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외식업 10년사
우여곡절 외식업 10년사
  • 관리자
  • 승인 2006.05.04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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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은 ‘먹는 즐거움’도 하나의 가치로 생각한다. 배를 채우기 위해서 먹는 것이 아니라 ‘즐거움’이라는 가치로서 음식을 즐기고 있다. 외식업체들은 이런 가치관의 변화에 맞추어 소비자에게 단지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보기 좋고 먹기도 좋은 메뉴를 계속적으로 개발 해내야 하고, 경기 침체와 같은 극심한 경제의 변곡점 에서는 고객의 주머니 사정까지 살펴야 한다. 10년이면 강산이 한번 변한다지만 외식업계는 강산이 열 번 변하고도 남을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에 식품외식경제를 통해 본 지난 10년간의 외식史를 재조명 함으로서 외식업 경영환경 및 소비자 트렌드 변화를 짚어보고 향후 외식산업 환경에 대응하고자 한다.

외식업체들 ‘변신의 귀재’

1997~1998 가격, 무조건 낮춰라!
IMF, 경기침체, 불황 이라는 단어들로 점철 되었던 당시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가격’이었다. FR 업계 에서는 IMF 메뉴를 개발해 3천~5천원의 파격적인 가격을 선보이기도 했다. 가격인하 뿐 아니라 원가절감을 위한 아이디어도 백출했다. T.G.I프라이데이즈 에서는 프라이만 하던 사람이 고기도 굽고 소스도 치고, 롯데리아는 고기 식용유를 값이 싼 중국․동남아에서 들여오기도 했다. 인력 또한 대폭 축소하고, 조직 통폐합방식으로 감량 경영을 과감히 실시했다.
피자 업계에서도‘저가’로 승부수를 띄웠다. 미스터피자나 레드핀등 1만원 이하의 메뉴를 선보여 영업의 활로를 모색했던 것이다. 당시 불황 속 나름의 호황을 누렸던 것은 패스트푸드. 위기를 기회삼아 개발된 사이드 메뉴는 가격이 저렴해 부담 없는 주문을 유도, 객단가를 높여 매출향상에 기여했다. 한편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치킨전문점에서도 버거 매출이 활기를 띄어 KFC, 파파이스 등은 IMF 이후 매출이 50%나 증가세를 보였다.

1999~2002 차별화, 맛,서비스 달라야 산다!
이번엔 차별화다! 어느 시대를 아우르건 간에 차별화는 업체의 중요한 생존 덕목이다. 그러나 이 시기의 차별화는 생존을 넘어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시도된 간절한 것들이 많았다.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시작된 98년의 제휴마케팅을 기반으로 관련업계들은 타 업계와 연계해 공생방안을 마련하고자 했다. 99년 FR업계는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각종 패밀리카드를 만들어 냈고 이를 통해 할인혜택이나 포인트를 주는 것이 기본 특히, 2002년의 서비스 특화 전쟁은 치열한 경쟁의 한 단면을 보여 준다. T.G.I 프라이데즈가 고객과 눈높이를 맞춘다는‘퍼피독 서비스 시스템’을 강화한 것이 대표이다. 당시 관계자는 “외식업은 일반적인 판매업종과 달리 불경기가 지속되더라도 맛과 서비스에서 차별화를 두면 가격에 크게 얽매이지 않아도 승부를 걸어 불 만하다”고 했다. 또한 썬앳푸드는 전문성을 지닌 레스토랑임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차별화 경쟁에 나서기도 했다. 지금 ‘블루오션’이라는 용어로 더 유명한 틈새시장 전략이 성행한 것도 이때부터다.

