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0주년 특별기획> 산업선진화 우리가 앞장선다
<창간10주년 특별기획> 산업선진화 우리가 앞장선다
  • 김병조
  • 승인 2006.05.06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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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J(주)-위생관리의 바이블 ‘햇반’ 공장
‘무균화 밀봉공정’으로 보존성·안전성 극대
▶ 햇반을 생산하는 CJ 부산공장.
햇반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밥을 가공식품으로 판다는 점에서도 유명하지만 철저한 위생관리로 더 유명하다. 식품업계에서는 흔히 햇반 공장을 반도체 공장에 비유한다. 반도체 공장에는 미세한 먼지 하나도 없어야 하는데 햇반 공장이 이 정도 수준으로 위생관리가 철저하다는 것이다. '정말 어느 정도로 위생관리를 잘하기에 이런 평가를 받을까'하고 평소에 궁금했던 기자가 드디어 햇반 공장을 찾아갔다.

부산의 남쪽 바닷가에 위치한 사하구 장림동. 이곳에 CJ의 대표 제품인 햇반을 제조하는 부산공장(공장장 김경립 상무)이 위치하고 있다. 공장의 겉모습은 여느 곳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공장 속에는 기자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치밀하고 철저한 시스템이 숨어 있었다.


햇반 공정에 숨어 있는 위생관리 시스템

● 쌀 선별= 햇반 제조의 첫 공정은 유일한 원료인 쌀 선별 공정이다. 이 공정 전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가진 쌀을 구매하고 미리 지정한 RPC(미곡종합처리장)에서 따로 도정을 한다. 이렇게 가져온 원료는 풍력 선별기, 석발 선별기, 색채 선별기를 통해 다시 한번 골라진다.

● 세미·침지= 다음 단계는 세미·침지공정이다. 가정에서 쌀을 씻고 물에 담가 불리는 것과 같다. CJ의 세미단계는 물과 원료의 비율을 최적으로 하기 때문에 환경오염의 걱정도 덜어주면서도 쌀 표면의 이물질을 깨끗이 세척할 수 있도록 했다.
세미단계에서 세척과 탈수, 건조 과정을 거친 쌀은 침지탱크로 넘어가 일정시간동안 탈기수(산소를 제거한 물)에서 불려진다. 탈기수를 사용하는 것은 쌀의 표면에 기포가 생겨 미생물이나 이물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 가압살균= 다음은 가압살균공정이다. 불려진 쌀은 이물을 제거하는 과정을 거친 용기에 일정량씩 자동 충전되고, 특수 제작된 챔버 안에서 고온, 고압의 스팀으로 살균이 된다. 이때 어느 정도의 압력과 온도, 시간, 횟수로 살균을 하느냐가 위생관리의 핵심이다. 이렇게 살균된 쌀에 여러단계를 거쳐 살균처리된 물을 일정량씩 충전한다.

● 취반= 다음은 취반공정. 취반기에서 익힌다. 이때는 일정한 온도와 시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 햇반의 포장라인. 세심한 위생관리가 돋보인다.
● 밀봉= 다음은 밀봉공정이다. 취반공정과 밀봉공정 사이가 햇반 위생관리의 가장 핵심이 된다. 취반공정까지는 100℃ 이상의 온도로 유지되기 때문에 안전하지만 밀봉공정에 오면 상온에서 공기와 접촉되게 된다. 그래서 밀봉공정이 이뤄지는 곳은 무균화 상태로 관리된다. 밀봉공정에서는 용기에 질소를 충전한 후 이물제거와 UV살균 과정을 거친 리드필름을 접착·밀봉해 제품의 보존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시켜 준다.

● 증숙·냉각= 다음은 증숙·냉각 공정이다. 증숙기에서는 밀봉이 완료된 제품을 일정 시간동안 온도를 유지시켜 뜸을 들이고, 냉각기는 냉각수로 신속히 제품을 냉각시켜 준다. 냉각 후 건조 공정에서 제품을 건조 시킨다.

● 검사= 다음은 제품검사 공정. 건조된 제품을 박스 포장전 X-레이 선별기, 금속검출기, 중량검사기 등을 통해 검사한다. 여기서 이상이 있는 제품은 자동 분리·배출돼 걸러진다.

● 포장= 다음은 자동 포장 공정. 검사가 완료된 제품은 자동으로 콘베어로 이동하면서 자동으로 제조일자가 표시되고 박스 제함기, 자동 포장기, 박스 테이핑기로 포장된다. 마무리 단계인 이 공정에서도 세밀한 위생관리 시스템이 작동된다. 제조일자가 조금이라도 잘못 표기가 되거나 속 박스 포장에 약간의 문제가 있어도 가차 없이 자동 분리·배출된다. 여기에 박스 포장을 뜯기 쉽게 하기 위해 테이프 끝을 말아서 붙인다. 할인점 같은 곳에서 직원들이 박스를 뜯기 위해 칼을 사용해 제품이 손상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여기에 하나 더, 햇반 3개 번들포장 제품은 중간 제품을 뒤집어 놓고 포장을 한다. 소비자들이 칼이나 가위로 번들포장을 뜯을 때 밀봉필름이 찢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센스다.
이렇게 햇반은 큰 설비부터 아주 사소한 장치까지 위생을 최우선으로 한 시스템에서 관리되고 있다. 이런 시스템에는 고객에게 가장 안전한 식품을 공급해야 한다는 CJ의 철학이 담겨져 있고, 이를 이루기 위해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는 공장 직원들의 관심과 배려가 녹아 들어 있다.


