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칼럼>신정규 전주대학교 식품산업연구소장
<식품칼럼>신정규 전주대학교 식품산업연구소장
  • 관리자
  • 승인 2011.07.0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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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의 틀을 넓히자
얼마 전 미국에서 열린 ‘식품과학회(International Food Technogist Annual Meeting)’에 참석을 하고 돌아왔다.

일 년에 한 번 씩 열리는 학회로서 세계의 많은 식품관련 연구자들과 산업체 관계자들이 참석을 하고 있으며 포럼, 세미나, 포스터 발표와 식품전시회가 같이 열리는 것으로 국내의 식품관련학회와 그 형식이 매우 비슷하다. 연구 결과가 발표되는 숫자나 전시회의 규모의 차이가 있을 뿐 연구결과의 수준, 분야 등에 있어서 국내의 학회와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여러 분야의 세션 중에 관심을 끄는 것이 있었다. ‘Udergrduate Research Competition’과 ‘Product Development Competition’분야가 바로 그것이다.

‘Undergraduate Research Competition’은 대학원생이 아닌 학부생들이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고 그 성과를 서로 경쟁하는 분야이고, ‘Product Development Competition’은 실제 상품을 만드는 과정을 대학생 또는 대학원생들이 팀을 이루어 상품의 아이디어를 찾고, 시장성뿐만 아니라 기술적 적용성 그리고 실공정과 같은 pilot plant에서 생산 공정을 적용시켜 제품을 개발하고 그 수행과정을 발표하는 것이었다. 이 분야에서는 또 하나 특징적인 것이 있었는데 특정회사가 지원을 하여 지원하는 회사가 정한 주제를 가지고 제품개발을 하는 분야가 있었다.

국내의 학회는 특별한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발표자는 대학원생으로 국한되고 있으며, 학부생만을 위한 발표의 장은 거의 없다. 물론 그런 발표분야가 생겨도 현재 대학의 교육과정으로 학부생들이 독립적인 연구를 하고 이를 발표하기는 어렵기도 할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학과에서는 학부과정에 ‘Team Project’라는 교과목이 있어 몇 명이 팀을 이루어 주제를 정하고 담당교수를 지정하여 한 학기에서 일 년 동안 실험을 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수업이 있다. 필자는 3학년 학생들과 이 프로젝트 수업을 수행하여 그 결과를 학회에 발표하였고 현재 일부의 보완과정을 거쳐 논문을 준비 중에 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들의 소감을 물어보았을 때 그 어떤 교과목보다 만족도가 높았으며, 스스로 무엇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을 가지고 있었다. 쉽지는 않았지만 학부생들도 여건만 주어진다면 연구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중소기업의 경우 여건상 대학원을 졸업한 연구원을 채용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기업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서는 연구를 해야 하는 실정이다. 결국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 연구에 참여를 해야 하는데 훈련받지 않은 대학 졸업생이 이를 수행하는데 한계가 있다.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일정한 틀에서 학부생에게 연구의 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하고 이를 위한 지원제도가 필요할 것이다.

‘Product Development Competition’은 또 다른 연구의 틀을 제시하는 분야로 느껴졌다. 졸업을 하기위해 학문적 연구와 논문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대학원생들이 적극적으로 이 분야에 참여를 하고 실제 상품의 개발과정에 대한 고민을 통해 개발된 상품을 가지고 경쟁하는 모습은 신선하기도 하였다. 특히 특정회사가 지원하여 제시된 주제를 가지고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 많은 학생들이 참여를 하고 있었다. 이 분야에 유난히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는 이유를 그 후에 들을 수가 있었는데 많은 유수의 회사들이 이 분야에서 수상을 하거나 우수한 능력을 보인 학생들을 우선적으로 채용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식품산업은 실제적 학문이고 그 결과물이 소비자와 바로 접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학문적 연구를 통한 결과의 도출도 중요하지만 실제적인 상품개발에 대한 연구도 필요한 분야이다. 그러나 학회의 발표 분야에도 대학의 연구 분야에도, 심지어 회사에서의 인력채용에도 이와 같은 실제적 분야는 고려대상이 되고 있지 않다. 어디가 먼저일지 모르지만 이와 같은 실용적 분야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근래 들어 식품산업에서도 연구의 분야가 크게 넓어지고 있고 지원 또한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자들의 연구의 틀이나 지원의 틀의 변화는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학문적인 분야의 발전을 위한 연구도 중요하지만 중소기업을 위한 연구인력 양성을 위한 연구의 틀, 실용적 연구를 위한 연구의 틀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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