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런 설문조사 결과와는 달리 최근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는 특정 업태를 제외하면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커피, 치킨 등 업태는 전반적으로 창업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가맹점을 늘려나간 몇 안 되는 업태에 속한다. 그나마도 해당 업계 전반적으로 호황을 누린 것이 아니라 몇몇 브랜드가 인기를 끈 정도다.
설문조사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사실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주식투자처럼 소문, 언론보도에 민감한 사업이다. 특정 업태가 부진하다는 얘기가 돌면 가맹본부는 예비창업자들과 가맹계약을 맺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여론조사의 결과가 직접적으로 이해득실과 연관되는 가맹본부들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대답을 내놓을 리 없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가 포함된 창업시장은 수년간 가맹계약 면에서는 하락세를 겪어왔다. 창업시장의 호황기로 꼽히는 1998년 IMF 외환위기 때처럼 최근 한국경기도 어려움 속에 있지만 퇴직자들이 무작정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에 나서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2년간은 눈에 띄게 가맹계약 건수가 줄어드는 양상이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내수경기 부진으로 외식소비가 크게 줄고 있는 점이 크다. 소비가 줄자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폐업률이 올라가고 있어 예비창업자들이 선뜻 창업에 나서지 않는다. 또 현실과 달리 외식 프랜차이즈 산업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잇따르면서 가맹본부 창업에 뛰어드는 후발주자가 늘어 경쟁은 날로 치열해졌다.
지나친 경쟁은 비슷한 콘셉트의 브랜드가 난립하는 결과를 낳았다. 가맹계약 수요를 웃돌 만큼 가맹본부가 몰려 누구 하나 만족할만한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워낙 다양한 외식 사업 모델이 개발되다 보니 독창적인 새 사업모델을 개발하기가 그만큼 어려워진 영향이 크다.
커피, 치킨 등은 최근의 경기상황에서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이 새롭게 사업에 나설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아이템이다. 커피의 경우는 매년 원두커피 소비가 늘고 있고, 또 인스턴트커피를 찾던 소비자들이 고급커피로 돌아선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카페가 이미 너무 많이 생겨 가맹점이 충분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우려가 크다.
치킨은 이미 수년 전부터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내부에서도 창업 포화상태로 꼽는 업태다. 다만 다른 업태와 달리 불황에도 안정적으로 치킨소비가 이뤄진다는 점, 지난해와 올해 구제역의 여파로 돼지고기값이 폭등하면서 그 여파로 닭고기 소비가 늘어나는 점이 긍정적인 요소다.
가맹본부들이 커피, 치킨을 하반기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큰 업태로 꼽은 이면에는 그만큼 많은 수의 가맹본부가 커피, 치킨으로 가맹사업을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남은 하반기 6개월이 지난 후 과연 여전히 시장이 장밋빛이라고 말할 본부가 얼마나 되느냐다. 경쟁력은 꾸민다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장의 평가는 냉정하다.
신원철 기자 hac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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