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농림부와 문화관광부가 MOU(업무협약. Memorandum of Understanding) 체결을 통해 전통음식 조리법을 표준화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3개년에 걸쳐 8억원의 자금을 투자, 점차적으로 확립시켜 나간다는 기획안은 업계의 발전이나 우리음식의 세계화를 위해 매우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외식업계의 주무부서라고 자청하던 보건복지부가 초기협의과정에서 탈퇴한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세계 각국을 여행하면서 간혹 한국식당을 이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게 마련이다. 한식당을 이용할 때마다 음식의 맛이 지역에 따라 업체에 따라 너무도 달라 난감한 일을 당할 때가 수없이 많았다. 물론 우리음식의 특성상 맛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간의 차이나 매운 정도 혹은 약간의 변화는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느 때는 도저히 우리음식이라고 할 수 없는 음식을 접하면서 난감할 때가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특히 현지인들이 이런 음식을 접하면서 한국음식의 수준을 어떻게 평가 할 것인가 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아마도 필자만의 경험은 아닐 것이다.
우리전통음식 대다수가 정확한 조리법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부인네들의 손맛에 따라 혹은 형편에 따라 수없이 많은 변화를 가져온 것도 인정한다. 그렇기에 표준화된 조리법이 더욱 필요한 지도 모른다. 따라서 수없이 산재되어 있는 다양한 조리법을 평준화시켜 현시대에 맞도록 정리하는 작업이 절실하기만 하다.
우려되는 바는 전통음식조리법의 표준화를 위한 작업이 얼마나 성실하게 그리고 세계 어느나라에서든 손쉽게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조리법으로 탄생할 수 있을지가 의문시 된다. 과거 우리는 이와 비슷한 작업을 통해 어렵게 만들어 놓고 사장 시키는 일이 많았던 것을 기억한다. 지난 1988년 올림픽을 앞두고 우리음식에 대한 정확한 표기법이 없다고 해소 짧은 시간에 관계부처가 모여 음식에 대한 표기법을 정리한 바 있다. 그러나 2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우리음식에 대한 정확한 표기법은 실종 된 채 제멋대로의 음식명이 세계의 한국식당에서 존재하고 있는 것이 좋은 사례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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