▶ 김경립 공장장
CJ 부산 공장 공장장 김경립 상무

'맛과 위생‘ 위해 준비만 2년
클린룸 먼지 283.1m3당 10개 이하 오염확률 ‘제로’
“위생관리 인식전환만으론 역부족…시스템화 필수

-햇반 공장은 식품 공장들 중에서도 최고의 위생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렇게 최고 수준의 위생관리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햇반은 제품의 특성상 위생관리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제품의 특성이라고 하는 것은 두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햇반은 상온유통 제품 중 수분 함량이 높은 제품이기 때문에 미생물 번식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햇반의 원료가 곡류이기 때문에 토양 미생물 등 미생물에 오염될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높다. 두번째는 햇반은 밥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레토르트 공정(제품을 밀봉 포장 후 고온 살균 처리하는 것)을 거칠 수 없다는 것이다. 밥은 한번 익히고 또 가열을 하면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위생관리와 맛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다 잡기 위한 뭔가 특별한 방법이 필요했다. 햇반을 준비하는데 2년 정도의 기간이 걸렸다. 여러 차례 시행착오 끝에 개발한 것이 지금의 햇반 공정이고 햇반은 최고의 위생 시스템이 아니면 나올 수가 없는 제품이다.

- 햇반 공정에서 위생관리와 관련해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가.
햇반 공정 중 위생관리상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취반 후 밀봉하는 과정이다. 취반을 할
때까지는 고온 상태이기 때문에 안전하지만 밀봉 과정에서는 공기 중에 제품이 그대로 노출되게 된다. 그래서 이 공정이 이뤄지는 공간을 따로 분리해서 클린룸 상태로 유지하는데 이것이 햇반 공정의 핵심이다. 클린룸을 만들기 위해 3중막을 씌워 외부 공기와 격리시키고 여기에 여과된 깨끗한 공기만을 넣고 양압을 걸어 외부 공기의 유입을 막는다.

보통 공기 중에는 1feet3(283.16846592m3) 당 5만~10만개 정도의 먼지가 있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클린룸에는 1feet3 당 10개 이하로 관리가 된다.
이 정도 수준의 클린룸에서는 밀봉 전에 공기와 접촉이 있어도 미생물이 오염될 확률이 '0'에 가깝게 된다.

- 위생관리의 원칙이 있나.
오랫동안 생산부문에서 근무를 하면서 원칙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위생관리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람만을 믿어선 안 된다는 말이다. 교육이나 인식전환으로 위생관리를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사람이 지키지 않으면 안 되게끔 시스템화 시키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햇반 생산라인에 들어가기 위해선 방진복을 착용하고 입구에서 먼지 터는 기계로 1분 동안 먼지를 털어야 입구가 열리게 돼 있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손을 씻고 말려야 다음 문이 열리고, 그 문 입구에는 꼭 발 소독을 할 수밖에 없도록 하기 위해 뛰어넘을 수 없을 정도의 길이의 발 소독판이 있다. 이런 식으로 철저하게 위생관리를 시스템화 해 놓으면 실수할 일도 없고 완벽한 관리가 이뤄질 수 있다. 더 나아가서는 공장자동화를 통해 생산라인에 투입되는 인원을 최소화 시키고, 최종적으론 무인 시스템화 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은 어쨌든 오염원이기 때문이다.

- 앞으로 위생관리 시스템에서 보완·발전시켜야 하는 부분은 어떤 것이 있나.
좀더 보완하려고 하는 것은 RPC(미곡종합처리장)를 공장 내에 설치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햇반의 원료가 되는 쌀은 지역의 RPC에서 도정한 것을 들여와 3일 이내에 사용했는데, 그것을 CJ가 직접 해서 더욱 안전성과 품질을 높이려는 것이다. 공정 중에 가장 주안점이 클린룸이었다면 원료 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이 바로 도정 과정이다. 햇반에 사용되는 쌀은 일반적인 쌀 보다 더 세밀하게 고루 도정을 하는데 그래야 쌀 표면에 붙어있던 토양에서 유래된 미생물이 제거되기 때문이다. CJ는 햇반을 준비하면서부터 도정기술에 대해 연구를 해 왔다. 올 하반기에는 공장 내 RPC에서 쌀을 직접 도정해 바로 사용할 예정이다.

- 이런 위생관리 시스템을 햇반 뿐 아니라 다른 제품에도 도입할 계획이 있나.
햇반의 기술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열처리를 덜 하고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육가공품 중 베이컨은 햇반 전부터 햇반과 비슷한 공정을 사용해 왔다. 햇반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은 기존의 레토르트 공정보다 적용될 수 있는 제품의 폭이 넓기 때문에 다양한 신제품 개발을 가능케 한다. 기존 제품보다는 신제품에 이 시스템이 도입될 것이다.
이승현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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