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들어 사방(四方)을 보고 한식당 이미지를 바꾸자
눈을 들어 사방(四方)을 보고 한식당 이미지를 바꾸자
  • 관리자
  • 승인 2011.07.14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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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정기 경기대학교 외식조리학과 교수
최근 뛰는 생활물가를 잡기위한 높으신 분들의 탁상공론(卓上空論)이 여기저기에서 진행되고 있다. 가격을 낮추라고 이곳저곳에 겁을 주기 시작하더니, 그 여파가 식당 밥값에까지 끼어들었다. 왜 한우(韓牛)가격은 내렸는데 식당에서 파는 가격은 내리지 않느냐고 힐책한다. 그랬더니 식당 이곳저곳에서 임대료, 권리금, 인건비, 각종세금과 수수료, 재료비, 금융비용 등을 고려하면 가격을 더 올려 받아야 하는데, 관습적인 가격과 경쟁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 가격을 올리지 못한다는 취지로 조목조목 식당의 원가구조를 설파했으나, 높으신 분들은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은 듯하다. 왜냐하면 아직도 높으신 분들의 뇌리 속에 한식당은 배고픈 사람들이 한 끼니를 때우는 지저분한 옛날 그대로의 풍경으로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식당에서 한 끼 식사 값이 왜 그렇게 비싸냐고 힐책할 수도 있다.

이제 높으신 분들이 여러분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하기 위해서는 사방(四方)을 보고 식당의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 이미지 혁신의 핵심은 지금 식당들이 안고 있는 인적자원(종사자)관련 문제점 해결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한식당들이 안고 있는 문제의 핵심이 높은 경쟁과 음식과 서비스, 그리고 분위기에 대한 고객의 높은 기대와 욕구의 해결에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한식당은 60-70년대의 동네 이발소와 빵집, 세탁소, 구멍가게 수준으로 운영되는 모순을 안고 있다. 그래서 식당에서 파는 한우 값이 식재원가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다는 힐책을 받는다.

한식당의 음식과 서비스, 그리고 분위기에 대한 높아진 고객의 기대와 욕구를 만족시켜 고객이 또 오게 만들기 위해서는 고객서비스 품질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아갈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일을 즐겁게 하면서 충성심이 높은 종업원을 유지하여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하지만 한식당은 종업원의 만족도와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변수에 대한 관리를 잘 못하고 있다. 즉, 열악한 근로조건, 빈약한 복지, 낮은 임금, 낮은 기능, 제한된 성장 기회 등 양질의 종업원을 확보하는데 걸림돌이 너무 많다. 이러한 걸림돌은 결국 전체 한식당의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어 꿈과 희망을 가진 잠재인력들이 기피하는 곳이 되는 것이다. 즉, 외식사업에 재능과 열정을 가진 양질의 인적자원(종업원)을 확보할 수 없게 되고, 좋은 인적자원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훌륭한 식사경험을 제공할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고객만족도와 충성도는 낮아지고, 낮은 만족도와 충성도를 갖고 있는 고객은 한식당을 기피하게 되고, 결국은 한식당에 대한 과거 고착된 이미지가 일반화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경영자들은 인적자원의 관리와 유지는 비용이라는 등식을 일반화하고, 낮은 기능, 높은 이직률, 낮은 동기화라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여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결과 「한식당 = 한 끼의 식사를 제공하는 곳. 한식당 = 서민들이 가는 곳. 한식당 = 비싸서는 안 되는 곳. 한식당 = 관습적인 가격정책을 지켜야 하는 곳. 한식당 = 생계형. 한식당 = 아무나 할 수 있는 곳.」 이라는 등식이 성립된다. 그래서 정부는 노동자와 소비자의 권익을 위한 상황이 발생하면 각종 규제와 간섭을 강화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등식과 분위기 속에서 사업이 아닌 장사를 하는 곳이 대부분의 영세한 한식업종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정부 관계부처가 한식의 세계화를 입에 달고 살았다. 지금도 달고 산다. 하지만 한식을 세계화하기 위해서는 한식당으로 열정과 능력을 가진 인적자원을 유인할 수 있는 유인책이 있어야 한다. 그 유인책이 한식당을 수익성이 있는 업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수익이 높아져야(돈을 벌어야)시설도 개선하고, 종업원의 근로조건과 복지도 높일 수 있다. 그래야만 한식당이 가지고 있는 일반화된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고, 고가의 유명 설렁탕집과 비빔밥을 파는 곳이 생길 터인데, 가격이 높다고 가격을 낮추라하면 한식당은 항상 허기를 채우는 생계형 서민식당으로 남을 수밖에 없고, 입에 달고 다녔던 한식의 세계화도 요원하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알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가격은 고객이 결정하는 것이라는 것도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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