2003 테이크아웃, 젊은 고객의 문화코드
“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은 테이크아웃 된다”스타벅스 커피전문점에서 불기 시작한 테이크아웃 바람의 강도가 거세지자 패스트푸드점, 한식집, 중국음식점등 외식업계로 파급되었다. 테이크아웃 메뉴가 약방의 감초처럼 생겨나더니 테이크아웃 와인까지 등장했다. 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이 테이크아웃 대상이 되었던 셈이다. 당시 테이크아웃 문화를 선동한 것은 지난 99년 한국에 상륙한 스타벅스 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 상륙한지 3년여 만에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면서 테이크아웃 문화의 중심축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시기 테이크아웃 컨셉은 서구식 자유주의와 편리함, 고급스러움 등을 추구하는 젊은 고객의 취향과 맞아 떨어지면서 일종의 문화코드로 부상했다.

2004~2005 웰빙, 몸에 좋다면 팔린다!
02년경 태동을 보이던 well-being코드는 03년 먹거리에서 그 의미를 더해 의․식․주 전반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문화가 됐다. 웰빙트렌드의 최대 피해자 가운데 하나인 패스트푸드 업계에서는 아예 ‘웰빙버거’까지 등장했고 맥도날드는 후레쉬 플러스를, KFC는 징거샐러드를 출시했다. 치킨전문 파파이스도 단호박 샐러드와 고구마 샐러드 등을 새로 출시하기도 했다.
피자업계에서는 피자치즈 고급화 바람으로 모짜렐라에서 탈피하여 에멘탈, 퐁듀등을 이용한 프리미엄급 제품이 선보였다. 소비심리가 호전될 기미를 보이진 않지만 웰빙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만은 2005년에도 사그러들 줄 몰랐다.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있는 법. 업체들마다 웰빙 제품과 서비스를 쏟아 내기에 여념이 없었다. FR업계는 푸드퀄리티를 높이는 방향으로 웰빙트렌드에 부합시켜 시장성장의 촉매제로 유용하게 활용했다.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는 04년 대비 40%가까이 매출이 증가했고, 빕스는 04년 보다 두배가량 많은 1300억원, 베니건스는 지난해 1000억원선(2004년 826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2006~ 食酒一切
기존에 ‘밥은 밥집에서, 술은 술집에서’라는 관념을 깨트리며 한 장소에서 식사부터, 주류, 엔터테인먼트까지 해결하는 원스톱 서비스 업체들이 각광 받고 있다.
선두 업체로는 퓨전요리점을 지향하는 청담 안(安)을 비롯해 레비스, 기린비어페스타 등이며 쪼끼쪼끼, 와바 등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미 준비단계에 있는 ‘와바’의 경우 1차로 저녁을 먹고 2차로 찾는 고객이 대다수. 그러나 요즘은 1,2차를 한곳에서 해결하는 이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그릴 요리를 추가하는 등 식사 및 안주요리를 대폭 보강하는 방법으로 사업방향을 잡고 있다. 식주(食酒) 공간형성을 선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업소 중의 하나인 태창가족은 2006년형 쪼끼쪼끼를 선보이며 고객들이 생맥주와 외식을 동시에 해결 할 수 있는 복합외식공간 컨셉을 새로 선보였다.
퐁립, 존슨부대찌개 등도 식(食)에 주(酒)를 강화하고 있으며 삼김 등 삼겹살 전문점도 인테리어의 고급화를 꾀하며 식사와 술을 한자리에서 wmf길 수 있도도록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IMF로 가격을 인하시킨 메뉴를 만들고, 테이크아웃 이라는 새로운 食문화를 만들고, 웰빙에 힘입어 고급화전략이 생겨나고… 그래프로 그려도 수많은 꼭지점으로 한눈에 알아보기 어려운 10년 이었다. 웰빙 이라는 특수 코드로 딱 잘라 말하기 좋은 시기도 있지만 각종 판매 전략과 아이템으로 난무해 업계의 춘추전국시대라 표현한 때도 있다. 경기침체 때는 가격인하를, 경기가 회복되면 고급화 전략을…. 앞서 본 것과 같은 한시적인 극복이 아니라 어떤 경기 흐름에도 편승하지 않을 만한 나름의 안정적인 외식문화를 만들 수는 없을까.

이성민 기자 minf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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