이다. 지난해 말 ‘프렌치 카페’로 커피믹스 시장에 첫 출사표를 던진 남양유업은 프림 속 화학적 합성품인 카제인나트륨을 대신해 무지방우유를 첨가했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 같은 차별화 전략으로 남양유업은 3개월 만에 10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리며 커피믹스 시장 3위로 올라섰다. 남양유업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300억원 가까운 매출을 기록했으며, 대형마트 3사 기준으로 점유율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20%로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남양유업은 출시 6개월 만에 토종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해외진출도 성사시켰다.

남양유업은 1년전부터 수출 판도를 모색하는 인력을 파견해 현지에서 수십 차례의 대규모 시음행사를 진행하는 등 수출 1천만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5월 호주로 100만달러어치 ‘프렌치카페 커피믹스’ 제품을 수출했으며, 이달 내 중국으로 첫 물량을 선적할 예정이다.

남양유업 측은 동서식품의 경우 해외진출시 미국의 Kraft Foods사와 50대 50 합작 형태로 나가고 있어 해외시장에서는 남양유업이 더욱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동서식품이 남양유업의 해외시장 공략에 위협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에 동서식품 관계자는 “지난해 해외에 커피 400만달러, 프리마 3400만달러를 수출했다”며 “지난 2월에도 일본에 8년간 총 1억달러 수출 계약을 맺는 등 남양유업이 주장하는 ‘해외진출에 제약이 있다’는 말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동서식품은 지난 5월 말 일본을 대표하는 커피 전문기업 중 하나인 AGF(Ajinomoto General Foods, INC.)와 170만 달러 규모의 커피제품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번 일본 수출은 인스턴트 커피에만 해당하는 것이며, 맥심 커피믹스 제품의 공식적인 수출은 없다고 동서식품 측은 설명했다.

한편 동서식품은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꾸준한 연구개발과 다양한 마케팅을 전략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급변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4년마다 맥심 브랜드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을 실행하고 있으며, 이는 여러 차례의 소비자 조사를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커피의 맛과 향을 찾기 위해 매년 100회 이상의 시장 조사 및 소비자 패널을 대상으로 한 음용 시험을 하고 있다.

또한 동서식품은 커피와 클래식을 접목시킨 ‘동서커피클래식’, 문화자산나눔 프로그램인 ‘맥심 사랑의 향기’, 국내 최대의 아마추어 여성 문학상인 ‘동서커피문학상’ 등 ‘문화 마케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봄이 기자 sp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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