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의 허상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의 허상
  • 관리자
  • 승인 2011.07.08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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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용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율을 대폭 인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발표내용을 살펴보면 정말 신용카드 가맹점 전체를 우롱하고 있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 신용카드사들이 이번에 수수료율을 인하했다는 대상은 기존의 연 매출 9600만원 미만의 신용카드가맹점의 범위를 1억2천만원 미만으로 확대하는 한편, 이들에게 적용하는 수수료율을 기존 3.3~3.6%에서 2~2.15%로 인하했다는 것이다. 연간 1억2천만원의 매출이라면 월매출은 1천만원대, 일 매출로 산출해 보면 고작 33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가맹점들이다. 이런 가맹점들에게서 얼마나 카드 매출이 발생할까를 생각하면 신용카드사의 ‘생색내기’, 혹은 ‘눈감고 아웅하는 식’임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신용카드사들이 외적으로는 중소가맹점의 범위를 늘리고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하했다고 하지만 1억5천만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가맹점들에게는 오히려 수수료율을 아무런 발표도 없이 슬그머니 인상했으니 얼마나 황당한 일인지 모른다. 이는 곧 연매출 1억5천만원 이상의 가맹점들을 대상으로 수수료율을 인상해 중소가맹점 확대로 감소한 수수료율을 메우겠다는 신용카드사들의 부도덕한 행위로 밖에 볼 수 없다.

신용카드사의 ‘생색내기’ 인하에 불과

이보다 더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외식업체는 물론이고 자영업자들마다 수수료율이 차등 적용된다는 점이다. 신용카드 가맹점주가 “수수료율이 비싸다”고 항의하면 깎아주는가 하면 동종 업종에서 같은 물건을 팔았는데 최대 1.5%p의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감안하면 신용카드사들이 가맹점 관리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애매하다는 사실을 입증해 주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처럼 신용카드사들이 제멋대로 자영업자의 매출기준에 따라 수수료율을 소폭 조정하는 방법이 아닌 자영업자들이 카드사와 수수료율 협상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물론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8조2항에는 자영업자들에게 단체협상권을 보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법 일 뿐이다.

정부는 그동안 자영업자들의 매출 투명성을 도모하기 위해 신용카드 사용을 권장하는 한편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법안을 만들어냈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9조1항인 ‘신용카드가맹점은 신용카드로 거래한다는 이유로 신용카드 결제를 거절하거나 신용카드 회원을 불리하게 대우하지 못한다’는 조항이 바로 그것이다.

또 정부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현행 3%선으로 기준 삼는 것 역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신용카드사별로 수수료율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재량권도 필요하다.

늘 지적하는 바이지만 외식업체의 카드 수수료율 2.7~3%에 비해 골프장, 대형주유소,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는 1.5%의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것은 결국 외식업체들이 크게 불이익을 당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웃나라 일본만 해도 점포 입구에 ‘우리 업소는 신용카드를 받지 않습니다’는 문구를 적어 놓은 점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국내 신용카드사들은 그동안 정부의 비호(?) 아래 엄청난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면서도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는 매우 인색한 것이 현실이다.

외식업체·자영업자 불이익 감내에 한계

그동안 수없이 외식업계는 물론이고 자영업자들이 신용카드 수수료율의 인하를 주장해왔다.

외식 관련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신용카드사들과 협상을 도모해 보기도 하고 수없이 많은 공청회와 세미나를 개최했다. 그리고 신용카드사들의 참여를 종용해왔다. 그러나 신용카드사들은 참여자체를 거부했다. 신용카드사들은 마지못해 ‘눈감고 아웅하는 식’으로 수수료율을 인하하면서 한편으로는 대단하게 수수료율을 인하한 것처럼 생색내기에 급급했다. 금감원이 7월부터 전업카드사에 대해 업종별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에 대한 실태를 점검해 합리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기대를 해도 좋을지 의문이다.

우리는 더 이상의 불이익을 감내하기에는 인내력의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 최근 업계의 중론처럼 전국의 외식업체, 나아가서는 자영업자들 모두가 신용카드사들과 힘겨루기라도 해야 할 때가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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