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환의 음식 이야기> 슬로푸드(slow food)
<박진환의 음식 이야기> 슬로푸드(slow food)
  • 관리자
  • 승인 2006.05.0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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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푸드(slow food)란 패스트푸드(fast food)에 반대해서 나온 말이다. 그런데 패스트푸드라 함은 햄버거 등의 가공 식품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먹는 것 자체를 즐기지 못하고, 무조건 빨리 먹어서 배만 채우는 식생활 전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슬로푸드는 이러한 즐기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는 식생활 문화에 반기를 들고 식사시간을 길게 잡고 좀더 느리게, 맛을 음미하고, 즐겁게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생활 문화를 만들어 가자는 취지로 일어난 운동이다. 이 운동의 시작은 1986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의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인 맥도날드가 이탈리아 로마에 진출하자 현 회장인 카를로스와 그의 친구들이 맛을 표준화하고 전통음식을 소멸시키는 패스트푸드의 진출에 대항해 식사, 미각의 즐거움, 전통음식의 보존 등의 기치를 내걸고 이 운동을 시작했는데 패스트푸드에 대한 대항의 뜻으로 로고도 천천히 기어가는 달팽이로 삼았다고 한다.

패스트푸드가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잘 알려져 있다. 지방이 많이 들어가고 야채가 적게 들어가기 때문에 비만을 가져오기도 하고, 심장병의 원인이 되는 콜레스톨 수치를 높인다. 패스트푸드를 좋아하는 신세대들의 경우 체격만 컸지 체력은 약하다. 패스트푸드는 중독성이 강한 콜라를 곁들이게 되는데 콜라는 설탕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비만인 사람에게 좋지 않다. 패스트푸드는 식사를 단시간에 끝내도록 되어 있어 빠른 식사 그 자체가 건강에 좋지 않음은 물론이다.
 반면 슬로푸드는 깨끗하고 안전한 음식 그 자체를 말하므로 건강에 좋을 수밖에 없다. 슬로푸드의 원료는 깨끗한 환경에서 생산되어야 한다. 이러한 환경이 사람의 건강에도 좋음은 물론이다. 슬로푸드는 만드는 이의 정성이 들어간 음식이다. 옛말에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다. 정성이 들어간 음식은 보약 그 자체이고 또한 느린 식사를 강조하는데 느린 식사야 말로 건강에 보탬이 된다.

원래 우리나라 음식은 슬로푸드 그 자체였다. 슬로푸드는 오랜 시간동안 정성을 들여야만 맛볼 수 있다. 그 맛을 보기 위해선 기다림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 프랑스의 포도주, 스위스의 퐁듀 그리고 우리나라의 김치와 된장찌개 같은 것이 바로 슬로푸드의 대표적인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전통음식의 대부분은 발효식품인데 콩을 쑤어 메주를 만들고 다시 이것으로 된장을 만들어 갖은 채소를 넣고 보글보글 끓여 만든 찌개, 어떤 조미료보다도 깊은 맛을 내는 ‘엄마의 손맛’이 들어간 찌개는 제 아무리 유명한 요리사라도 흉내내지 못할 맛을 가지고 있다. 이 발효식품이야 말로 슬로푸드다. 한세대 전까지만 해도 우리 식탁은 슬로푸드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식탁에 올라오는 것은 패스트푸드가 대부분이다. 젊은이들의 경우 우리의 고추장 보다 케첩을 더 좋아하고 집에서 어머니가 만든 음식보다 햄버거, 피자 등을 더 선호한다. 하긴 모든 것이 다 빨리빨리인 세상에 이들에게 음식만 느린 음식 즉 슬로푸드를 먹으라는 것이 이상하고 무리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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